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을 개벽하여 좋은 세상을 만들자!

나는 올바르게 살고 있는가? 나는 잘살고 있는가? 현대인의 바쁜 생활 속에서도 가끔 성찰해야 할 명제가 아닐까? 그러지 않고 현실 생활에만 전념하고 살다 보면 어느 날 뒤돌아보았을 때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멀리 잘못된 길에 와 있음을 발견하고 후회와 탄식만 하게 되는 어리석은 인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나는 올바르게, 잘살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역량과 정보가 있는가? 결국 그 사람의 정신 수준, 정신 역량에 따라 성찰의 차이는 또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사람은 보통 사람의 생각과 정보로 자기가 비교적 열심히 성실하게 착하게 살고 있으며 올바르게 잘살고 있다고 생각하며 착각한다.

​거대한 자본주의의 탐욕적인 시스템, 그로 인한 자원의 과다한 낭비와 지구 생태계의 파괴, 지구 열대화의 가속화 등은 인지하지도 못하고 또는 인지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며 자본의 탐닉에 편승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또 자본주의 대변지 노릇을 하는 보수 언론의 사악한 정체를 체득하지 못하고 자본 편향의 기사에 비판 없이 세뇌되어 자본주의를 찬양하는 서민층들의 자기 계급 배반적 행태들은 지구 인류 공동체를 혼돈의 나락으로 추락시키기도 한다.

인간의 정신세계는 보이지 않아서 인지하기가 매우 어렵고 어떤 사람을 한두 번 만나 정신의 수준을 가늠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여러 번 만나고 대화하며 글을 주고받다 보면 어렴풋이 그 사람의 정신 성향과 수준을 파악하게 된다.

​이천 년 전 유대 지방에 예수의 가르침이 널리 알려지자 나름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했던 돈 많은 젊은이가 예수를 찾아와 "어떻게 하면 구원을 얻을 수 있는가?" 질문하였다. 이에, 예수는 "당신의 재산을 모두 가난한 사람들께 나누어 주고 나를 따르십시오"라고 대답하니 그 젊은이가 심히 고민하며 그냥 갔다는 일화가 있다. 예수는 한 차원 높은 구원의 세계, 올바르게 사는 길을 안내해 줬는데, 젊은이의 정신 수준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어려워 고민하며 예수를 떠나고 말았다. 이처럼 우리 인간의 정신 수준이 고양되어야 현재의 인간 삶을 성찰하며 한 단계 더 높고 올바른 차원으로 성숙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신의 고양을 위해서는 선불교를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례로 고승이 달도 없는 어두운 밤하늘을 가리키며 "달을 보아라." 하니, 제자가 "달이 어디 있습니까?"하고 반문하였다. 이에 고승은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보느냐"고 꾸중하였다. 언뜻 보면 없는 달을 보라고 한 고승의 잘못처럼 보이지만 달을 '진리'로 바꾸어 보면 한 차원 높은 심오한 가르침이 된다.

진리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명제이다. 그러니 없다고 하며 보이는 현실에만 안주하지 말고 꾸준히 진리를 찾으려고 노력 정진하라는 가르침이다. 또는 본질은 보지 못하고 지엽적인 것만 보는 본말전도(本末顚倒)를 지적하는 말씀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오늘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 달이지만 하늘을 사모하며 바라보면 내일은 보름달이 떠오를 수도 있으니 성급하게 달이 없다며 손가락만 탓하지 말고 신중하라는 교훈으로도 읽힐 수 있다.

2022.12월 제주 애월리 초저녁 하늘에 뜬 달 / 필자사진
2022.12월 제주 애월리 초저녁 하늘에 뜬 달 / 필자사진

그래서 예수도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고 천국의 진리를 설파하였다. 예수가 십자가 죽음 이후 부활 승천하는 광경을 본 제자들은 천국의 진리와 소망을 체감하고 세상의 모든 것을 초월하여(자유케 되어) 마침내 찬송하며 기꺼이 순교의 대열에 앞장섰던 것이다. 그러나 예수 승천 후 이천 년이 지나고 있는 지금 세상은 더욱 혼탁해지고 있다.

