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가을의 소묘(素描)
박 명 수 (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색깔 고운 등산복
가을을 두르고
지팡이질 쾡한 두 눈
이슬 떨어내는 발자국
다람쥐 청설모 가슴만 아린다
배달된 문예지
첫 장 낯선 시어들
떨어질 듯 붙어 다니는
각질 일어난 발뒤꿈치
그림자가 그림자를 묶는다
달구어진
여름 무게만큼
가벼워진 가을 들어 올려
귀뚜리에게 변질된
음색으로 정장을 입힌다
여치보다
가는 목소리로
아침 안개 불러
날맹이부터 빗질하여
갈색 수채화로 묶어낸 은천골
전화 한 통
기다리다 지친
소쩍새 밤새 울고
다시는 울지 않게 된 날
소쩍새 장막집은 보이지 않는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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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덥게 달구던 여름도 살포시 지나가고 쌀쌀해진 가벼운 가을을 체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