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꼽다 못해 요망진 아해'에게 주는 평생의 선물 셋

‘아꼽다 못해 요망진 아해’(제주어로‘사랑스럽다 못해 똑똑한 아이)를 위해 OPP 재질의 투명캡슐 속에 자른 편광필름을 넣고, 편광필름 앞에서 아름다운 무늬와 색상을 감상하는 창작실험 [빛 튐 아트 25]에 이어 [빛 튐 아트 23]을 선보인다.

[빛 튐 아트 23]은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과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한 예술 작품을 만들어보고, 책을 읽을 때 유용한 책갈피로 활용할 수 있고, 의미 있는 선물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다음의 시(詩)는 체험과학 창작실험 [빛 튐 아트 23]을 8자 9행 72자로 요약한 것이며, OPP 봉지에 넣은 아크릴 거울 앞에 편광필름 조각과 OPP 조각을 잘라 품고 리본까지 매단 과학과 예술의 융합이다.

 

 

햇빛달빛 물결반사

반짝이는 윤슬이랑

빛구슬과 물비늘이

산산조각 두번꺾임

맘껏자른 빛가리개

빛거름판 거울사이

자유롭게 어울리며

서로이웃 새긴예술

빛튐윤슬 책갈피로

 

 

사진 김인수 / 빛 튐 아트 23(photoelastic art 23) 앞
사진 김인수 / 빛 튐 아트 23(photoelastic art 23) 앞

 

 

사진 김인수 / 빛 튐 아트 23(photoelastic art 23) 뒤
사진 김인수 / 빛 튐 아트 23(photoelastic art 23) 뒤

 

 

[빛 튐 아트 23]의 재료(편광필름 조각, 아크릴 거울, OPP 봉지와 테이프, 리본)와 도구(모양 펀치, 문구용 혹은 가정용 일반 가위)는 인터넷 쇼핑몰(다이소, 쿠팡 등)에서 한 끼 식사비쯤으로 구할 수 있다.

만약 재료와 도구를 하나하나 구하기가 귀찮다면, 인터넷 쇼핑몰(바로몰, 참사이언스 등)에서 살짝 다듬어 둔 [빛 튐 아트 23] 재료 꾸러미를 구매할 수도 있는데 5인용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빛 튐 아트 23]의 실험 시작은 ‘OPP 봉지에 꼭 맞게’ 아크릴 거울의 가장자리를 살짝 잘라 OPP 봉지에 넣는 것이다. 물론 이때 ‘보호 비닐 없애기’를 잘 끝낸 후의 아크릴 거울이어야 한다.

실제 실험에서 흔히 놓치는 것이 ‘보호 비닐 없애기’이다. 편광필름(양면)도 아크릴 거울(단면)도 공급될 때 보호 비닐이 붙어있고, 맑고 깨끗하게 볼 수 있으려면 그 비닐을 떼야 한다.

 

 

사진 김인수 / 편광필름과 아크릴 거울의 보호 비닐을 뗀 모습
사진 김인수 / 편광필름과 아크릴 거울의 보호 비닐을 뗀 모습

 

 

[빛 튐 아트 23]의 다음 과정은 편광필름 조각을 가위나 모양 펀치로 자유롭게 잘라, OPP 봉지에 든 아크릴 거울의 반사면 위에 일부 혹은 전부가 서로 겹치도록 넣고, OPP 봉지 속에서 쉽게 움직이게 둔다.

[빛 튐 아트 23]의 마무리는 OPP 봉지의 입구를 OPP 테이프로 잘 닫고, 펀치로 낸 구멍으로 리본을 깔끔하고 예쁘게 묶은 다음 네임펜으로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그리는 것이다.

[빛 튐 아트 23]에서 “편광필름과 편광필름 사이에 OPP 물질이 존재할 때만 빛 튐이 나타난다”라는 조건을 놓치면 아래와 같이 무채색의 편광필름에 투명한 OPP 테이프만 그냥 붙은 것처럼 볼 수 있다.

 

 

사진 김인수 / 빛 튐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천연색이 아님
사진 김인수 / 빛 튐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천연색이 아님

 

 

빛은 헤아릴 수 있고, 가두어 둘 수 있는 입자일까? 아니면 헤아릴 수 없고, 가두어 둘 수 없는 파동일까? 현재까지 알려진바, 빛은 입자성과 파동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이중성을 띤다고 한다.

빛의 본성을 파동으로 보던 때가 있었다. 소리는 종파이나 빛은 횡파이다. 빛이 횡파라는 사실은 편광 실험으로 쉽게 증명된다. 편광은 한쪽으로만 진동하는 빛으로 편광필름을 통과한 빛은 모두 편광이다.

편광필름을 크게 확대하면 그물처럼 생겼는데, 가로세로 양방향이 아니라 가로 든 세로 든 한 방향으로만 되어 있다. 빛이 이 그물(편광필름)을 통과하면 한쪽으로만 진동하는 빛(편광)이 된다.

그러므로 두 편광필름 중 한 장의 방향을 90도 회전시켰을 때 편광은 다른 편광필름을 통과한 편광과 빛의 진동하는 방향이 서로 수직이 되므로 어둡게 되는 것이다.

