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골 참나리꽃(필자촬영)
   은천골 참나리꽃(필자촬영)

 

풀꽃의 꿈

- 박명수(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푸른 색깔 사이로

숨을 쉬다가 불현듯

황갈색 폭풍우 꼬임에 빠져

처연한 삶에 부대끼는 바다

 

엄마 찾다 지쳐

날개 접어버린 까치

저민 가슴으로 품어

화석보다 더 깊은 하루를 연다

 

굵은 눈물 같은 분신

가녀린 이슬처럼 살다가

벌 나비 손님에게 체념이란

명분으로 버텨낸 길 위의 순례자

  태안수목원(필자촬영)

상처가 커 갈수록

향기 진동하는 향나무

둥지 잃은 딱새를 부둥켜안고

서리 맞은 달개비는 향기로 젖는다

 

비바람에 가슴 울고

온 밤을 뒤척이던 날

관을 덮는 슬픈 심정으로

웃음 너그럽게 펼쳐 보이는 꽃망울

 

손잡지 않아도

외로움 행복 하나에

허공이라도 기꺼이 손을 잡은 넌

더 이상 풀이 아닌 풀꽃으로 살았다.

    대아수목원(필자촬영)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박명수 주주  kosen21c@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