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2023.07.16~07.22), 노동자 17명이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사고 발생의 하루 중 분포는 오전 9명, 오후 8명이다. 요일별 분포는 일 2명, 월 3명, 화 4명, 수 1명, 목 4명, 금 2명, 토 1명이다. 재해 유형 분포는 떨어짐 6명, 깔림 1명, 부딪힘 4명, 끼임 4명, 기타 2명(열사병, 감전)이다. 시도별 분포는 광역시 5명(서울 3명, 부산 1명, 인천 1명), 광역도 12명(경기 1명, 충북 2명, 충남 1명, 전북 3명, 경북 1명, 경남 4명)이다. 17명 중 나이가 파악된 노동자 5명의 나이별 분포는 40대 1명, 50대 2명, 60대 2명이다.

삼가는 마음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정리해 본다.

산업재해·재난 피해자 유가족과 종교·인권·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1월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4·16연대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 및 재계의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 시도에 반대하며 엄정한 법 집행을 촉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한겨레, 2023.04.26.
산업재해·재난 피해자 유가족과 종교·인권·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1월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4·16연대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 및 재계의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 시도에 반대하며 엄정한 법 집행을 촉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한겨레, 2023.04.26.

7월 16일(일), 09:00경 서울 성북구의 어느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맨홀 보수 작업을 하던 중 정차됐던 카고크레인(2.5t)이 밀리는 바람에 카고크레인과 그 아래쪽에 정차된 작업용 차량 사이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7월 17일(월), 07:00경 경기도 성남시 어느 도로 확장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복공판 임시 시설 상부에서 양수기 작동 여부를 점검하던 중 높이 3.8m 아래 지상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36일이 지난 8월 22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1:20경 충남 아산시 인주면의 어느 패널 생산 공장에서 40대 노동자가 보호필름을 부착하던 중 ‘회전체 날개’(Uncoiler 날개)에 머리를 부딪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목숨을 빼앗겼다. 11:20경 부산 사하구의 어느 공장 옥상에서 40대 노동자 1명이 태양광발전 시설 자재를 끌어서 올린 후 이동하다가 밟은 채광창이 깨지면서 높이 9.3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7:40경 경남 양산시의 어느 직물 제조 공장에서 섬유 원단 공정 작업을 하던 71세 노동자 1명이 원통(지름 약 1.6m, 길이 약 2m)과 롤러(지름 약 20cm, 길이 2m) 사이로 직모를 넣어 펴는 작업을 하던 중 OB 장비의 롤에 상반신이 끼여 말려들어 가는 사고로 목숨을 빼앗겼다. OB(Open Blowing)는 원단을 롤러로 감으며 열을 가하여 펴는 기계다. 일종의 다림질 설비다.

7월 18일(화), 9:15경 경남 창원시 진해구 남문동 진해신항의 어느 물류센터에서 지게차로 화물차에서 내리던 자동차 부품 박스가 갑자기 기울어지려 하자 옆에서 하역작업을 지켜보던 58세 화물차 운전자가 그 박스를 바로 잡으려 시도하다가 수백㎏ 무게의 자동차 부품이 든 박스에 부딪혀 목숨을 빼앗겼다(연합뉴스, 2023.7.18.). 10:38경 전북 정읍시의 어느 전기기계 기구 제조업 사업장에서 61세 하청노동자가 지게차와 열차(TC카)를 섬유로프로 연결하던 중 전진하는 지게차와 열차(TC카) 사이에 몸이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10:50경 전북 익산시의 어느 전기·통신·소방 공사현장에서 60대 노동자 1명이 리프트(고소작업대)에 탑승하여 건물 천장에 전등을 설치할 위치를 표시하는 작업을 하던 중 리프트와 천장 사이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14:57경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국가산업단지의 어느 냉간압연 제품 제조업 사업장에서 원청 소속 노동자 4명이 탈지공정 입구 측 압연코일을 받쳐주는 가드 철판(140m × 140m, 약 300kg)을 수리하던 중 기울어지면서 전도된 가드 철판에 깔려 58세 노동자는 목숨을 빼앗겼고, 56세 노동자는 부상을 입었다. 냉간압연(冷間壓延)은 금속을 가열하지 않고 상온(常溫)이나 그에 가까운 온도에서 눌러 늘이는 방법이다.

7월 19일(수), 13:18경 서울 동작구 흑석동 어느 아파트 관리사무소 소속 60대 남성 노동자 1명이 지하 1층 승강기 앞 천장 전등을 교체하던 중 A형 사다리에서 높이 1.5m 아래로 떨어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31일에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13일이 지난 8월 1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7월 20일(목), 12:00경 경북 영주시의 어느 지붕개량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지붕틀 위에서 지붕(칼라강판)을 설치하던 중, 별도의 구조물에 지지가 되지 않은 강판 끝부분을 밟아 높이 6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19일이 지난 8월 8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3:25경 인천광역시 서구 주안비즈타워 지식산업센터 신축 공사현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50세 노동자가 10층에서 갱폼(Gang form)을 해체하던 중 높이 53m 아래 지상 바닥으로 떨어져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목숨을 빼앗겼다. 13:40경 경남 창원시 성산구의 효성중공업 창원3공장 내 도로에서 40대 사무직 노동자가 협력업체 소속 50대 파견노동자가 조작하던 3.3t 지게차에 부딪힌 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목숨을 빼앗겼다. 15:00경 서울 중구의 어느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가로등 점멸기를 교체하던 중 감전으로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15일이 지난 8월 3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서울 강서구 송정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포트홀이 발생해 관계자들이 긴급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한겨레, 2022.07.09.
서울 강서구 송정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포트홀이 발생해 관계자들이 긴급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한겨레, 2022.07.09.

7월 21일(금), 08:40경 전북 군산시 내초동 옥녀교차로 포트홀(pothole·도로에 움푹 패인 곳) 포장 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차량 통제에 필요한 안전고깔( Rubber Cone·고무 원뿔)을 설치하던 중 후진하던 노면파쇄기(도로를 평탄화할 때 사용하는 기계)에 부딪혀 목숨을 빼앗겼다. 11:40경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의 궁평2지하차도 인근에서 56세 일용직 노동자가 침수된 어느 간이배수장에 대한 복구 작업을 하던 중 어지럼 증세를 호소하며 쓰러진 뒤 차량에서 휴식을 취했으나 1시간 뒤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되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목숨을 빼앗겼다. 당시 청주지역에는 오전 10시부터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낮 최고 기온이 34도까지 올라갔다(충북방송, 2023.07.21.).

7월 22일(토), 14:16경 충북 음성군 어느 콘크리트관 제조 공장에서 작업하던 64세 노동자가 크레인으로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을 옮겨 화물차에 실으면서 차량에 적재된 콘크리트 구조물(4t) 상부에 올라가 인양용 줄걸이(클램프 등)를 해체하던 중 크레인 달기구에 부딪히면서 높이 4m 아래로 떨어져 병원에서 약 20일간 치료받다가 8월 10일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23일이 지난 8월 14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 105년 7월 27일

*관련 기사: [사설] 중대재해법 원청 대표 첫 실형, 법 집행 엄격해져야(한겨레, 2023.04.26)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089525.html?_ga=2.80705111.1112731486.1690408700-1404263838.1647078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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