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병은 자동차 공장 노동자에게 주로 발생하는가? ‘한겨레:온’에 직업병 사례를 살펴본 글을 2021년 7월 31일부터 실었다. 이번 사례까지 포함하면, 루게릭병 사례는 5건이다. 그중 4건이 자동차 공장 노동자다. 역학조사평가위원회가 평가한 루게릭병의 업무 관련성 과학적 근거는 대동소이하다. 나머지 1건은 인쇄회로기판을 제조하는 사업장 노동자다.

이번 직업병 사례의 노동자는 1969년생 남성이다. 치료받다가 2023년 1월 11일에 합병증으로 54세에 목숨을 빼앗겼다. 노동자는 21세인 □사업장에 1990년 8월 입사하여 2020년 2월까지 약 29년 7개월 동안 엔진조립, 엔진착화 테스트, 엔진출하(지게차) 물류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51세인 2020년 2월 27일 A대학병원에서 산발성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을 진단받았다. 질병의 해부학적 분류는 신경계 질환이고 유해인자는 화학적 요인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자료마당 재해사례 직업병’(www.kosha.or.kr/kosha/data/occupationalDisease.do)에 올라온 역학조사평가위원회의 <심의 결과서>를 토대로 살펴본다.

우선, 노동자의 업무 이력과 환경을 보자. 노동자는 1990년 8월 □사업장에 입사하여 상병을 확진 받은 2020년 2월 27일까지 약 29년 7개월 동안 엔진부에서 엔진조립, 엔진착화 테스트, 엔진출하(지게차) 물류 업무를 수행하였다. 노동자는 엔진부 조립반에서 엔진착화 테스트, 엔진조립, 엔진출하 업무를 약 15년 7개월간 수행하였다. 이후 공정 이전을 통하여 엔진테스트 룸을 제외한 엔진조립, 지게차 운전, 설비관리 등의 업무를 약 14년간 수행하였다. 입사 초기에는 주 6일 근무로 1일 10시간씩(정규 8시간, 잔업 2시간) 근무하였으며, 월 2회 정도 일요일에 8시간씩 현장 작업 환경 개선에 필요한 특근을 하였다. 개선특근 때 전기용접, 산소절단, 페인트 등의 작업을 주로 수행하였다. 2009년부터는 주 5일 근무, 1일 10시간씩 주야 교대 근무와 월 2~3회 생산특근을 하였고, 2013년부터 주 5일 근무, 1일 8시간 주간연속 2교대 근무를 하며, 월 2~3회 생산특근을 하였다.

‘뉴럴링크’는 국내 처음으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연구를 시작해 계속해오고 있는 뇌공학자 임창환(한양대 교수)이 최근 전세계적으로 탄력을 받고 있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산업의 현장을 소개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책이다. 한겨레, 2024.1.12.
‘뉴럴링크’는 국내 처음으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연구를 시작해 계속해오고 있는 뇌공학자 임창환(한양대 교수)이 최근 전세계적으로 탄력을 받고 있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산업의 현장을 소개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책이다. 한겨레, 2024.1.12.

질병 진단 경과를 보기로 한다. 노동자는 2019년 9월부터 양쪽 종아리가 뭉치는 증상이, 2019년 11월 평지를 걸을 때 우측 발이 무겁고 끌리는 증상이 각각 나타났다. 2019년 12월부터는 보행 시 우측으로 몸이 쏠리는 증상도 나타났다. 2020년 1월부터는 걸을 때 다리가 뻣뻣하고 종아리가 뭉치는 증상이 지속하기에 B종합병원에서 경추, 요천골(lumbosacral) 등에 대한 MRI 검사를 하였으나 특별한 이상 없었다. 노동자는 2020년 2월 증상이 지속하고 발음이 정확하게 되지 않아 A대학병원에서 근전도검사 후 51세인 2020년 2월 27일 산발성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을 진단받았다. 이후 증상을 치료하며 질병의 호전을 기대하던 중 2023년 1월 11일에 호흡기합병증으로 목숨을 빼앗겼다. 노동자와 유족은 진술하길, 노동자는 2000년 이후 금연하였다. 금연 전의 흡연 기간·양은 확인되지 않았다. 노동자와 동료가 진술하길, 노동자는 음주하지 않았다. C대학병원 2020년 초진 의무기록 상, 노동자는 2002년 우측 회전근개 파열로 수술받았다. 건강보험 수진내역 상, 2013년 1월 B종합병원에서 전립선비대증을 진단받았다. 2019년 D대학병원 의무기록 상, 전립선비대증으로 약을 먹어 왔다. 건강보험 수진내역 상, 2019년 5월 내과의원에서 상세불명의 고지질혈증으로 처음 진료받았고, 2019년 9월 D대학병원에서 그 증세와 관련해 약을 처방받았다. 그 외에 질병력은 없었다. 유족의 진술 상 노동자가 신청한 상병과 관련된 가족력은 없었다.

노동자는 엔진부에 근무할 당시 방청유, 휘발유, 부동액, 타이어 가루, 디젤 매연 등의 유해물질에 노출되어 해당 상병이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여 업무상질병 인정을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하였고, 이에 근로복지공단은 2021년 4월 21일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업무관련성 확인에 필요한 역학조사를 의뢰하였다.

2023년 8월 역학조사평가위원회(비대면 화상회의·2023.8.11)는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사항을 종합하여 노동자의 질병은 업무 관련성의 과학적 근거가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첫째, 2023년 1월 11일에 합병증으로 54세에 목숨을 빼앗긴 노동자는 만 51세가 되던 2020년 2월에 산발성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을 진단받았다. 둘째, 노동자는 □사업장에 1990년 8월 입사하여 상병을 확진 받은 2020년 2월까지 엔진부에서 엔진조립, 엔진착화 테스트, 엔진출하(지게차) 물류 업무를 수행하였다. 셋째, 산발성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의 직업환경 요인은 중금속(납 등), 유기용제, 유기인계(有機燐系) 농약, 과도한 신체활동, 디젤배기가스 등이다. 노동자는 엔진부에서 약 29년 7개월간 업무를 수행하면서, 입사 직후부터 약 15년 7개월 동안 엔진착화 테스트 작업을 하며 휘발유에 포함된 납, 벤젠 등에, 공정개선에 따른 용접과 도장 작업 시 용접 흄, 중금속, 유기용제 등에, 상시 대기 중이던 물류차량에서 발생한 디젤배기가스에 각각 노출됐다고 판단된다.

노동자가 2020년 2월 27일 산발성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을 진단받은 지 약 3년 6개월이, 2021년 4월 21일 역학조사를 의뢰한 지 약 2년 4개월이 각각 떠나간 2023년 8월에 역학조사평가위의 심의는 완료됐다. 노동자는 그 결과를 보지 못한 채 2023년 1월 11일에 합병증으로 목숨을 빼앗겼다.

그대의 고통과 참담함을 꽃 지고, 새가 울고, 별이 진다고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 106년 1월 22일

*관련 기사: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세상…천국일까 지옥일까 [책&생각](한겨레, 2024.1.12.)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112406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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