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보기 드문 빈대는 꼭 빈대떡같이 생겼는데 한번 물리면 얼마나 가려운지 거의 미칠 지경이 된다. 얼마나 가려웠으면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이 생겼겠는가. 빈대는 벽지 사이에서 꼭 벽지만한 두께로 최장 2년을 안 먹고 견디다가 한 건만 하면 다시 2년을 견딘다 한다.

그런데 이 빈대에겐 어마어마한 이야기가 있다.
정주영 현대그룹 왕회장이 청년 시절 공사장 노동자로 숙식하던 함바집에서 잘 때 어찌나 빈대가 무는지 도저히 견디지 못 해 꾀를 낸 것이. 그렇다! 식탁 위에 올라가서 자면 되겠구나! 그러나 빈대는 탁자 다리를 타고 올라와서 무는 것이었다. 다시 머리를 쓴 것이, 그렇다! 탁자 다리 밑에 세수대야에 물을 담아 고아 놓으면 되겠다! 이렇게 안심하고 자는 데 뭐야 또 물린 것이다. 기가 막혀 자지 않고 관찰했더니 이 넘들이 벽을 타고 기어 올라 천정에서 목표물을 향해 툭 떨어져 피를 빠는 것이 아닌가!
이 광경이 정주영으로 하여금 이런 생각을 하게 하였다. 머리가 좁쌀 알의 백분의 일 만한 머리를 가지고도 빈대가 살려고 저렇게 머리를 써서 성공하는 데 사람은 이렇게 큰 머리로 무엇을 못하겠는가! 하여 오늘 날 현대그룹을 성공시켰다는 이야기.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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