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운동권의 세번째 대회전

이재명과 한동훈 윤석열. 그림 출처 : 한겨레
이재명과 한동훈 윤석열. 그림 출처 : 한겨레

조국혁신당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일은 우연일 수가 없다. 역사적 맥락을 짚어 살펴보자. 21세기 한국현대사는 운동권과 검찰이라는 이 나라 양대 파워집단간의 대결로 점철됐다. 검찰출신 한동훈이 선거기간 내내 운동권 때리기 전략을 고집하는 건 이유가 있다. 그는 이 게임의 본질이 무언지 잘 알고 있다.

양강 대결 출발점은 노무현 집권 초기 '검사와의 대화'였다. 젊은 검사들은 노무현이 몇학번이냐고 물으며 조롱했다. 마침내 사라예보의 총성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노무현의 부엉이바위 투신이다. 이때 노사모 지지자들이 검찰에 이를 갈았다. 검찰의 망신주기가 원인이라고 봤다. 그들의 눈에는 핏발이 서있었다.

운동권은 절치부심하다가 노무현 비서실장 출신 문재인이 집권해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야말로 제대로 손을 봐주려고 했다. 미국 유럽처럼 검찰이 수사는 하지 않고 기소만 담당하도록 검수완박을 시도했다. 검찰청을 기소청으로 만들려고 했다. 검찰은 손발을 잘릴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웬걸, 검찰총장 윤석열이 나타나 멋지게 되치기를 성공했다. 검찰개혁을 자기가 하겠다고 장담하며 문재인을 갖고 놀았다. 상대방에 속임수를 걸어 오인하도록 하는 위계를 구사했다. 그 결과 문재인의 오른팔 법무장관 조국이 노무현에 이어 두번째 희생물이 됐다. 그의 가족은 도륙되고 멸문지화를 당했다.

그리고 다음달 총선을 앞두고 있다. 운동권과 검찰의 용호상박 세번째 쟁투다. 노무현 문재인의 연패에 이어서 초죽음이 됐던 조국이 운동권 대표 선수로 나섰다. 그는 더이상 잃어버릴 것이 없다고 말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흐름을 보면 막상막하 혼전 양상이다. 검찰정권 심판여론이 만만치 않지만 민주당 내부가 어지럽다. 이재명은 전쟁을 앞두고 문정권 인사들을 잘라내 결연함을 보여주었다. 윤의 위계에 걸려 정권을 내준 책임을 물었다. 비명횡사라는 말이 나왔다. 정권심판에 힘을 모아야 하는데 전력이 약화되는 듯했다.

한국 정치의 역동성은 다른 나라에서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투표일 한달 앞두고 조국혁신당이 돌연히 나타나 선거판을 뒤흔들고 있으니. 지지율 10%를 단숨에 뛰어오르고 20%를 넘나들면서 극적인 반전을 예고한다. 운동권과 조국의 기사회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4월10일 벚꽃이 피는 날 저녁 누가 웃을까. 벚꽃대전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지난 20여년 대한민국은 무림의 양대계파간 목숨을 건 혈전의 연속이다.

편집 : 심창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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