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2024.3.10~3.16), 노동자 14명이 또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 15명보다 1명이 적다.

사고 발생의 하루 중 분포는 오전 9명, 오후 5명이다. 요일별 분포는 일 1명, 월 2명, 화 1명, 수 3명, 목 4명, 금 2명, 토 1명이다. 재해 유형 분포는 떨어짐 9명, 깔림 2명, 물체에 맞음 1명, 끼임 2명이다. 시도별 분포는 광역시 3명(서울 2명, 인천 1명), 광역도 11명(경기 5명, 충북 2명, 충남 3명, 전남 1명)이다. 14명 중 나이가 알려진 노동자 7명의 나이는 20대 1명, 40대 1명, 50대 1명, 60대 3명, 70대 1명이다.

삼가는 마음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정리해 본다.

3월 10일 (일), 09:49경 서울특별시 강남구 어느 사옥 기계식주차설비 리모델링 공사현장에서 우즈베키스탄 국적 26세 하청 노동자가 주차설비 팔레트를 해체하다가 개구부로 높이 약 15.7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통상 아파트 1층 높이가 약 2.3m임을 감안하면, 노동자가 떨어진 높이 15.7m는 아파트 약 7개 층에 해당한다.

3월 11일(월), 10:55경 경기 의정부시 어느 아파트에서 노동자 1명이 나무 위에서 가지치기하다가 높이 약 2.5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11일이 지난 3월 22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2:35경 경기 부천시 원미구 어느 4층짜리 상가주택 건물 4층 외벽에서 70대 남성 노동자가 작업용 밧줄을 연결한 간이 의자를 타고 건물 외벽 틈에 실리콘을 주입하는 방수 작업을 하다가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연합뉴스, 2024.3.11.).

3월 12일(화), 08:47경 인천 서구 어느 연구동 건물 신축 공사현장에서 A형 사다리에 올라가 오수 관을 설치하던 노동자 1명이 높이 약 1.7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7일이 지난 3월 19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한겨레, 2022.1.25.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한겨레, 2022.1.25.

3월 13일(수), 08:40경 전남 무안군 일로읍 어느 도로 교각 공사현장에서 60대 노동자가 클램셸(Clamshell) 크레인 버킷 위치를 확인하다가 회전하는 클램셸 크레인 몸체와 가설 난간 사이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클램셸 크레인은 좁은 장소의 토사를 굴착하는 크레인형 굴착기계다.

2024. 3. 13. (수), 13:55경 충남 금산군 어느 주물 공장에서 60대 노동자가 천장크레인 상부에서 점검 작업을 하던 중 크레인 새들과 기둥 사이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천장크레인은 공장 건물 내 천장 부분에서 두 개 레일을 따라 짐을 매달고 주행하는 설비다. 14:34경 경기 포천시 어느 소나무 방제사업 현장에서 50대 남성 노동자가 벌목 작업을 하던 중 벌도목에 의해 넘어지는 길이 40m, 지름 24cm 인근 나무에 맞아 목숨을 빼앗겼다.

3월 14일(목), 11:02경 경기 광주시 어느 공원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석물을 운반하다가 뒤로 밀리는 운반장비(콤바인)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11:20경 서울 강서구 어느 R&D센터 신축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소방 배관에 대해 용접하다가 드라이에어리어(Dry area)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드라이에어리어는 환기가 이뤄지도록 천장을 뻥 뚫어 놓은 공간이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8일이 지난 3월 22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5:40경 충남 천안시 서북구 어느 식당 리모델링 공사 현장에서 A형 사다리 상부에 올라가 전기 배전 작업을 하던 60대 노동자가 뒤로 넘어지면서 높이 약 1.2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다가 사고 발생 6일 만인 3월 19일 목숨을 빼앗겼다(연합뉴스, 2023.3.20.). 이 사고는 발생한 지 8일이 지난 3월 22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8:50경 충남 서산시 고북면의 어느 농로에서 불법 체류 상태인 태국인 35세 노동자가 지게차를 운전하다가 논으로 빠지면서 지게차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숨졌다(연합뉴스, 2024.3.14.).

3월 15일 (금), 10:20경 충북 괴산군 어느 공장의 천막 지붕 위에서 노동자 1명이 천막 천갈이 작업을 하던 중, 천막이 찢어지면서 높이 약 6m 아래로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0:40경 충북 단양군 어느 소수력 발전소에서 노동자 1명이 지하에 설치됐던 터빈 발전기를 지상으로 인양하려고 개구부를 열고 작업하던 중 개구부 바닥으로 높이 약 9.5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3월 16일(토), 08:50경 경기 안성시 어느 플라스틱 제품 제조 사업장에서 문제가 발생한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점검하던 40대 노동자가 높이 약 13m 아래 엘리베이터 피트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 106년 3월 22일

*관련 기사: [이상헌의 바깥길] 죽음이 다른 죽음으로 잊히는 사회(한겨레, 2022.1.25.)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28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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