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7이 개업일이다

'문화공간 온'이 드디어 문을 연다. 신록의 계절 5월하고도 17일(화요일) 저녁 7시로 개업식 날짜가 확정되었다. 원래는 모든 준비를 마치게 되는 5월 16일(월요일)에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문화공간 온'이 5.16을 생일로 맞을 수는 없지 않는가? 그리하여 차라리 5.18 전야제로 기억될 수 있는 5.17을 개업식 날짜로 정한 것이다.

시대의 징표라는 것은 역사상 늘 존재해왔다. 저 멀리 서편 하늘 끝에 손바닥만한 작은 구름이 보이기 시작할 때 그것을 그저 구름 한 조각으로 보는 사람은 시대의 징표를 읽는데 실패한 사람들이다. 멀쩡한 하늘의 바다 저 편에 구름 한 조각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그 구름이 엄청난 태풍이 될 수도 있고 거센 폭풍을 몰고 올수도 있음을 아는 사람은 시대의 징표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문화공간 온:>이 바로 그렇다. 저 멀리 서편 하늘 끝에 보이기 시작하는 손바닥만한 작은 구름. 시민운동의 일대 전환점이 될 것이고 겨레의 문화를 재창출하는 모태가 될 것이다.

시작과 추진과정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한겨레 주주통신원회인 한주회의 이요상 전국운영위원장이 어느 날 (가칭) 종로시민사랑방을 열겠다는 구상을 발표했을 때 통신원들의 당혹감이 그러했고, 협동조합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겨레 정신을 이어받아 참여 금액에 제한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과 격론이 그러했다. 그러나 당혹감이 공감으로 바뀌고, 참여금액을 백만 원 이상으로 정한 것은 협동조합의 특성을 고려할 때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이해하는 데는 그리 많은 시일이 소요되지 않았다. 그런 토론과정을 겪으면서 '문화공간 온'은 더욱 단단한 기반을 구축해나갔고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갔다.

▲ 실내 모습. 개업 날엔 더 완벽하게 준비될 듯

2월 3일 발기인대회를 거쳐 4월 14일에는 창립총회를 성황리에 마치고 이제 드디어 5월 17일에 개업식을 하게 된 것이다. 협동조합 설립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요건도 더욱 까다로워져서 각종 신고절차를 하는데 시일이 많이 소요되었다. '문화공간 온'에 참여한 조합원은 140여명에 이르렀고 조합비는 1억7천만 원 정도 모금되었다.

개업식을 앞두고는 메뉴 시사회가 열렸다. 이사진 간담회를 겸해서다. 인테리어공사를 마친 종로의 '문화공간 온'은 산뜻한 분위기였다. 입구 왼편으로는 각종 서적들이 여기 저기 꽂혀 있었다. 알고 보니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이 한겨레에 기증한 만여 권의 서적 중에서 '문화공간 온'에 걸맞은 책들을 이동구부장이 선별하여 비치한 책들이었다.

▲ 남재희 선생님이 기증한 책들

공간 안쪽으로는 무대장치가 있어 음악발표회나 연주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 작은 무대

점심 메뉴로는 매생이 떡국이 단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며 저녁메뉴로는 한상차림이 출시될 예정이다. 박인규 전 KBS PD가 빚은 전통 막걸리도 일품이다.

▲ '문화공간 온' 안내판과 <한겨레:온> 취재 부스, 취재용 노트북과 프린트가 놓일 예정이다

개업식은 30분~40분 정도 소요될 예상이며, 개업식 순서는 다음과 같다. 노수환 신명나눔 이사장외 3인의 축원 비나리로 시작되는 개업식은 이요상 상임이사의 개회인사와 경과보고, 김태동 이사장의 개업식사, 정영무 한겨레 대표이사의 축하인사, 서용희 이사와 김소희 참스페이스 인테리어 감독의 브랜드 전략과 인테리어 소개, 박인규 PD의 ''문화공간 온'이 지향하는 우리 술과 음식문화' 해설에 이어 정병길 화가의 스마트패드 그림전 소개와 홍대 인디밴드 <레스로우>의 축하공연으로 마무리된다. 그리고 누구나 나와서 3분 스피치를 하며 축하주 시음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 전시 대기 중인 정병길 선생님 작품

 

▲ 전시 대기 중인 정병길 선생님 작품

개업식에는 조합원뿐 아니라 주주통신원들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문화공간 온'의 모태는 어디까지나 한주회이기 때문이다. 비록 조합원으로 가입하지 않았다고 해도 '문화공간 온'은 주주통신원들의 활동기반이 되고 향후 각종 모임의 장소가 될 것이다. 이 시대는 주주통신원들을 가만히 있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격변의 시대에 그저 자기 자신의 삶속에 갇혀서는 시대를 주도할 수 없다.

▲ 우리 사랑 한겨레

스스로 알을 깨면 생명이 되지만 남에 의해 알이 깨지면 남들의 먹잇감이 되고 만다. 우리는 우리 역사와 문화를 스스로 창출하여 글로벌 세상과 문화를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김구선생의 꿈이 그러했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꿈이 그러하다. '문화공간 온'이 그런 우리의 꿈을 현실 속에서 실천하고 구현해나가는 공간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진 및 편집 :김미경 부에디터

심창식 주주통신원  cshim7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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