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골계곡

 

물 한 방울의 인격

                         박 명 수 (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부드러운 인격은

담기는 모양대로 머리를 풀고

오늘 아닌 내일을 향해

빛깔 고운 새 옷을 순식간에 갈아입는다

 

투명한 색깔로

자신을 들여다보고

오롯이 인격을 비추는 거울로

순전한 마음을 고집하며 살아간다

 

맑은 심정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때로는 아파서 흐르는 오물도

두 손이 모자라 강뚝을 더듬어가며

등을 돌리는 악취도 따뜻한 가슴으로 품는다

 

위의 것을 거들떠보지 않고

오로지 아래로만 향하는 너는

떨어져 내리는 곳을 가리지 않고

가는 길을 끝내 멈추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힘이 들면 부딪쳐 쉬어가고

막으면 막히는 대로 돌아가고

한 방울씩 모여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된다

물 한 방울의 인격은 오늘도 바다를 품는다

 

  은천골계곡
  은천골계곡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김동호 편집위원
박명수 주주  kosen21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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