 

 

사진 김인수 / 배경이 어둡다
사진 김인수 / 배경이 어둡다

 

 

사진 김인수 / 90도 회전 후 배경이 밝다
사진 김인수 / 90도 회전 후 배경이 밝다

 

 

편광필름은 현대인의 생활필수품이 된 디스플레이 화면을 '맑고 뚜렷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는 핵심 소재로, 디스플레이 패널 원가의 약 1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부품이다.

편광필름은 여러 방향으로 진동하는 자연광을 한쪽으로만 진동하는 편광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디스플레이 화면에 나타나는 영상이 더욱 선명하고 깨끗하게 보이게 된다.

OPP는 PP를 한 방향 또는 양방향으로 잡아당겨 만든 것으로, 열에 강하고 무취 무독성이라는 특징이 있으므로 빵, 과자 등의 식용제품 봉지, 포장용 테이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OPP는 방해석이나 일부 보석류처럼 복굴절을 한다. 복굴절은 편광이 물질을 통과할 때, 입사한 빛의 파장이 같더라도 편광 방향에 대한 굴절률이 다른 경우 빛이 갈라지는 현상이다.

광탄성은 물체 내부의 분자 배열 변형으로 인해 빛의 간섭과 회절이 일어나는 물리적인 특성이다. 이에 따라 오색무늬가 나타나며, 자연과학적인 아름다움과 이해 그리고 예술의 경지까지 다다를 수 있다.

광탄성은 물질에 빛을 쪼일 때, 물질 내부의 변형으로 인해 빛의 편광 방향이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물질의 변형 정도를 측정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물질의 구조와 성질을 연구할 수 있다.

유리·셀룰로이드·합성 수지 같은 투명 탄성체에 힘을 가하고 편광(偏光)을 통과시키면 편광판(偏光板)에 아름다운 줄무늬가 나타나는 현상, 광탄성을 우리말로는 ‘빛 튐’이라고 한다.

물질의 구조와 성질을 관찰하는 도구 편광현미경도 빛 튐을 활용한 것이며, 편광판과 검광판(편광의 방향 조절)을 사용하여 물질의 결정 구조와 광학적 성질을 분석함으로써 물질을 연구하는 것이다.

 

 

사진 김인수 / 빛 튐 아트, 2015년 소명여고 1학년 송가을 만듦
사진 김인수 / 빛 튐 아트, 2015년 소명여고 1학년 송가을 만듦

 

 

필자는 일본의 창작실험 연구개발 일반화 전문가 축제 “青少年のための科学の祭典” 全国大会에 9회(2000년, 2001년, 2002년, 2003년, 2004년, 2005년, 2006년, 2009년, 2017년), TOYAMA大会에 2회(2006년, 2007년), OSAKA大会에 9회(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2021년, 2022년, 2023년) 모두 20회 한국 대표로 초대받았다.

 

 

​사진 김인수 / 青少年のための科学の祭典 金仁洙 초대 20회 기록만든이 김인수 / 한국대표로 초대된 20회의 기록
​사진 김인수 / 青少年のための科学の祭典 金仁洙 초대 20회 기록만든이 김인수 / 한국대표로 초대된 20회의 기록

 

 

[빛 튐 아트 23]은 OPP 봉지에 넣은 아크릴 거울 앞에 편광필름 조각을 잘라 품고 리본까지 단 책갈피로 [第 32 回 青少年のための科学の祭典 大阪大会 2023]에 초대되어 6번 부스에서 발표하였다.

 

 

사진 김인수 / 오사카과학축제 2023 김인수 부스 배너
사진 김인수 / 오사카과학축제 2023 김인수 부스 배너

 

 

사진 박진영 / 2023 오사카과학축제가 열린 오타니 고등학교 앞, 5번 부스 성종규 박사와 필자(모자 쓴 이)
사진 박진영 / 2023 오사카과학축제가 열린 오타니 고등학교 앞, 5번 부스 성종규 박사와 필자(모자 쓴 이)

 

 

아래의 시(詩)는 [빛 튐 아트 23]를 ‘photoelastic bookmarks’(光弾性のしおりを作ろう라는 이름으로, OPP 봉지에 넣은 아크릴 거울 앞에 편광필름 조각을 잘라 품고 리본까지 단 책갈피를 [第 32 回 青少年のための科学の祭典 大阪大会 2023]에 발표하고 온 소회이다.

 

 

별을딴듯 비유일본

청소년을 위한과학

축제초대 스무번째

도쿄물론 도야마와

오사카와 나고야와

시즈오카 까지초대

처음에는 배우다가

차츰차츰 가르치고

이젠아예 오랜친구

 

 

[빛 튐 아트 23]은 과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한 예술 작품이다. 이 작품을 만들면서 빛의 특성과 편광필름의 성질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통찰력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다.

자연 현상을 관찰하고 분석하여 이론을 도출하는 과학과 인간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창조적인 활동 예술은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과학실험은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하며, 예술은 직관적이고 감성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하지만, 과학실험과 예술은 모두 창의적인 사고와 상상력이 필요하므로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창출한다.

간단한 재료로 만들 수 있으며,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다. 휴대전화기로 뻔하게 놀면서 시간만 보내는 것보다, 간단한 재료로 살짝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빛 튐 아트는 이야기를 간직한 체험과학 창작실험이다. 이 작품을 만들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창의성을 키울 수 있다. 이어지는 [빛 튐 아트] 시리즈는 흥미를 더할 것이다.

 

 

편집 :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pppp7799@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