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인 어제 어머니면회를 다녀왔습니다. 그 이틀 전인 18일에 명지병원 외래에서 뵀으니까 이틀 만입니다. 보고 싶은데 왜 안 오냐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달려갔지요.

? 네가 웬일이야? 난 막내가 오는 줄 알았는데.”

……?” 한 시간 전에도 출발한다고 전화 드렸는데.

막내는 지금 학원에서 일해서 올 수 없어요.”

, 그래서 널 대신 보냈어?”

……?”

나 저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

그럼 저 붙잡고 일어나 보세요.”

어머니를 부축해서 화장실 앞까지 갔습니다. 어머니가 손 놓고 저만치 가 있으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습니다. 5월 달에도 넘어져서 고생을 했었고, 그 후유증에서 자유롭지 못하니까요.

양 겨드랑이에 내 팔을 끼고, 어머니가 바지를 벗도록 해서 겨우 좌변기에 앉히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5분이 지나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때서야 대변임을 짐작했지요. ‘용변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지?’ - 닦아드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어머니가 용납하지 못하니까 - 생각하는데 마침 간병인이 나와서 처리했습니다.

다시 마주보고 앉았습니다. “밥은 먹었니?”, “다향이가 일 나가서 혼자 있겠구나.”, “어두워지기 전에 얼른 가서 밥 해먹어.”, “막내는 왜 그렇게 멀리 이사 갔어? 안양이나 과천에 살지. 이제 멀어서 얼굴도 못 보겠네.”하더니 내빼듯이 병실로 들어갔습니다.

낮과 밤을 구분하지 못하고, 당신이 계신 장소도 모르니 시공간에 대한 개념이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래도 자식들 밥 굶을까봐 끌탕을 하시니 자식사랑은 여전합니다.

 

오성근 객원편집위원  babsangman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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