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이 아니고 국익이다

        자유 그 이념적 편견

J.S.밀은 그의 명저 자유론에서 사상, 양심, 표현의 본질적 자유는 사회나 국가가 간섭, 제한할 수 없는 권리라 했다. 그리고 자유론에서 최대의 자유가 허용되게 함으로써 개개인과 사회의 성장과 발전의 최대 효용을 얻을 수 있다고도 했다이러한 자유는 민주사회에서 핵심가치인 바 헌법, 세계인권선언, 국제연합헌장에 규정하고 있다이렇듯 자유의 가치는 인간존엄의 본질이고 민주사회의 기본가치이다.

19세기 후반 밀의 자유론은 정치적 자유론의 사상적 원류의 하나이다밀의 자유론이 윤 대통령의 애독서라 한다. 자유가 윤석열 정부의 국정 이념임을 강조한다. 외교에 있어서도 자유가치 연대를 강조한다

그런데 근래 언론사 및 기자에 대한 압수수색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탐사보도매체인 더탐사 기자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일도 있었다. 언론,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 우려가 많아지고 있다. 법원도 너무 쉽게 영장을 발부하고 있다최근 검찰은 김만배 녹취록을 대선 직전 보도한 뉴스타파와 이를 인용한 JTBC 및 해당사 기자들을 압수 수색했다. KBSMBC 기자들도 뉴스타파를 인용해 보도한 일로 검찰에 송치됐다. 앞서 대통령실은 관저 선정 과정의 역술인 개입 의혹을 보도했던 뉴스토마토 기자들을 고발한 바 있다. MBC는 지난해 바이든/날리면보도로 당시 사장, 보도국장, 기자가 고발된 상태다

며칠전 헌법재판소는 위헌심판이 청구된 국보법 71항에 대하여 합헌결정을 내리고 헌법소원을 각하했다이 국보법은 동서 이념 대결 시대, 남북간 적대행위가 노골화 되던 냉전 시대의 법률이다. 남북이 유엔 회원국이고, 우리 헌법은 평화적 통일지향, 평화적 통일정책의 수립,추진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남북기본합의서, 6.15공동선언, 4.27 선언 등이 발효되어있음에도 잔존하고 있다국보법은 그간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해 왔다. 집권세력이 야당 탄압, 평화와 통일을 원하는 다수의 국민, 제 시민사회단체의 통제의 흉기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국보법은 일제강점기 항일독립투사를 탄압하기 위해 만든 치안유지법에 기반한다특히 국보법 7조 는 고무, 찬양, 동조 등 개념의 모호성으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하고 헌법상 사상,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유엔 헌장, 세계인권선언과도 배치되는 법률이라 개정폐지가 요구되온 법률이다이러함에도 국보법이 위헌심판되지 않은 것은 우려스런 일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은 자유주의에 입각하여 자유시장 확대, 부자감세, 대기업의 경쟁력 확대를 통한 국부의 증대라는 신자유주의 노선에 경사된 것 같다대통령이 자유주의 철학의 거두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자본주의와 자유를 애독했다 한다. 프리드먼의 이론이 국정이념인 자유이념에 영향을 주는 듯 하다

2008년 미국자본주의 대 위기 전까지 프리드먼의 신자유주의는 위세를 떨쳤다. 신자유주의는 복지국가를 지향하던 미국, 영국 등 서구 선진국에서 복지증대에 따른 효율성 상실이 문제화되면서 급속히 자유주의 사조가 확대된 데 기인했다. 정부역활의 축소, 자유시장 확대를 주장하던 밀턴 프리드만은 1980년대 레이건과 대처 정부의 신보수주의 정책의 이론적 지주였다그러나 지금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는 사실상 용도 페기되었다고 본다. 신자유주의는 불황과 실업, 빈부격차를 심화시켰다. 미국의 세계적 지성인 노엄 촘스키는 신자유주의가 국가의 부를 증대시킨다는 것은 환상이다. 더나아가 자유주의에서 국민은 없다. 정치적 무관심, 빈곤,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신자유주의는 대기업들의 이익을 위한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고 혹평한다

1991년 공산주의 소련은 해체되었다, 동유럽 공산주의도 줄줄이 무너졌다공산주의는 이름만 남아있지 사실상 대부분 페기되었다. 자본주의와의 이념 대결이 끝난 것이다. 이데올로기가 종언 되었다. 고전적인 자본주의, 시장만능주의적 자본주의도 존재치 않는다. 자본주의가 존립하기 위해서 국가가 개입한다. 이데올로기가 수렴되고 있다소련의 해체, 동구 공산권의 몰락은 냉전의 종식을 뜻한다. 더 이상 자본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로 편가르기 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다.

자본주의 맹주 국가인 미국은 한국전쟁 당시 적대국이었던 중국과 수교한지 반세기가 지났다. 미국은 오랜 기간 수많은 희생자를 낳고 반전데모에 시달렸던 베트남 전쟁의 당사국, 공산국 베트남과도 수교했다. 또한 코앞의 공산독재국가라는 쿠바와도 수교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공산 3대 세습국인 북한과 종전선언, 평화협정, 수교를 논의했다. 이념 대결, 이념 동맹은 고정적일 수 도 없다. 이제 국익이 이념이다

유엔회원국의 헌법인 유엔 헌장은 인권과 인간의 존엄, 및 가치, 사회적 진보와 생활수준의 향상을 촉진하는 것을 서문에서 선언하고 있다. 인간은 천부적으로 이성과 양심을 부여받았으며 서로 형제애의 정신으로 행동하여야 한다.” 또한 우리 헌법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고 규정하고 있다.

냉전이 종식된지 30년도 더 되었다. 자유의 가치는 민주주의와 인간존엄, 복지, 정의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무제한의 자유주의 경제는 인간존엄의 기본질서를 훼손할 수 있기에 국제연합헌장, 세계인권선언, 우리헌법이 규정한 기본권, 생존권, 행복추구에 부합하여야 한다자유이념의 포로가 아닌 자국의 국가이익을 위해 국민의 기본권, 생존권, 행복권을 지키는 것이 국가 통치이념이어야 한다.

j.s 밀의 자유론을 옹호한다면 그 핵심가치인 사상, 언론,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또한 세계인권규약에도 위배되는 반인권적 법률, 시대착오적 법적 장치도 철거되어야 한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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