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도 없는 우정을 나누고
집 나간 뱁새의 안부를 묻다가
때로는 지나간 누군가를 그리워하면서
새맑은 하늘 보고 올랑이는 잔물결 따라
몸도 맘도 한껏 호수에 물들인 하루였다.
야속한 버스는 이내 서울에 도착
허둥지둥 갈아타고
이리저리 부대끼며
게슴츠레 풀린 눈 뜨고 보니
어느새 흘미지근한 본새로 되돌아간 ‘나’가 드러난다.
하지만 어쩌랴?
서른넷 ‘청춘’들을 떠올리며 그 옛날 주천강(酒泉江) 바위샘의 전설을 더듬어본다.
따지고 보면 천제(天帝)의 아들 해모수도 술힘을 빌려 하백의 딸, 유화(柳花)와 인연을 맺고 주몽을 낳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피식피식 웃다가
흘금흘금 훔쳐보다
쓴입 한번 다시다가
감히 망상(妄想)에 젖는다.
맥없이 밤새 뒤척뒤척
호수에 빠져 허위허위
어느 양조장 뜨락에 부도처럼 줄지어 선 항아리들이 왠지 주인 잃은 양 벌써 가마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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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근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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