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노량진 전철역에서 내려 피곤한 몸을 끌고 집으로 가는 도중, 노량진 학원 골목 가장
번화한 삼거리, 신한은행 옆 씨유 앞 테이블에 앉았다.

이곳은 내 어렸을 적 고향 샘물 땅이라고 부르는 우물가(거기가 마을의 가장 번화한 곳이었다)에 연자맷돌 큰 것이 놓여 있어 사람들이 저녁답에 쉬기도 하고 얘기도 했는데 이 테이블이 흡사 옛 우물가 같아 앉아, 나는 사람 구경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사이다나 콜라를 사고 초콜릿 몇 알을 까먹으며 마치 고개를 넘는 길손이 고갯마루에서 긴 숨을 쉬는 듯 하루를 접는 것이다.

그런 오늘 밤, 옆을 보니 웬 머리 허연 야윈 노인네가 혼자 도시락 같은 것을 먹고 있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박재동 주주  tangripark@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키워드

#박재동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