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는 구원의 독점 망상에서 벗어나라

한겨레신문 사옥 청암홀 로비에 있는 조형물 / 필자사진
한겨레신문 사옥 청암홀 로비에 있는 조형물 / 필자사진

3월 9일 한겨레신문 사옥 청암홀에서 최재영 목사의 시국 강연을 2시간 경청했다. 최재영 목사는 20여 년 미국과 한국, 북한을 왕래하며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행동하는 종교인이다. 통일 운동가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2년간 윤석열 정부의 반통일 반평화 반민주 등 온갖 퇴행적인 행태를 참고 참다못해 김건희 디올 백을 폭로하면서 천공 윤석열 김건희의 숨은 악행을 폭로하는 시국 강연을 계속해 오고 있다.

최재영 목사는 일반인이 알지 못하는 미국의 실체와 북한의 실상에 대해 정보가 풍부하고 천공의 정체도 꿰뚫고 있어 최재영 목사의 시국강연을 듣고 나면 가려졌던 눈이 시원하게 열리는 느낌이 든다. 세계의 패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미국의 무서운 야욕과 계략에 동북아는 전쟁의 위험에 점점 노출되고 있고 그 속에서 한반도는 미국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놀림을 당하고 있는 형국이다. 북한은 그런 미국의 동북아 체스판에 쓰이는 하나의 구실에 불과하다.

​강연이 끝나고 저녁 식사 후 식당을 나서는데 70대 초반 쯤의 선량해 보이는 남자분이 아는 체를 하며 말을 걸어왔다. 같이 강연을 들었으니 아주 모르는 사람도 아니겠고 나도 자연스레 아는 체를 하며 대화를 했다.

자하철을 타러 길을 가면서 우리는 최재영 목사의 강연을 듣고 시야가 넓어졌다며 이런 강연을 많은 사람들이 듣고 미몽에서 깨어나면 좋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그런데 그분이 나에게 교회를 다니냐고 물어보는 것이다.

"저는 전광훈 때문에 50년 다니던 교회를 끊었습니다."하고 내가 대답하니

"아니 왜요?" 물어본다.

"하나님 까불면 죽어. 예수님 꼼작 마. 등, 미친 소리를 해대는 전광훈을 개신교는 징계하지 않고 어느 목사 하나 전광훈 멱살을 잡는 사람 없는 것을 보고 개신교는 썩었다고 생각했죠. 사실 보수 개신교나 전광훈이나 사이비나 도긴개긴입니다. 저는 이런 개신교가 너무 부끄러워 뛰쳐나왔습니다. 개신교는 착한 바보를 만드는 종교입니다. 천국 타령만 하며 현실에서는 비겁하게 물러서 있는 사람들이죠"

"아, 그래도 전광훈도 하나님 믿는 사람이고 가끔 옳은 소리도 하고 결국에는 구원받겠죠"

나는 그 말에 그만 뚜껑이 열리고 말았다.

"아니 전광훈이 구원받는다고요? 이놈은 지옥 갈 놈이죠. 미친놈이 어떻게 하나님을 믿는다는 겁니까? 하나님 믿으면 다 구원받는가요? 말도 안 되죠. 내가 얼마 전에 전도지 돌리는 아주머니가 '예수 믿고 천국 가세요' 하길래 '예수 믿어야 천국 갑니까? 올바로 살아야 천국 가지요' 하니까 아주머니가 '옳은 말씀입니다' 하더라고요"

"세상에 올바른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교회에는 다 죄인들이 있지요. 믿음으로 구원 받는 것....."

나는 그 사람의 말끝에 또 화가 솟구쳤다. 내가 50년 교회 다닌 사람인데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것도 아니고 어줍잖은 설교를 나에게 풀으려는 것이었다.

"믿음으로 구원 받는다고요? 에수가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에게 올 자가 아무도 없다'고 한 그 성경귀절을 설교 때마다 들먹이면서 예수만 믿어야 구원받고 천국가는 것으로 목사들이 교인들을 세뇌하고 가스라이팅하는 겁니다. '나'라는 것은 예수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진리, 진실, 사랑'을 지칭하는 것으로 진리와 진실, 사랑의 정신으로 살아야 천국에 간다는 뜻입니다. 기독교의 말도 안되는 왜곡, 외골수 설교에 빠지면 안됩니다.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을 해야죠. 그럼 불교신자들은 구원받지 못합니까?"

