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필자가 발병하여 입원한 후, 급한대로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을 모아 여기 올립니다. 제 페북도 종종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https://www.facebook.com/jyhkjm

 

첫날 (2024.1.18)

급성질환으로 입원 치료 받는 신세 되었네요.

지난 2017년후 [촛불혁명시민의 함성]을 출판 보급하면서, 2기 촛불정부 창출과 완성을 도모하느라 쉴새없이 노력하던중 부정맥과 심방세동이 생겼습니다.

어제 보라매병원에 당일 입원하여 부정맥 시술했는데 오늘 아침 조희연교육감님 판결에 앞선 기자회견에 급히 가느랍시고 무식하게 전속력으로 찻길을 건넌후 이상 증상 있어, 가장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왼쪽 손에 힘이쭉 빠졌네요. 아직 촛불승리 위해 갈 길 멀으니 거뜬히 나아서 동지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2주일 동안은 병원에 있어야겠네요. 촛불동지들 무리하지 마시고 건강하게 승리의 날 맞이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다신 한 선생님의 말씀 절감합니다.

 

둘째날(1.19)

병상일기를 시작합니다.급성 뇌경색으로 왼손을 거의 쓸 수 없어 글쓰기가 너무 힘들고 더딥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쓸 수가 없네요.

어제의 대략 상황은 어제 페북에 썼습니다.

오늘은 두가지 감상을 압축해서 쓰겠습니다.

 

<감사>

우주의 원리로

이 세상에 건강하게 태어난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동안 건강할 때는 미처 잘 몰랐습니다.

 

건강하게 태어나

건강하게 이 세상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한

하느님의 축복인지

뇌경색 오기 전에는

정말 몰랐습니다.

 

한쪽 눈이 잘 안보이다가

잘 보이게 되니

얼마나 눈이 소중한지

절감했습니다.

 

계속 잘 안보였다면

얼마나한 불행이 되었겠습니까.

 

왼손에 힘이 거의 빠져서

손가락을 펴거나 굽히기도 힘들어지니

손가락을 쥐락 펴락 하는 것만도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았습니다.

, 손가락으로 물건을 잡고

양손을 써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지

예전엔 잘 느끼지 못했습니다.

 

열손가락으로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 글을 쓰고

양 손 엄지손가락으로 폰 자판을 눌러서

자유롭게 메세지를 보낼 수 있는 것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왼손가락을 거의 못쓰게 되기 전에는

까맣게 생각 못했습니다.

 

<안해 생각>

안해를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잘 해 주고 싶었는데

행복하게 해 주고 싶었는데

 

뇌경색 오고

왼손가락을 잘 못쓰게 되어

수발을 들게 하니

눈물이 납니다.

언제 뇌출혈까지 와서

더 고생시키고

불행하게 할까봐

눈물이 줄줄 납니다.

 

3일째  <천만다행>

 

수십년간

반교육 교육현장,

숭일 종미 반민주 반민족 불법 불의한 나라

바로잡고자 갖은 고초 당하고

 

나와 각별했으나

불의해진 'ㅁ 조합, ㄷ 단체' 문제 해결해 보느라 잠 못자고

법리적 합리적 종합적 글 많이도 썼는데

되려 폭력, 명예훼손, 적대적 공격 수없이 받았네.

 

이렇게

민주 정의 평등 평화,

촛불혁명 정신 이루기 위해

수년간 쉴새없이 노력하던 중

부정맥, 심방세동 생겼지만

천만다행이네.

60여년 사는 동안

허송세월 보내지 않고

나름 최선을 다했다는 것

천만 다행이네.

그것이 부족하나마

글로 졸시로 책으로 영상으로 남았다는 것

천만다행이네.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안해에게

그동안

몇 번 사고 치고

잘못을 했는데

용서를 받아

정답게 살 수 있었으니

얼마나 감사하고 다행스런 일인가!

 

오늘은 집중치료실에 앉아

어렵사리 폰 누르며

눈물 짓고 있는 신세지만

엊그제 부정맥 시술날은

보호자로 종일 기다리며

함박눈 온다고

그리운 사람 만날거라고

성공적으로 시술 마친 날 반갑게 맞아주던

안해가 있어

참 행복했네.

 

바로 그 다음날

억울한 재판 조교육감 지원 기자회견 빨리 간다고

무식하게도 전속력으로

건널목을 건너다

현기증 나고

왼손에 힘이 쭉 빠져

법원 가는 것 포기하고

곧바로

뇌졸중 전문치료실 있는 근처 병원으로 갔으니

천만다행이네.

 

뇌출혈 아니고

국소적 급성 뇌경색이라니

그래도 천만다행이네.

멀쩡하던 왼 손가락 네 개

마음대로 못써

너무 마음 아프지만

엄지는 좀 괜찮고

양팔 힘 건재하니

불행중 다행이네.

 

약물치료, 재활치료 잘 하고

무리하지 않으면

더 나쁜 일 없고

좋아질 수 있다니

천만다행이지 무언가!

 

그러면 다시

안해를 행복하게 할 수 있고,

망나니 망국화 정권 몰아내는데 일조하며

촛불 승리, 대동세상 향해 함께 갈 수 있으니

이 또한 천행(千幸)이고 축복이지 않은가!

 

4일째 <아쉬움, 또는 후회>

좀 더 사랑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내 몸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고자 했으나
턱없이 모자랐습니다.

내 몸을 정말 사랑했다면
몸에 병을 키울 만큼
과로하고 혹사하거나
무모하게 전력 질주하지 않았을 겁니다.

내 몸 같은 안해를 위해서라도
보름달같이 원만구족한 사랑해야 하는데
하현이나 그뭄처럼 부족하여
너무나 후회 됩니다.

이웃 사랑의 마음으로
민주 정의 평등 평화 위해 노력했지만
선한 영향력이 많이 모자라
참으로 아쉽습니다.

5일째 <행복과 불행>

행복도

불행 후 더 애뜻하다.

 

불행이 없으면 좋겠지만

살아가는 동안

불행이 없을 수 없다.

 

그 불행이 계속되기만 하면

정말 불행할 것이다.

 

그러나

행복만 계속될 수 없듯

불행도 계속되지 않는다.

 

불행 뒤에 오는 행복이야말로

참 행복이다.

불행에 깃들어있던 행복이 피어나면

그것이

김동의 눈물 쏟아지는 행복이다.

 

살얼음 겨울을 넘어 오는 봄이

찬란하듯

쓰라린 아픔 이기고

도닥도닥 피어오르는 행복이

참사랑의 복락이다.

 

* 오늘은 24시간 심전도 검사기를 몸에 부치고, 약 먹고 주사 맞고, 재활운동 계속입니다.

필자가 급성 뇌경색으로 입원치료중 왼손가락 쓰기가 어려워지자, 안해가 일부러 써보라 하여 떨리는 왼손으로 바로 쓴 몇 글자(와중에도 필자의 마음이 나타난 듯)
필자가 급성 뇌경색으로 입원치료중 왼손가락 쓰기가 어려워지자, 안해가 일부러 써보라 하여 떨리는 왼손으로 바로 쓴 몇 글자(와중에도 필자의 마음이 나타난 듯)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다는 말을 절감히는 환자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다는 말을 절감히는 환자

 

편집 : 정영훈 객원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장

정영훈 객원편집위원  jyhkjm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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