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모임이 있었습니다. 평소라면 관심이 없었겠지만 창업을 생각하다보니 꼼꼼히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메뉴판의 핸드드립커피를 읽다가 목에 걸린 생선가시처럼 한 문장이 불편했습니다.

 

[세련되고 깔끔하고 여성스러운 맛] 여성스러운 맛이 도대체 무얼까? 여성스러운 맛이 있다면 남성스러운 맛도 있다는 건데 그 맛이 짐작되지도 않았습니다. ‘가볍고 향기로우며 산미가 좋은 커피쓰고 묵직한 맛이 좋은 커피라고 표현하면 될 텐데 왜 굳이 여성스러운 맛이라고 했을까?

 

모든 걸 성()과 연결시키고, 그것을 왜곡해서 상품화하는 것 같습니다. 중고핸드폰매장에서 [소녀폰]이라는 문구를 버젓이 사용하고, 대형마트의 장난감 매장에서는 남아용과 여아용 완구코너를 나눠 놓았습니다. 또한 클럽에서 젊은 여자들을 대상으로 물뽕(?)이 활개 친다니 성()평등 세상은 아직도 멀어 보입니다.

오성근 객원편집위원  babsangman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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