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일기장 32

호떡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됐다. 한 개 50원이라는 점도 유리하지만 우리는 올해로 장사를 3년째 하는 셈이다. 우리의 경험과 기존 손님 확보 등으로 유리한 고지에 서 있어서 신설한 건넛집을 서서히 누르고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의 노력이 큰 밑바탕이 되었으니 즉, 아내의 꾸준한 끈기로 항상 타 업소를 제압해 왔다. 또한 우리의 유일한 신조는 손님의 권위를 절대 존중하는 것. 코흘리개 꼬마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차별없이 대접하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우리 업소는 항상 성황을 이룬다. 그로 인해 일개 떡볶이 장사 노부부에게 정중한 인사를 하는 행인들. 특히 어린 꼬마들의 인사는 정말 이 동네의 자랑거리라 하겠다. 그래서 경제적으로는 영세해도 마음은 백만장자 부럽지 않다. (1988년 사진)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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