7일간(2023.07.02~07.08), 노동자 12명이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사고 발생의 하루 중 분포는 심야 1명, 오전 4명, 오후 7명이다. 요일별 분포는 일 1명, 월 3명, 화 2명, 수 1명, 목 4명, 금 1명이다. 재해 유형 분포는 떨어짐 7명, 깔림 1명, 끼임 1명, 기타 3명(폭발, 감전, 질식)이다. 파악된 외국인 노동자는 3명으로, 그 국적은 중국 1명, 베트남 2명이다. 시도별 분포는 광역시 2명(서울, 대구), 광역도 10명(경기 3명, 강원 1명, 충북 2명, 전북 1명, 전남 2명, 경남 1명)이다. 12명 중 나이가 파악된 노동자 8명의 나이별 분포는 30대 2명, 40대 3명, 50대 2명, 60대 1명이다.

삼가는 마음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정리해 본다.

7월 2일(일), 13:30경 경남 남해군의 어느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건물 2층 옥상 바닥의 누수를 점검하던 중 옥상 단부에서 몸의 중심을 잃고 건물 중정 바닥으로 높이 8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광주전남 노동안전보건 지킴이 등 노동단체 회원들과 산재사망 노동자 유족이 지난 6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건설업체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고 있다. 광주전남 노동안전보건 지킴이 제공. 한겨레, 2023.07.07.
광주전남 노동안전보건 지킴이 등 노동단체 회원들과 산재사망 노동자 유족이 지난 6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건설업체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고 있다. 광주전남 노동안전보건 지킴이 제공. 한겨레, 2023.07.07.

7월 3일(월), 11:10경 전남 영암군 삼호읍의 어느 조선관련 업체에서 43세 취부공(철판을 임시로 살짝 붙이는 용접을 하는 노동자)이 선박블록에 부착된 SHELF(도구적재 선반, 약 230kg 무게)를 용접기로 떼어내는 작업을 하던 중 높이 2.2m 아래로 떨어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7월 5일 정오쯤 뇌출혈로 목숨을 빼앗겼다. 그 노동자는 대형조선소에 선박 블록을 제작해 납품하는 회사의 하청업체 소속이다. 또한, 그 노동자의 선친은 20년 전 미장공으로 일하다가 당시 56세이던 2003년 11월29일 서울 관악구의 어느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고층에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경향신문, 2023.07.11.). 20년 시차를 두고 일어난 노동자 부자의 비극, 정녕 산업재해의 대물림인가? 14:50경 전라북도 정읍시의 어느 양곡 창고에서 40대 노동자 1명이 화물차에 올라가 지게차 포크에 화물 고리를 고정하는 작업을 하다가 높이 2m 아래로 떨어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다가 7월 13일 새벽에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11일이 지난 7월 14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20:00경 경기도 화성시 양감면의 어느 물류 터미널에서 택배 물품 분류 작업을 하던 베트남 국적의 30대 노동자가 분류 작업 중이던 상자 안의 우레탄 용기가 터지는 사고로 베트남 국적의 30대 노동자가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목숨을 빼앗겼다(KBS 뉴스, 2023.07.04.).

7월 4일(화), 12:40경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의 어느 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용 장비(CPB·Concrete Placing Boom)를 올리던 중 유압 실린더를 고정하는 부분의 바닥 구조물(슬래브) 일부가 파손되면서 무너지는 CPB 장비에 중국 국적 50대 남성 노동자가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15:30경 강원 철원군의 어느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고액분리기(固液分離器) 실 철근 구조물의 보강에 필요한 H빔 용접 작업을 하고 계단을 내려오던 중 계단 옆 높이 4.8m 아래 분뇨 저류조(貯留槽) 개구부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고액분리기는 원심력으로 액분과 고형물을 분리하는 기계다. 23:55경 대구광역시 서구의 어느 염색공장에서 67세 노동자 1명이 정련기 내부에 있는 원단을 꺼내던 중, 동료 작업자가 정련기를 작동시키는 바람에 정련기 프레임과 회전통 사이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정련기는 섬유 제품에 섞인 불순물을 처리하는 기계다.

지난 6일 충북 청주의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갱폼 추락 사고 현장. 건설노조 제공. 출처: 한겨레21, 2023.07.10.
지난 6일 충북 청주의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갱폼 추락 사고 현장. 건설노조 제공. 출처: 한겨레21, 2023.07.10.

7월 6일(목), 09:42경 서울특별시 마포구의 어느 초등학교 전기용량 증설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수배전반 주변 바닥 도색 작업을 준비하던 중, 유도전류에 의해 감전되어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4일이 지난 7월 10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1:10경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의 어느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베트남 국적의 30대 이주 노동자 2명이 갱폼(gang form)을 끌어올리려고 고정볼트를 해체하던 중, 갱폼 일부가 탈락하면서 갱폼과 함께 25층 높이에서 높이 50m 아래 지상 바닥으로 떨어져 모두 목숨을 빼앗겼다. 갱폼은 외부 벽체 거푸집과 발판용 케이지를 일체로 하여 제작한 대형 거푸집이다. 14:45경 경기도 김포시의 한양정밀 제관공장 신축공사 현장에서 59세 하청 노동자 1명이 철골 위에서 볼트를 체결(締結)한 후, 고소작업대로 이동하던 중 높이 15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4일이 지난 7월 10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7월 7일(금), 20:40경 전남 화순군 춘양 정수장에서 수리업체 직원인 41세 남성 설비기사가 맨홀 내 밀폐공간(유량계실)에서 누수가 발생한 관로를 교체하던 중 쓰러져 목숨을 빼앗겼다. 밀폐공간에서 장비를 가동함에 따른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된다. 이 사고로 구조하러 내려간 다른 50대 작업자와 청원경찰은 부상을 당했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5일이 지난 7월 12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 105년 7월 13일

*관련 기사: 노동자 25층 추락사 왜?…“공기단축 하려 ‘갱폼’ 선해체” 불법 밥먹듯(한겨레, 2023.07.10.)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099389.html

편집 :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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