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2023.07.30~08.05), 노동자 11명이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사고 발생의 하루 중 분포는 심야 2명, 오전 4명, 오후 5명이다. 요일별 분포는 월 1명, 화 1명, 수 2명, 목 4명, 금 1명, 토 2명이다. 재해 유형 분포는 떨어짐 6명, 물체에 맞음 2명, 기타 3명(익사, 온열질환, 감전)이다. 시도별 분포는 광역시 5명(서울 1명, 부산 1명, 인천 2명, 광주 1명), 광역도 6명(경기 1명, 강원 1명, 충남 2명, 경북 2명)이다. 11명 중 나이가 파악된 노동자 3명의 나이별 분포는 30대 2명, 40대 1명이다.

삼가는 마음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정리해 본다.

7월 31일(월), 14:20경 경북 안동시 어느 도로 개량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교량 가드레일의 거푸집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해체 작업을 하던 외측 비계 작업발판과 함께 높이 7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8월 1일(화), 12:37경 충남 보령시의 어느 도로 공사현장에서 55세 남성 노동자 1명이 도로 평탄화 작업에 쓰이는 타이어롤러를 운전하여 이동하던 중 타이어롤러와 함께 도로 옆 수로(깊이 2.5m)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전국적으로 집중호우가 발생한 11일, 경기·인천 지역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 중이다. 건설노조 제공. 한겨레, 2023.7.11.
전국적으로 집중호우가 발생한 11일, 경기·인천 지역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 중이다. 건설노조 제공. 한겨레, 2023.7.11.

8월 2일(수), 07:51경 강원 강릉시 어느 도로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보강토 옹벽 측면의 비계를 해체하던 중 높이 10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1:03경 광주 북구 어느 도시철도 공사현장에서 도시가스 폐관을 크레인으로 하역하려고 폐관을 체인으로 묶은 후 고임목으로 받치던 중 체인에서 폐관이 빠지면서 관 하부에 있던 노동자 1명이 맞아 목숨을 빼앗겼다.

8월 3일(목), 06:00경 인천광역시 서구 검단의 어느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32세 외국인 노동자가 자재(철근)를 운반하던 중, 설비 슬리브(sleeve)에 발이 걸려 넘어지면서 벽체 철근에 다리가 찔려 목숨을 빼앗겼다. 슬리브는 콘크리트 구조물에 관을 설치할 목적으로 관이 지나갈 자리에 콘크리트 타설 전에 콘크리트가 채워지지 않도록 미리 묻어놓은 큰 관이다.  09:30경 경북 구미시의 어느 유리제품 재활용 처리 사업장에서 노동자 1명이 사업장 내 바닥을 청소하던 중 자재를 싣고 이동하는 지게차에 부딪혀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8일이 지난 8월 11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6:35경 서울특별시 서초구 어느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47세 노동자가 지하 전기실에서 양수 작업을 하던 중, 물(수심 2m)에 빠진 상태로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목숨을 빼앗겼다. 17:54경 부산 사하구 신평동 어느 재활용 공장에서 40대 남성 노동자가 경련을 일으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이 심정지 상태임을 발견하고 즉시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목숨을 빼앗겼는데, 당시 그의 체온은 43도가 넘어서 온열질환으로 추정됐다(뉴스1, 2023.08.04.).

지하 주차장 무량판 구조 기둥 일부에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된 경기도 오산시의 한 LH 아파트에서 3일 보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겨레, 2023.8.9.
지하 주차장 무량판 구조 기둥 일부에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된 경기도 오산시의 한 LH 아파트에서 3일 보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겨레, 2023.8.9.

8월 4일(금), 09:25경 충청남도 논산시 가로등 정비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사다리 위에서 작업하던 중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12일이 지난 8월 16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8월 5일(토), 05:50경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의 어느 주상복합 공사현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39세 외국인 노동자 1명이 갱폼을 들어 올리던 중, 외줄걸이된 갱폼 내부로 들어갔다가 갱폼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높이 40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갱폼은 작업용 발판과 거푸집을 일체형으로 만들어 외벽에 매단 철골 구조물이다. 12:00경 경기도 부천시 어느 외벽 방수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작업 전에 바닥을 청소하러 가던 중, 누전된 실외기에 신체가 닿아 감전으로 목숨을 빼앗겼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 105년 8월 10일

*관련 기사: ‘툭하면 붕괴’ 아파트 또 나올라…폭우에 물 탄 콘크리트 작업(한겨레, 2023.7.11.)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099714.html?_ga=2.146328884.1689980783.1691590484-1404263838.1647078447

편집 :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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