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상시 노동자 5~49명 사업장에 확대 적용되는 날이다. 확대 적용을 유예한 2년이 드디어 끝났다. 한편, 유예기간의 연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아직 작지 않다. 대한민국 국회는 어떤 결말을 꿈꾸는가?

7일간(2024.1.21~1.27), 노동자 16명이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 7명의 두 배를 넘는다. 9명이 더 많다.

사고 발생의 하루 중 분포는 오전 7명, 오후 9명이다. 요일별 분포는 월 4명, 화 4명, 수 4명, 금 4명이다. 재해 유형 분포는 떨어짐 6명, 넘어짐 3명, 깔림 1명, 물체에 맞음 2명, 끼임 3명, 기타 1명(잠수작업)이다. 시도별 분포는 광역시 6명(서울 3명, 부산 2명, 울산 1명), 광역도 10명(경기 2명, 충북 1명, 전북 1명, 전남 1명, 경북 1명, 경남 3명, 제주 1명)이다. 16명 중 나이가 알려진 노동자 7명의 나이별 분포는 20대 1명, 30대 2명, 50대 2명, 60대 1명, 70대 1명이다.

삼가는 마음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정리해 본다.

게티이미지뱅크.  한겨레, 2023.1.31.
게티이미지뱅크. 한겨레, 2023.1.31.

1월 22일(월). 12:00경 서울 마포구 어느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이동식 비계에 올라가 미장 작업을 하던 중 높이 2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치료받다가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9일이 지난 1월 31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3:55경 울산 동구 어느 건설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철골 위에서 ㄷ형강을 설치한 후 이동하던 중 높이 약 3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23일이 지난 2월 14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5:40경 경기 평택시 어느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30대 노동자가 엘리베이터를 수리하려고 엘리베이터 승강로 내부 사다리로 이동하던 중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작동하면서 6m 아래 지하 2층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9:27경 서울 송파구 어느 주유소에서 노동자 1명이 자동세차기 설비를 점검하다가 작동 중인 브러시에 작업 모자와 함께 신체 일부가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15일이 지난 2월 6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월 23일(화), 10:00경 경남 김해시 어느 자동차부품 제조 사업장에서 플라스틱 사출물 원재료 500kg들이 대형 자루를 천장크레인으로 운반하던 중 대형 자루와 크레인에 연결된 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아래에서 작업하던 22세 노동자가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10:30경 경기도 용인시 어느 건설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덤프트럭 적재함을 올린 후 정비 작업을 하던 중 불시에 하강하는 적재함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14일이 지난 2월 6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1:48경 서울시 종로구 어느 신축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2명이 굴착기의 삽 부분에 탑승하여 흙막이 임시시설 띠장(wale·흙막이 벽의 지지재의 일종으로 벽면에 따라 적당한 깊이마다 수평으로 댄 부재)의 설치를 완료하고 내려오다 높이 약 5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60대 남성 노동자는 목숨을 빼앗겼고, 다른 50대 남성 노동자는 부상을 입었다. 15:30경 경남 창원시 어느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관을 철거하려고 고소 작업대에 탑승하여 작업하던 중 고소 작업대와 관 사이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14일이 지난 2월 6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월 24일(수), 07:30경 부산 수영구 어느 의료시설에서 노동자 1명이 미화 용품을 지하로 운반하던 중, 비상계단에서 넘어져 치료받다가 53일이 떠나간 3월 17일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55일이 지난 3월 19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5:20경 전북 군산시 어느 고등학교 리모델링 현장에서 건물 4층 단부에서 50대 노동자가 쇠 지렛대로 H형강 위치를 조정하던 중 쇠 지렛대가 튕겨 나가면서 그 충격으로 높이 9.5m 아래 지상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6:00경 전남 곡성군 어느 골재 생산 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압력여과기 수리 작업에 필요한 테스트를 하던 중 유압 실린더가 폭발하여 커버에 얼굴을 맞아 목숨을 빼앗겼다. 16:15경 경남 거제시 어느 조선소의 접안시설인 안벽에서 선박 외벽에 붙은 따개비와 같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잠수 작업을 하던 조선소 협력업체 소속 31세 노동자가 작업 종료 신호에도 응답이 없어 지상으로 끌어올려졌으나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돼 목숨을 빼앗겼다.

1월 26일(금), 08:10경 부산광역시 기장군 □숲 벌목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재선충 피해목을 벌목하던 중 넘어지는 나무에 맞아 목숨을 빼앗겼다. 08:45경 제주 제주시 어느 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차양시설 상부에서 차양시설을 해체하던 중 밟았던 차양시설이 파손되면서 높이 약 3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12일이 지난 2월 7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0:18경 경북 영덕군 어느 리조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약 1m 높이 작업대에서 벽돌을 쌓는 작업을 하던 70대 노동자가 바닥에 쓰러진 채 발견되어 치료받다가 목숨을 빼앗겼다. 12:59경 충북 진천군 덕산읍의 어느 마트에서 60대 노동자가 플라스틱 박스에 올라가 나사못을 조립하다 발을 헛디뎌 높이 약 30cm 아래 바닥으로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혀 병원으로 옮겼으나 28일에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7일이 지난 2월 2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 106년 2월 1일

*관련 기사: [2030 리스펙트] 청년을 죽이는 전통의 나라 / 곽승희(한겨레, 2019.8.4.)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90445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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