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마음

지난해에 파 테크라는 말이 유행을 했었다. 대파 값이 크게 올라 집에서 심어먹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온갖 매체에서는 그걸 파 테크라고 했다.

어쩌면 그것의 시작이 나일지도 모른다. 살림을 도맡은 25년 전부터 화분에 대파를 심어먹었으니까. “그깟 것 몇 푼이나 한다고 심어먹고 그려?” 농사짓는 지인들이 농 섞인 비난을 했지만 돈을 아끼려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다.

대파 한단을 사면 시들어 말라붙고, 물러져서 버리는 게 태반인데 그것이 안타까웠다. 내버리지 않고, 항상 싱싱한 파를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떠올린 방안이었다.

어릴 때 엄마랑 마주앉아서 마늘을 까곤 했었다. 엄마 혼자 하는 게 안타까워서 시작했지만 내가 몇 개나 깠을까? 결국 엄마가 다하고 난 흉내나 낸 게지.

이런저런 생각이 나서 망에 담겨있는 통마늘을 샀다. 같이 장보던 아이는 그걸 왜 사느냐고, 자신은 절대로 까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다. 깐 마늘을 사면 편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짓무르고, 군데군데 곰팡이까지 펴서 버리는 게 영 마뜩치 않았다.

오래간만에 마늘을 깠다. 생각처럼 수월하지 않았고, 시간도 많이 걸렸다. 새까매진 손끝은 김치를 버무리고 난 뒤처럼 얼얼하니 매웠다. 오랜 세월동안 묵묵히 마늘을 깐 건 한 푼이라도 아껴서 자식들 입에 먹을 걸 넣어주려는 엄마의 마음이 아니었을까?’싶다.

마늘을 까다가 아린  손끝을 보니 새까맣다.
마늘을 까다가 아린 손끝을 보니 새까맣다.
마늘을 까다가 아린  손끝을 보니 새까맣다.
마늘을 까다가 아린 손끝을 보니 새까맣다.

편집 : 오성근 객원편집위원, 김동호 편집위원

오성근 객원편집위원  babsangman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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