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2023.11.05~11.11), 노동자 12명이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사고 발생의 하루 중 분포는 오전 7명, 오후 5명이다. 요일별 분포는 화 4명, 수 1명, 목 2명, 금 1명, 토 4명이다. 재해 유형 분포는 떨어짐 6명, 깔림 2명, 물체에 맞음 2명, 끼임 2명이다. 시도별 분포는 광역시 3명(인천 1명, 광주 1명, 울산 1명), 광역도 9명(경기 3명, 충북 1명, 충남 1명, 경북 2명, 경남 1명, 제주 1명)이다. 12명 중 나이가 알려진 노동자 4명의 나이별 분포는 40대 2명, 50대 2명이다.

삼가는 마음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정리해 본다.

11월 7일(화), 7:40경 광주광역시 북구 월출동에 소재하고 차체 부품을 제작·납품하는 어느 제조업체에서 49세 노동자가 제품 하역 작업을 하던 지게차에 치여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목숨을 빼앗겼다(한겨레, 2023.11.8.). 10:17경 충남 아산시 어느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천장등(天障燈) 박스를 설치하려고 사다리에 올라가 그라인더를 이용한 작업 중 바닥으로 높이 1.2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6일이 지난 11월13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4:00경 울산광역시 울주군 어느 신축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콘크리트 임시 벽을 해체하던 중 넘어지는 절단된 임시 벽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19:45경 경남 고성군 어느 수출농업단지에서 노동자 1명이 설비(선별포장 시스템)를 설치한 후 기존에 설치됐던 산업용 로봇과 호환성을 확인하던 중, 로봇이 작동하며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슬립폼의 작업대 구조. 슬립폼(Slip form) 안전작업 지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11.12.
슬립폼의 작업대 구조. 슬립폼(Slip form) 안전작업 지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11.12.

11월 8일(수), 08:40경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공사현장에서 48세 하청노동자가 수직 환기구에서 사용하던 슬립폼(slip form)의 상부작업대(Top deck)를 해체하던 중 고정되지 않았던 상부작업대(약 500kg)가 3m가량 높이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그 작업대에 맞아 목숨을 빼앗겼다. 슬립폼은 콘크리트 타설 후 콘크리트가 자립할 수 있는 강도 이상이 되면 거푸집을 상부 방향으로 올리면서 연속적으로 철근 조립, 콘크리트 타설 등을 실시하여 구조물을 완성하는 공법에 적용하는 거푸집이다(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상부작업대는 수직 철근 작업과 콘크리트 공급 등을 하려고 슬립폼의 상부에 설치하는 작업대다(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11월 9일(목), 10:50경 제주 서귀포시 어느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시스템 동바리 상부에서 거푸집을 설치하던 중 높이 4.1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4:33경 인천 연수구 동춘동 고가교에서 50대 노동자 1명이 방음터널 지붕의 방음재(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를 교체하는 작업을 하려고 지붕 위에서 이동하던 중 지붕재가 파손하면서 높이 5.9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1월 10일(금), 10:40경 충북 옥천군 어느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지붕 물받이를 교체하던 중 지붕의 채광창을 밟고 높이 6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연신기에 끼이는 재해발생상황. ‘08~’10 산업기계 중대재해 사례집,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연신기에 끼이는 재해발생상황. ‘08~’10 산업기계 중대재해 사례집,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11월 11일(토), 08:40경 경북 경산시 어느 제조업 사업장에서 노동자 1명이 연신기를 점검하던 중 작동 중인 연신기(延伸機·Stretching machine)의 롤러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연신기는 방사기(紡絲機)에서 뽑힌 실을 동력으로 가동되는 롤러를 통과하도록 하여 가늘게 늘이는 설비다. 10:39경 경기도 구리시 어느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옥탑층 거푸집을 해체하던 중 개구부로 높이 9.7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2:00경 경기도 양주시 어느 섬유공장에서 중국 국적의 50대 여성 노동자가 원단 사이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무너져 내리는 롤 형태로 된 원단 30여 개(약 0.6톤)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6일이 지난 11월 17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4:00경 경북 성주군 어느 축사에서 노동자 1명이 지붕 채광창을 교체하다가 채광창이 파손되며 높이 4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6일이 지난 11월 17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 105년 11월 16일

*관련 기사: 서울 GTX 건설현장서 노동자 1명 숨져(한겨레, 2023.3.13.)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034625.html?_ga=2.256742478.411825154.1700120758-1404263838.1647078447

편집 :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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