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입니다. 손가락이 짧고 손톱도 예쁘지 않지만 봉숭아 물을 들입니다. 어머니가 봉숭아 꽃잎에 백반을 넣어서 콩콩 찧고는 그것을 잠자리에 드는 나와 동생들의 손톱에 묶어주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나도 아이의 손가락에 봉숭아 물을 들여주었습니다. 이제 아이는 봉숭아 물을 들이지 않고, 어머니는 어린아이가 되어 기억하지도 못하지만 나는 여전히 봉숭아 물을 들입니다. 아이, 어머니와의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하려고 합니다. 

편집 : 오성근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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