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파다. 대통령을 파면한다. 대파인 내게 이 일은 참 쉽다.
태양과 달과 별이 웃는다.
하늘아래 자연만물도 웃는다.
하지만 내 마음을 들여다보니
어둡고 음습한 기운이 감돈다.
정신과 영혼이 맑고 밝지 못하고
욕심과 욕망이 심신을 지배하기에
마음과 몸이 침체되어 처지는 거다.
다스리고 또 다스리려 했지만
나는 나를 넘지 못한 거다.
심신을 닦고 조이며 수양했지만
말짱 헛짓거리 한 거다.
외부 자연환경과 사람까지도
항상 그대로이지만
나의 저급한 변덕이
나를 더 괴롭힌 거다.
그래서
이 모양 이 꼴로 사는 거다.
난 낮에는 태양 빛을 받고
밤에는 별과 달빛을 받는다.
난 그들의 빛으로 살아간다.
또한 천지간에 가득한 자연만물을
친구로 삼고 양식으로 살아간다.
그런데 난 일평생 누굴 비춰주고
누구의 친구가 되었으며
누구의 양식이 되었는가?
참 가소롭고 한심하도다.
편집 :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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