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통신] 정동수 주주통신원

1977년 공대를 졸업하고 정부 산하 연구기관 연구원으로 입사해 열심히 일하며 공부했다. 재직 중 기계공학 석·박사 학위도 땄다. 37년 연구원 생활 중간 공과대학 겸임교수로 강의도 했다. 특히 자동차 엔진, 에너지와 환경 관련 전문가로서 중책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말 정년퇴직으로 인생 1막은 마감했다.

퇴직한 뒤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로 했다. 바로 봉사활동이다. 직장에 얽매여 바쁘게 살다 보니 따로 시간을 내서 봉사활동을 하긴 어려웠다. 고작 대전·충청지역 아름다운가게에 운영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게 전부였다. 내가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여러 가지 혜택에 대해 늘 고맙게 생각했다. 지금부터는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욕심보다는 조금씩이라도 나의 재능을 기부하며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 첫 실천은 올해 1월 초 아내와 함께 아프리카 기술봉사활동을 떠난 것이다. 과학기술봉사단으로 지원해 탄자니아의 ‘넬슨 만델라 아프리카 과학기술원’(NM-AIST)에서 방문교수로 8개월 동안 산업기술 관련 강의를 했다. 아프리카가 산업국가로 진입할 수 있도록 기술자문 역할도 했다. 아프리카에서의 생활은 봉사의 보람뿐만 아니라 37년간의 직장생활로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고 재충전하는 기회도 되었다. 아울러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전개될 인생 2막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 고향인 경남 창원의 국립 창원대학교로 소속을 옮겼다. 대전과 창원을 오가며 향후 3년간 강의와 연구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과학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창의력이다. 조직에 매몰되다 보면 여유가 없으므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기 어렵다. 퇴직 과학자들의 여유로운 개인 연구 활동이 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실 참여도 예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할 것이다. 잘못된 관행이나 정책을 바로잡는 데 몸을 사리지 않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있다. 그동안 축적해온 전문성을 잘 활용해서 비리, 정경유착, 양극화와 물질만능 세태, 그리고 인간성과 환경의 파괴 등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야겠다.

정동수  donsj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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