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2023.09.03~09.09), 노동자 19명이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사고 발생의 하루 중 분포는 오전 12명, 오후 7명이다. 요일별 분포는 월 3명, 화 2명, 수 10명, 목 1명, 금 3명이다. 재해 유형 분포는 떨어짐 7명, 깔림 6명, 물체에 맞음 1명, 끼임 2명, 기타 3명(중독, 감전, 차량하부에 쓰러짐)이다. 시도별 분포는 광역시 4명(인천), 광역도 15명(경기 7명, 강원 1명, 충북 1명, 충남 1명, 전북 1명, 경북 2명, 경남 1명, 제주 1명)이다.

삼가는 마음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정리해 본다.

9월 4일(월), 13:00경 경남 함안군 어느 신축공사 현장에서 화물차에 실린 건축 자재(거푸집)를 하역하려고 화물차에 다가간 동료 노동자가 차량 하부에 쓰러진 지입차주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겼는데, 지입차주는 치료받다가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92일이 지난 12월 5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4:30경 전북 고창군 심원면 어느 양돈 농장에서 분뇨 임시저장 탱크를 점검하려고 탱크 내부에 들어간 50대 중국 국적 노동자 1명이 황화수소 중독(추정)으로 목숨을 빼앗긴 채로 발견됐다. 15:40경 인천광역시 중구 어느 사업장의 물류 창고에서 하청업체 소속 46세 노동자가 장비(오더 피커)의 포크(pork·바구니) 위에서 선반(4단 랙(rack))에 놓인 자재를 인출하던 중 높이 5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오더 피커’(order picker)는 물류창고 등에 설치된 높은 선반 위에 놓인 자재를 인출하는 데 사용하는 지게차다.

9월 5일(화), 10:25경 경기도 양주시 어느 상가 신축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콘크리트 드릴 믹서기를 이용하여 작업하던 중 믹서기(철재 외함)에 접촉되어 감전으로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8일이 지난 9월 13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7:46경 경기도 파주시 어느 양돈 농장에서 노동자 1명이 돈사 내부 벽면에 도색 작업을 하던 중, 압력밥솥을 개조하여 만든 페인트 혼합기가 폭발하여 날아오는 혼합기 덮개에 맞아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8일이 지난 9월 13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왼쪽)과 권미정 사무처장이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대림로 김용균재단 사무실에서 고 김용균씨 그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한겨레, 2021.10.31.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왼쪽)과 권미정 사무처장이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대림로 김용균재단 사무실에서 고 김용균씨 그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한겨레, 2021.10.31.

9월 6일(수), 노동자 10명이 목숨을 빼앗겼다. 참으로 참담한 날이도다. 07:55경 인천광역시 부평구 어느 오피스텔 신축공사 현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52세 노동자가 외벽을 도장하던 중 달비계 로프가 풀리면서 높이 20m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08:20경 강원 홍천군 소재 건물 신축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트럭에 적재된 자재(C형강)를 하역하던 중 자재 묶음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08:26경 제주 제주시 애월읍 어느 가스 배관 이설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신호 업무를 수행하던 중 이동하던 굴착기 앞 타이어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09:40경 경기 의정부시 부용터널 정비공사 현장에서 40대 남성 노동자가 터널 상부의 방음 아크릴판을 해체하던 중 밟았던 아크릴판이 깨지면서 높이 7.5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09:58경 경기 광명시 기아자동차 공장 내 교육센터에서 신차를 연구·시험하는 생산기술팀의 팀장급 엔지니어인 49세 남성 노동자가 테스트를 마친 차량을 분해해 폐기하려고 차량용 간이 리프트에 차량을 올린 상태에서 차량 바닥에 붙은 무게 450~500kg에 달하는 배터리를 빼내던 중 옆으로 밀려 내려온 전기차용 배터리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10:10경 경기 성남시 어느 아파트 균열 보수와 재도장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아파트 외벽 도장 작업을 준비하던 중 지붕에서 높이 20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0:28경 경기도 화성시 어느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세륜작업을 하려고 후진하던 덤프트럭에 신호수가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10:50경 경기 양주시 덕계동 어느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 12층에서 60대 남성 노동자가 옥상 화재 피난구의 난간을 고정하려고 앵커볼트를 설치하던 중 높이 20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3:25경 충북 청주시 어느 건축외장재 제조업 사업장에서 노동자 1명이 화물차에서 ‘스틸 코일’(Steel Coil)을 내리던 중 떨어지는 스틸 코일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15일이 지난 9월 21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4:51경 경북 포항시 어느 폐기물 처리 사업장에서 노동자 1명이 비탈면 아래로 움직이는 대형 암롤트럭(Arm Roll Truck)을 전면에서 저지하던 중, 대형 암롤트럭과 사무실 건물 사이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7일이 지난 9월 13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9월 7일(목), 10:30경 경북 울진군 어느 벌목 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벌목작업을 하던 중 넘어지는 벌도목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9월 8일(금), 10:25경 충남 아산시 철강제조업체인 동창R&S에서 일하던 52세 중국 국적 남성 노동자가 천장 크레인을 이용해 제품 적재장에 파이프를 쌓다 무게 3.5t짜리 길이 6m 파이프 다발 사이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연합뉴스, 2023.9.9.). 10:43경 인천광역시 연수구 동춘동 어느 아파트 외벽 균열 보수 공사현장에서 60대 노동자가 달비계에 올라 외벽 코킹 작업을 하던 중 높이 약 12m 아래 지상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연합뉴스, 2023.9.9.). 이 사고는 발생한 지 28일이 지난 10월 6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5:11경 인천광역시 부평구 청천동 어느 공사장에서 40대 노동자가 건축자재를 옮기던 중 굴착기 바퀴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연합뉴스, 2023.9.9.).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 105년 9월 14일

*관련 기사: “‘일하다 죽거나 다치지 않게’ 기업의 기본전제 돼야”(한겨레, 2021.10.31.)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017299.html?_ga=2.107442181.685629247.1694739130-1404263838.1647078447

편집 :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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