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학 병원의 신생아실 모습 (자리가 많이 비어있다.)
어느 대학 병원의 신생아실 모습 (자리가 많이 비어있다.)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국가 구성의 3요소는 영토, 국민, 주권이다.

이 3요소 중 어느 한쪽이 무너지면 국가의 기능을 잃게 되고 국민은 도탄에 빠지게 된다. 이미 우리는 왜적에게 주권을 뺏겨봤다. 그때의 국민이 당한 수모는 형용하기 어려우며 주권을 되찾고자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들은 정확히 셀 수조차 없는 부지기수 아니던가?

해방의 기쁨은 잠시 영토의 허리가 두 동강이 난 분단의 서러움을 70여 년을 겪고 있다. 정치적 야욕으로 벌어진 한국전쟁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우리 국민과 우방국의 희생은 너무나도 많았고 국토는 폐허가 되어 처참한 생활로 목숨을 부지하기에 피눈물을 흘렸다. 다행스럽게 한민족의 지혜와 저력으로 선진국의 대열에 오른 기쁨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국가로서의 존폐 위기를 겪고 있다. 다름 아닌 세계에서 가장 낮은 저출산이다. 저출산 문제는 세계적인 추세로 여겨지지만 너무나도 극심한 우리나라의 저출산은 국가의 근간을 뒤흔드는 엄청난 문제이다.

어느 날 한겨레 기사 중 “한국은 완전히 망했네요...” 라는 기사를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 내용은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법대 명예교수는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8명이라는 사실을 듣고 양손으로 머리를 부여잡았다.”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국민과 위정자들도 이렇게 깜짝 놀라고 위기를 느끼고 있을까? 의문스럽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이를 간파하고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제정하였고, 같은 해에 대통령 직속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발족하여 다양한 출산 장려 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결과는 출산율 상승이 아니라 오히려 떨어지고 있으니 실패한 정책 아닌가? 홈런이 아닌 헛스윙만 하는 꼴이다.

CNN 방송은 “저출산 1위 한국, 노키즈존(No Kids Zone: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업소를 가리키는 신조어) 500곳”이라는 제목의 방송이 있었다. 그 내용은 노키즈존이 성행하는 한국의 분위기가 초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우리는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나라 성인들은 어린이들이 떠들고 뛰어다녀 시끄럽게 구는 꼴을 못 본다는 뜻으로 생각한다. 다시 말하자면 어린이의 행동에 이해와 배려가 없다는 것이다. 한민족의 정서로 평가되는 대목이다. 부모가 어린이를 데리고 갔다면 심한 행동은 자제시킬 줄도 알아야 하고 장소에 따른 예절교육도 가르칠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이러한 사실이 외국인의 눈에 거슬려 비웃음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우리가 시정해야 한다.

국민으로서 헌법에 명시된 의무를 다하자.

‘국민 개개인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누리는 기본권의 주체이지만, 동시에 국가 구성원으로서 국가의 통치 대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국가 공동체의 안정적인 운영과 발전을 위하여 일정한 책임을 안고, 이를 이행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된다.’라고 말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오는 국가적 위기를 우리 국민의 힘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이를 이루기 위한 고통이 따를 것이기에 이겨내야 한다,

저출산이 되는 여러 가지 이유 중 기혼 세대들은 자녀 양육이 힘들어, 한 명의 자녀를 갖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두 자녀 세 자녀를 피하는 이유는 부부가 생업 전선에서 활동하다 보니 24시간 매달려야 하는 육아의 시간을 내기가 무척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 과거 5, 6명의 자녀를 두었을 때를 상기하면 남자는 생활비 마련을 위한 외부 활동을 했고, 여자는 가정주부로 육아의 시간이 더 많았다. 그런가 하면 대가족 제도로 할머니들의 육아 도움은 큰 몫을 차지했다. 이제는 생활상의 변천에 따라 소가족 구성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점을 해소코자 정부의 지원으로 점차 더 많은 예산, 육아 휴직과 육아 비용을 증액하고 더 많은 시설로 보육을 돕고 있는데 오히려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으니, 헛스윙만 하는 꼴이다. 홈런의 해법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난감해진다.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이스라엘로 합계출산율 3.0명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가족이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야말로 개인의 자유이자 행복이라는 확고한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것이 이스라엘의 출산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얘기다.’라고 한다. 그렇다면 여건은 다르더라도 이와 같은 국민정신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음은 우리나라 승진제도에 부언하고자 한다.

각 부처 공무원의 승진에는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점수와 본인의 근무 성적의 점수를 통합하여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알고 있다. 기존의 규정에 일명 「인구 증가 기여도」 점수를 추가하되 자녀 수에 따라 가산점을 주자. 이의 점수는 타의 항목 점수보다 상위에 해당하는 가산점이면 좋겠다. 기업체들도 이에 적극적으로 동조해야 한다. 국가가 망하면 기업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출산을 어렵게 하는 일들은 너무나 많지만, 적정 연령기에 속하는 여성의 의사가 더 큰 비중을 갖고 있기에 모성애의 욕심이 충만해지기를 바란다. 인간의 존엄성과 개인의 의사 존중, 자유를 만끽하는 것은 모두가 누려야 하지만 국가를 반석 위에 올린 일이 우선이 아닐까?

서두에서 말했듯이 한겨레 기사를 보고 너무 놀라 산수가 지난 처지이지만 국가의 장래가 걱정스러워 나름 많은 생각이 스쳐 갔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생각에서 한 단면 같고 쓸데없는 잔소리를 늘어놓았으니, 촌노의 걱정하는 마음만을 헤아려 주시기를 바란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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