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참사로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이 단식농성장에서 만났다.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이 2023년 6월28일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9일째 단식농성을 벌이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앞 농성장을 찾았다. 노란 조끼를 입은 세월호참사 유가족들과 보라색 티셔츠를 입은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은 “고생한다” “힘내세요” “함께해요” “고맙다”는 말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몇 해 전 국회에 특별법 제정을 호소하며 자신들이 겪었던 상황을 고스란히 다시 겪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모습에 가슴 아파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세월호 리본과 이태원 리본을 한 통에 담아 섞으며 연대를 다짐했다.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은 이에 앞서 서울광장 분향소를 출발해 국회 앞까지 이어진 ‘이태원참사 진상규명특별법 제정촉구 집중행동’ 행진에 함께했다. 행진에는 6월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특별법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는 야 4당(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의원들도 참석했다. 행진을 마친 유가족들은 함께한 시민들에게 보라색 리본과 ‘진실의 별’ 배지를 나눠줬다.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은 6월8일부터 7월1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18일간 오전 10시29분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국회까지 ‘159㎞ 릴레이 시민행진’을 하고 있다. 10시29분은 참사가 일어난 날짜 10월29일을, 159㎞는 희생자 수 159명을 상징한다.
국회 앞 단식농성장에서는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이정민 대표직무대행과 최선미 운영위원이 6월20일부터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단식을 이어오고 있다. 야 4당과 무소속 의원 183명이 공동 발의한 ‘이태원참사의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은 위원 17명으로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리는 것이 핵심이다. 특별조사위가 특별검사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국회에 특검 임명 의결을 요청할 수 있다. 여야와 유가족들이 추천한 인사들로 구성된 별도의 추천위원회가 특별조사위 위원을 추천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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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 박승화 한겨레 21 선임기자 eyeshoot@hani.co.kr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동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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