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라문황 작 〈寒冬〉
그림 : 라문황 작 〈寒冬〉

올겨울 춥지는 않지만 내 마음속은 '한겨울'입니다. 남편과 그이의 작은 외숙모는 같은 해, 같은 달에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30년 넘게 친구처럼 잘 지내왔지요. 작은 외숙모는 밝은 성격으로 운동과 친구 사귀기를 좋아합니다.

2022년 초 외숙모는 자주 소화가 안 되는 느낌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너무 많이 먹거나 상한 해물을 먹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소화제를 사서 먹었답니다. 어느 날 배가 너무 불편해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았는데, 의사 선생님이 췌장암 말기라고 했다는군요.

마음이 굳건한 외숙모는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늘 웃는 얼굴로 맞이해 주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불편하다는 표정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10월 중순에 나의 그림 전시회를 위해 20일간 한국을 떠났다가 서울에 돌아와 다시 외숙모를 만났을 때, 외숙모는 온몸에 심한 황달이 왔고 몹시 야위었습니다. 암세포가 퍼지면서 허리와 허벅지에 엄청난 통증이 왔고, 스스로 일어나 걸을 수도 없었습니다.

외숙모가 나를 보더니 묻습니다. “간호사니깐 알지? 내가 며칠이나 있다가 떠날 거 같아?”

저는 대답을 못했습니다. 단지 “외숙모, 하고 싶은 일 있어? 내가 해주기를 바라는 게 뭐가 있어?”

외숙모는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너무 아파서 빨리 벗어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매주 일요일 병문안 가는데, 단지 약간의 요리와 함께 있어 주는 거, 그리고 아픈 부위를 마사지해 주는 거 외에는 무얼 도울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침 통증으로 인해 땀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목욕 좀 도와드릴까?"라고 물었습니다.

외숙모는 처음에는 아니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나는 외숙모가 뜨거운 물로 목욕하고 싶지만 나를 귀찮게 하는 것이 미안해서 거절함을 눈치챘지요.

”나는 간호사 출신이고 어떻게 하면 따뜻한 물로 편안하게 목욕할 수 있는지 알고 있으니까, 내가 잘 도와줄게“

외숙모는 믿음을 보이며 ”알았다“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변기 의자(침대 옆에 놓여있는 환자용 대소변 의자)를 화장실로 옮겼습니다.

나는 외숙모 뒤에서 양손으로 겨드랑이를 껴안고 외숙모의 몸을 지탱하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게 했습니다. 비록 2미터 정도의 거리였지만 외숙모는 매우 힘들게 걸어야 했지요.

외숙모를 변기 의자에 안전하게 앉히고, 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따뜻한 물로 깨끗하게 씻어드렸지요.

옷을 갈아입을 때, 웃음 띤 얼굴로 "너무 개운하고, 상쾌하다"며 웃으시더군요.

저는 ”너무 잘됐네. 외숙모, 내가 매주 일요일에 와서 목욕을 도와줄게“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외삼촌에게 앞으로 외숙모의 목욕을 돕는 일은 나에게 넘기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寒冬> 저는 외숙모의 목욕을 몇 번이나 도와줄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매주 일요일을 소중히 아끼겠습니다.

그날 집으로 돌아가는 2시간여, 운전하는 내내 저와 남편은 마음이 편안해지더군요. (번역 : 김동호 편집위원)

<寒冬>

今年的冬天,並不冷,但在我內心却是<寒冬>。

我先生的小舅媽和他是同年同月生,所以30多年來,我們ㄧ直如朋友般的輕鬆相處。小舅媽個性開朗,喜愛運動,交友。

2022年初,小舅媽常有消化不好的感覺,剛開始都以為是吃多了,或是吃到不新鮮的海鮮,就自己買消化劑吃了,有ㄧ天胃更不舒服了,就去醫院檢查,醫生告訴小舅媽是胰臟癌末期。

堅強的小舅媽接受化療期間總是笑臉迎人,從來沒有讓身邊的人看到她不舒服的表情。

10月中,我畫展離開韓國20天,回來首爾再去看小舅媽時,她全身嚴重黃疸消瘦,因為癌細胞擴散,腰部,大腿嚴重疼痛,無法自己起床走動。

小舅媽看到我跟我說妳是護理人員,妳知道的,我還剩多少日子會離開?
我無法回答,我只能說:小舅媽,您有想做的事嗎?您希望我為您做什麼?

小舅媽說沒有想做的事,很痛,只想快點解脫。

每個星期日我去看小舅媽,除了做點菜,陪伴她,幫她按摩疼痛處,我不知道還能幫她做什麼。

剛好看到她因疼痛而盜汗,我說:我幫您洗澡好嗎?

小舅媽剛開始說不用。但我看得出來,她是想洗個熱水澡,又怕麻煩我。

我說:我是護理人員,我知道如何幫您洗個舒服的熱水澡,讓我幫您洗吧。小舅媽信任的回答說:好。

我把便盆椅(放床邊給病人大小便的椅子)拿到浴室。

我站小舅媽的背後,我雙手從小舅媽的腋下往前環抱住,撐住小舅媽的身體,讓小舅媽慢慢的移動腳步。雖只有兩公尺的腳步,但舅媽走得很辛苦。小舅媽安全的坐在便盆椅上,我幫她從頭到腳淋洗乾淨。

穿衣服時,小舅媽露出笑容的說:好舒服,好清爽啊。我說:太好了. 小舅媽,我每個星期天都會過來幫您洗澡喔。

我告訴小舅舅幫小舅媽洗澡這事就留給我來做。

這<寒冬>我不知道還能幫小舅媽洗幾次澡,但我會珍惜每個星期天。

這天回家兩小時的車程路上,我和先生都覺得好心情。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라문황 주주  low0309@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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