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난 70여 년 동안 독일과 미국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독일로부터 산업화와 민주화를, 미국으로부터 경제 성장과 자유민주주의를 배웠다. 그 결과 한국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한국은 좋은 면 뿐만 아니라, 나쁜 면도 배웠다. 특히 미국의 경우, 경제 성장 과정에서 양극화와 빈부 격차, 그리고 지나친 개인주의와 나르시시즘이 한국인의 심성을 파헤치고 들어가 주인 자리를 차지하며 깊은 혼란을 야기하게 되었다. 한국은 이러한 미국 문화의 부정적인 면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제 한국은 미국의 뒤를 따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한국은 분단과 갈등을 극복하고, 인간성의 온전함을 회복하기 위한 자주성과 자립성을 이루어야 한다. 한국 사회의 모든 문제는 분단과 이념 갈등과 관련이 있고, 해결책은 그것을 극복하려는 한국 국민들 간의, 그리고 남북 주민들의 마음의 통일에 달려 있다.

스위스의 상징: 사자상
스위스의 상징: 사자상

스위스는 700년이 넘는 역사 동안 민주주의, 평화, 인권 등 세계적인 가치를 실현해 온 중립국이다. 한국은 이러한 스위스의 가치를 배우고 본받아야 한다.

첫째, 한국은 스위스의 직접민주주의를 통해 보다 나은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스위스는 국민이 직접 법률을 제정하고 정책을 결정하는 직접민주주의 국가이다. 이러한 직접민주주의는 국민의 정치적 참여를 확대하고, 정부의 책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자리 잡은 기간은 약 40년 정도이다. 국민의 정치적 성숙도와 의식 수준은 아직까지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며, 법 제도와 사회문화적 기반도 완전히 갖춰져 있지 않다. 따라서, 한국이 스위스 직접민주주의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정치적 성숙도와 시민의식 수준을 높여야 한다.

둘째, 한국은 스위스의 중립국 모델을 통해 한반도의 영구 중립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다. 스위스는 1815년부터 중립국으로서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평화를 유지해 온 국가이다.

한국은 냉전의 상흔으로 인해 여전히 물리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 분단 상태에 있으며, 군사적 긴장이 극단적으로 심화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스위스의 중립국 모델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다.

셋째, 한국은 스위스의 평화와 인권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다. 스위스는 평화와 인권을 중시하는 국가이다. 스위스는 1815년부터 중립국으로서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또한, 스위스는 인권을 존중하는 법률과 제도를 마련하고, 인권 보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분단의 아픔을 안고 있는 나라이다. 따라서, 평화와 인권의 가치는 한국이 지향해야 할 중요한 가치이다.


스위스의 성공 비결

스위스는 인구 800만 명, 면적 남한의 40% 정도의 작은 나라로, 국토의 75%가 산과 호수이다. 지하자원도 없어 인적자원이 유일한 자산이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에 둘러싸인 내륙국으로 외세에 시달리면서 그 영향을 받아야 했던 비극적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스위스는 이러한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세계 최고의 선진국으로 성장했다. 스위스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 다양성과 통합

스위스는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로만슈어 등 4개 국어가 공용어로 사용되는 다민족 국가이다. 또한,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은 때로는 갈등과 대립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스위스 사회의 탄탄한 기반이 되어주었다. 다양한 배경과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협력할 수 있는 문화가 스위스의 성공을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 영구중립국의 지위

스위스는 1815년 비엔나 회의에서 영구중립국으로 인정받았다. 영구중립의 지위는 스위스가 외세의 침략과 전쟁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근간이 되었다. 이는 산업화에 필요한 안정적인 정치적 환경을 조성하고, 자본과 기술의 유입을 촉진하는 데 기여했다.

  • 자유무역의 전통

스위스는 자유무역을 통한 개방과 협력을 중시한다. 1848년 연방제를 채택하면서 관세를 철폐하고 자유무역을 추진했다. 스위스는 17세기부터 자유무역을 통해 주변 선진국과의 활발한 교역을 통해 기술과 자본을 흡수하고, 산업화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자유무역은 스위스의 경제성장과 번영을 견인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 실용주의와 창의성

스위스인은 실용주의와 창의성을 중시하는 국민성으로 유명하다. 필요에 따라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이를 통해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실용주의와 창의성은 스위스의 산업 경쟁력과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스위스의 대표적인 산업인 시계, 은행, 제약, 식품 등은 이러한 실용주의와 창의성이 바탕이 되어 발전했다.

스위스의 상징, 스위스 나이프
스위스의 상징, 스위스 나이프

 

  • 교육과 연구에 대한 투자

스위스는 교육과 연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국가이다. 1인당 교육비가 세계 최고 수준이며, 대학 진학률도 높은 편이다. 또한, 스위스는 세계적인 연구기관이 밀집한 국가로,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교육과 연구에 대한 투자는 스위스의 인적자원 개발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 사회적 합의와 타협

스위스는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사회적 합의와 타협을 중시한다. 연방제와 직접민주주의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갈등을 최소화한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스위스는 중진국의 함정을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한국의 시사점

한국은 스위스와 유사한 지정학적 조건과 산업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한국이 스위스처럼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 다양성의 통합

한국 사회는 다양한 이념과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을 하나의 공동체로 통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 사회적 합의와 타협을 통한 국민 통합

한국은 국민통합과 남북의 교류를 이루어내기 위해 국가가 앞장서서 사회적 합의와 타협을 위한 대국민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 영구중립의 지위 확보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주변 강대국들과의 관계에서 불안정성을 안고 있다. 남북의 합의하에 영구중립의 지위를 확보함으로써 외부의 침략과 전쟁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

  • 자유무역의 확대

한국은 평화적인 교류를 통해 북조선을 포함한 주변 국가들과의 교역을 확대하고, 국제 경제에서의 입지를 강화해야 한다.

  • 교육과 연구에 대한 투자 확대

한국은 공교육과 연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여 인적자원을 개발하고,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 실용주의와 창의성의 함양

한국인은 실용주의와 창의성을 함양하여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결론

스위스는 한국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나라이다. 한국은 스위스의 가치를 배우고 본받아, 보다 나은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고, 한반도의 영구 중립을 이루며,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 

- 김반아  생명모성연구소소장, 한반도평화운동가, INNK 대표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김동호 편집위원

김반아 주주  vanakim7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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