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일기장 20

명이는 윤서방의 노력 덕분에 세왕약품 공업사 (약 도매상)의 경리 사무직에 취직되어 출근하고 있다. 아내와 쇼핑 갔다오면서 내가 소원하던 먹을 하나 사왔는데 뜻밖에 숯먹이어서 실망했다. 명이가 부산 가는 길에 좋은 것을 구해 주겠다고 위로한다. 저녁에는 난생 처음으로 매난국죽을 쳐 본다. 정말 마음대로 안 된다. 학문(예능)이란 정말 어렵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낀다. 벌써 한 달 정도 글을 써왔지만 발전을 했는지도 모르겠고 부족한 것이 많아 갈수록 어려운 것 같다. 마음 가짐이 안정되고 정성을 다 해야 올바른 글씨를 쓸 수 있으리라.

아버지는 글씨를 아주 잘 쓰셔서 만화책 표지나 메뉴판을 깔끔하게 쓰셨는데, 할머니는 저 솜씨로 저런 글을 쓰고 있다니 하며 우셨다. (2013년 삽화)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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