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세브란스셔틀버스를 타고 가는데 할머니 두 분이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나이엔 요구르트를 먹는 게 좋대. 그래서 난 딸기 요플레를 먹어. 워낙 딸기를 좋아하거든.”

자기는 당뇨가 있지 않아?”

, 그래서 요플레 먹을 때 딸기는 골라내고 먹어.”

……?”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린지.

 

, 모임이 있어서 신촌에 갔는데 뱃속이 꿀렁꿀렁, 상태가 좋지 않았다. 화장실을 찾아서 두리번거리는데 중고서점 알라딘이 보였다. 얼른 들어가서 화장실로 갔는데 아뿔사 누군가가 사용하고 있다. ‘어떻게 하지? 다른데 갈까?’하다가 그냥 기다렸다.

화장실에서 수상쩍은 소리가 나더니 한참 뒤에야 사람이 나왔다. 얼른 들어가서 변기뚜껑을 열었는데 똥과 똥물이 그대로 남았다. 벽에 [휴지는 휴지통에]라는 글이 붙어있고, 변기 옆에는 막힌 걸 뚫는데 사용하는 도구가 서있다. 그런걸 봐서는 변기가 자주 막히는 모양이었다.

지하에 좁고, 환기도 안 되는 화장실안의 냄새가 고약했다. 그냥 나오려는데 서점엔 여자아르바이트생들만 있었다. 그들 또래로 역시 아르바이트를 하는 딸이 생각나서 막힌 변기를 뚫었다. 그리고 좌변기에 앉았지만 이미 욕구는 사라져버린 뒤였다.

 

편집 : 오성근 객원편집위원

오성근 객원편집위원  babsangman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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