"................."

"제가 10년 전에 도올 김용옥 강의를 듣고 크게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도올 김용옥은 집안이 기독교 집안이고 본인이 신학대학교도 나왔지만, 그분의 강의는 기독교의 어리석음을 깨치는 훌륭한 강의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전래 된 지가 200년 되었는데, 그러면 우리나라 오천 년 역사에서 200년만 구원 받고 4,800년 동안 살았던 우리 선조들은 다 구원 받지 못하고 지옥에 가 있는 거냐?'고 도올이 통탄하는 강의에 저의 옹졸한 기독교 구원관이 깨지고 말았습니다. 특히 개신교 목사들의 세뇌와 가스라이팅 설교를 주의해야 합니다."

"그래도 행위로 구원 받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구원 받는......"

"그러면 나쁜 짓 해도 예수만 믿으면 구원 받고 올바르게 살아도 예수 안 믿으면 구원 못 받나요? 이런 말도 안 되는 억지가 어디 있습니까? 저도 친구가 목사도 있고 장로도 있지만 대화를 해보면 선생님과 똑같은 말을 하는데, 이렇게 맹신과 세뇌가 무서운 것입니다. 예수가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가는 것이 아니요,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천국에 간다'고 한 말도 있죠."

내가 열을 내며 말을 독점하는 사이 지하철 역에 도착하였다. 말문이 막힌 그 사람은 화장실을 들려야겠다며 악수를 청하고 종종걸음으로 사라졌다. 나도 피곤하여 번갑게 악수하고 헤어져 지하철 플랫홈으로 내려갔다. 처음 보는 그 사람은 어떻게 최재영 목사 강연에 온 것일까? 아마도 개신교인으로 목사에 대한 친근감과 동류의식에서 온 것일까? 그리고 나에게 대화 서두를 교회에 다니냐고 물어 보았을 때 교회에 다니면 같은 교인으로 좋고 아니면 전도를 하려고 했을까? 그 사람의 속내는 알 수 없지만 고루한 개신교인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내가 50년 교회를 다니며 한때는 신학을 하고 목사가 되어 볼까 생각도 했지만, 교회를 다닐수록 실망과 혼돈이 커지던 차에 전광훈이 핑곗거리가 되어 5년 전 교회를 뛰쳐나오고 보니 오히려 가려졌던 눈이 열린 듯 세상이 더 밝게 보이고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 교회에서는 주기적으로 유대인이 하나님의 선민이라고 가르치면서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노벨상도 휩쓸고 세계의 정,재계를 장악하며 미국도 쥐락펴락한다고 유대인과 이스라엘을 찬양한다.

그렇다고 하나님의 선민이라는 이스라엘이 오늘날 팔레스타인에서 수만 명의 민간인을 폭살하는 것은 괜찮은 것인가?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인가? 그것이 예수의 가르침인가? 그것은 하나님의 선민이 해야 할 짓이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을 욕보이며 조롱하는 것이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를 희롱하는 것이다. 마치 전광훈처럼 말이다. 그것들은 악마의 사주를 받은 멸망 받을 저주의 행악일 뿐이다.

한국의 개신교인들이여. 원수도 사랑한 예수의 절대적인 사랑의 정신으로 모두 돌아오라. 이기적인 구원관에서 모두 돌아오라. 최재영 목사님이 외치신다. christian of korea, the all back.

푸른 지상 위의 석양에 물든 구름이 천상의 세계처럼 환상적으로 보인다 / 연준희 시진작가(빛사랑 동호인) 작품
푸른 지상 위의 석양에 물든 구름이 천상의 세계처럼 환상적으로 보인다 / 연준희 시진작가(빛사랑 동호인) 작품

 

편집 : 조형식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장

 

조형식 편집위원  july2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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