세월이 지나면서 예수의 가르침은 희미해 지고 과학과 자본의 위세가 더욱 강해져 성찰 없는 산업물질문명이 미친 파국으로 질주하고 있다. 세상이 왜 이렇게 나빠지는가 한탄하지 말라. 지금이라도 인류 모두가 예수의 마음을 가진다면, 모두 작은 예수가 된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세상은 천국이 될 것이다. 나부터 예수를 닮지 않음을 반성해야 한다.

​나는 지난 십 년간 작은 진보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십 년 전과 지금의 나를 비교해 보면 너무 많이 달라져 있다. 우선 간단히 말해 똑똑해졌다고나 할까?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많은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대화하고 정보를 나누다 보니 일반 시민들은 모르는 정보를 많이 알게 되고 그만큼 주변의 일반시민들보다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깊어진다.

그것은 나를 더 높은 정신의 수준으로 격상시켜 주며 십 년 전 세상을 몰라 혼란스러웠던 표정이 이제는 확신과 신념이 넘치는 자신 있는 얼굴로 변했다는 것이다. 거대한 사회의 구조와 흐름을 직관하며 옳고 그름을 간파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지며 어떤 정치, 어떤 정치인이 옳은지 나쁜지 파악하여 언론의 여론조작에 속지 않는 것이다.

민주주의 시스템을 악용하는 나쁜 정치꾼들이 정치를 장악하고 정치를 실종시키며 그들의 사익만을 추구하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작금의 참담한 현실을 이해하는 국민은 과연 얼마나 될까? 국민의 힘에는 정작 국민이 없고 민주당에는 민주가 왜곡되고 정의당에는 정의가 없다고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장탄식하고 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은 한때 민주주의의 기수였던 민주당의 다선 국회의원들이 검찰독재의 탄압을 받는 자기 당의 대표를 구속하라고 비밀투표의 장막에 숨어 양심의 가책도 없이 해당 행위를 하고,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출범한 노동당의 후신 정의당이 재벌 대기업을 옹호하는 국민의 힘과 여러 면에서 같은 태도를 보일 정도로 변질되고, 80년대 언론자유 투쟁의 해직 기자들이 만든 국민주 한겨레신문이 보수언론 못지않은 위선적인 기사를 방출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보수 진보 막론하고 오래전부터 심각하게 자본과 이권에 오염되었다는 합리적 심증을 굳히게 한다.

나는 직장생활 퇴직 후 시민단체 활동을 시작했지만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건전한 시민단체 활 동을 하면 좋겠다. 그러면 정말 모든 국민이 똑똑해져서, 일명 깨시민이 되어서 다시는 절대 나쁜 정치꾼들에게 속아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또한 나쁜 정치가 발붙일 곳이 없어 사멸하고 말 것이다. 지금 나쁜 정치가 활개 치는 것은 어리석은 국민이 많다는 방증이다. 좋은 정치는 국민이 똑똑해져야 찾아 누릴 수 있는 보물이다.

함석헌 선생님은 '생각하는 국민이라야 산다'라고 했고, 원불교의 창시자 소태산 박중빈은 '물질이 개벽하니 정신도 개벽하자'라고 역설하였다. 그렇다. 정신이 개벽하여 깨어나지 않으면 물질의 노예가 된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생각하는 국민이 되어야 개벽하는 물질에 휘둘리지 않고 물질의 주인으로서 좋은 세상을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꽃의 영혼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꽃을 피우는 경지를 가늠할 수가 없다 / 필자사진
꽃의 영혼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꽃을 피우는 경지를 가늠할 수가 없다 / 필자사진

 

편집: 조형식 객원편집위원, 김동호 편집위원

조형식 객원편집위원  july2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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