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2023.07.23~07.29), 노동자 13명이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사고 발생의 하루 중 분포는 심야 1명, 오전 7명, 오후 5명이다. 요일별 분포는 월 2명, 화 2명, 수 4명, 금 1명, 토 4명이다. 재해 유형 분포는 떨어짐 5명, 깔림 1명, 부딪힘 1명, 물체에 맞음 1명, 끼임 2명, 기타 3명(감전, 심정지, 질식)이다. 시도별 분포는 광역시 3명(인천 2명, 광주 1명), 광역도 10명(경기 3명, 강원 1명, 충남 2명, 전북 2명, 경남 2명)이다. 12명 중 나이가 파악된 노동자 4명의 나이별 분포는 50대 1명, 60대 3명이다.

삼가는 마음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정리해 본다.

7월 24일(월), 10:24경 경남 양산시의 어느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노동자 1명이 부품가공설비(MCT)를 배치한 후 전기 작업을 하던 중 감전으로 목숨을 빼앗겼다. MCT(Machining Center Tool)는 자동 공구 교환장치가 부착된 정밀공작기계다. 17:20경 인천광역시 서구의 어느 제조업 사업장에서 노동자 1명이 천장크레인으로 중량물(지그)을 운반하던 중, 후진하던 지게차(3t)에 부딪혀 목숨을 빼앗겼다. 지그(Jig)는 기계의 부품을 가공할 때 부품을 일정한 위치에 고정하는 보조기구다.

전봇대 개폐기 조작 작업을 하다 감전사한 한국전력 협력업체 노동자 김다운씨 유가족 및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2023년 1월10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사진은 기자회견장 들머리에 마련된 추모공간. 한겨레 김혜윤 기자. 한겨레, 2023.04.28.
전봇대 개폐기 조작 작업을 하다 감전사한 한국전력 협력업체 노동자 김다운씨 유가족 및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2023년 1월10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사진은 기자회견장 들머리에 마련된 추모공간. 한겨레 김혜윤 기자. 한겨레, 2023.04.28.

7월 25일(화), 07:40경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의 어느 신축공사장에서 61세 일용직 노동자 1명이 21층에서 공조덕트(환기시설) 끝부분 덮개를 밟은 채 관을 연결하는 작업을 하던 중 덮개가 파손되어 지상 21층에서 지하 2층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09:10경 광주광역시 동구 산수동 어느 아파트 단지 상가건물 분뇨 집수정에서 60대 노동자가 정화조 청소 작업을 하려고 맨홀 내부로 들어가 작업하던 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다가 8월 10일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29일이 지난 8월 23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7월 26일(수), 09:45경 경남 함안군의 어느 제조업 사업장에서 노동자 1명이 유로폼을 운반하던 중, 적재대(높이 1.4m)에서 무너지는 판넬 묶음(500kg)에 맞아 목숨을 빼앗겼다. 유로폼(euro form)은 규격에 맞게 제작한 거푸집이다. 11:00경 전북 군산시 비응도동의 어느 철강 제조 공장 지붕에서 판넬 작업을 하던 61세 노동자가 갑자기 심정지로 쓰러져 목숨을 빼앗겼다(연합뉴스, 2023.7.27. 전북일보, 2023.7.27.). 13:10경 전북 남원시의 어느 건물 담벼락에 올라 벌목하던 60대 노동자가 쓰러지는 나무에 맞아 높이 10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그 노동자는 개인사업자로 어떤 업체와 계약을 맺고 호우 때 피해를 줄 우려가 있는 나무를 제거하던 중이었다. 심야시간대인 23:24경 충남 보령시 주교면 관창산업단지의 어느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51세 남성 노동자 1명이 쇼트기 설비의 덮개와 프레임 사이에 끼인 채 발견됐으나 목숨을 빼앗겼다. 쇼트기(shot blasting)는 부품 생산 중 부품 표면에 묻은 이물질이나 녹 등을 제거하는 설비다.

7월 28일(금), 13:15경 경기 안산시 어느 전기설비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전선을 정리하려고 사다리에 올라가 작업하던 중 높이 3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6일이 지난 8월 3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7월 29일(토), 10:10경 경기 이천시 어느 도로에서 고소작업차를 이용하여 전선을 정리하던 노동자 1명이 버킷에 탑승한 상태로 이동하다가 교통안내 표지판에 부딪혀(추정) 높이 4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1:26경 충남 홍성군 어느 공장 신축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철골 상부에서 볼트를 체결하던 중 높이 7.5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3:07경 강원 원주시 어느 벌목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참나무(지름 50cm)를 베던 중 인접한 소나무가 같이 넘어지자 그 소나무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15:40경 경기 수원시 어느 공동주택 신축 공사현장에서 천공기(穿孔機)를 이용하여 그라우팅(grouting·차수용 약액 주입) 작업을 하던 중 다음 작업을 하려고 아우트리거의 높이를 올린 후 천공기를 돌리는 과정에서 호스를 정리하던 노동자 1명이 아우트리거와 주변 물체의 사이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여기서 아우트리거(outrigger)는 천공기를 지지하는 장치로서 기능한다. outrigger는 out과 rigger(건축 현장의 비계, 바깥 울타리)의 합성어로 생각되고, 태평양 섬 원주민의 배 옆에 붙은 작은 지지대와 같은 장치다. 현외(舷外) 장치로도 불린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 105년 8월 3일

*관련 기사: 25살에 손가락 넷 잃고, 49살 파쇄기에 눌려 숨지다(한겨레, 2023.04.28.)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89795.html?_ga=2.149005878.1203389638.1691060391-1404263838.1647078447

편집 :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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