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시골 초가집에서 방을 쓸면 반드시 벼룩이 타닥 뛰어 나간다. 이 녀석은 제 몸 길이의 200배를 뛰는 놈이라 잡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벼룩을 한 마리만 잡아서 아주 작은 병에 넣어 두면 뛰다가 자꾸 머리를 부딪힌다. 너무 아프다.
풀어 주면 벼룩이 친구들을 모아 놓고 이 집에서는 절대 뛰면 안 된다고 단단히 교육을 시킨다. 그 다음은 그냥 빗자루로 쓸어 담으면 된다는 비법이 전해져 오는데 굳이 따라할 것까지는 없다.

벼룩은 사람이나 짐승의 피를 빨아 먹고 사는데 중생대 쥐라기부터 나타나 활약하고 있으며 쥐에 옮겨 타서 유럽에서는 페스트(흑사병)을 일으켜 수천만 명이 죽었다.

벼룩의 간은 없다. 그러나 낯짝은 있다.
어떻든 벼룩의 존재 이유는 뭘까?
페스트같은 걸 보면 동물이나 인간의 개체수를 조절할 때 쓰기 위한 하느님의 비밀 병기가 아닐까 하는 혐의를 지울 수 없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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