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경향, JTBC 모두 진보적 언어를 공급한다. 공급자가 많아지니 매우 기쁘다. 나는 이 세 가지 매체를 모두 좋아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한겨레에 대한 내 마음은 특별하다. 한겨레가 내게 뭘 안겨주는 것도 없다. 한 매체에 ‘올인’하는 건, 교수들에게 여러모로 불리하다. 더구나 여느 중앙일간지와 마찬가지로 한겨레 역시 ‘지방’을 무시한다. 지방대출신, 지방대교수를 입에 올리거나 언급하는 걸 격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건 jtbc 못지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한겨레에 마음이 더 가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진보가 상품이 되지 않고 시장도 형성되지 않아, 밥을 굶을 때에도 굴하지 않고 진보적 언어를 ‘선물’로 공급해 준 유일한 신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돈이 안 될 때에도 진보적 언어의 생산을 중단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대단히 감사하고 다행스럽게 생각하지만 나는 경향과 jtbc로부터 이런 고귀함을 기대할 수 없고 그것을 기대해서도 안 된다.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겨레와 달리 이들은 돈이 되기 때문에 진보를 상품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돈이 안 되어도 이들이 진보적 언어를 공급할 지 나는 장담할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을 이들로부터 요구할 필요도 없다. 돈에서 시작했으니 돈으로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진보가 더 이상 돈이 안 된다면, jtbc와 삼성은 손석희를 당장 해고하고 전원책 변호사를 그 자리에 앉힐 것이다.'

2015년 7월 '조선일보 품에 안긴 한겨레'(http://www.hani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93)란 글로 한겨레 사랑의 마음을 밝힌 한성안 영산대 교수가 지난 9일 다시 한 번 '한겨레 사랑가'를 불렀다. 지난 2015년 5월까지 2년동안 <한겨레>에 ‘한성안의 경제산책’이란 칼럼을 냈고 경제분야 파워블로거다. 그는 최순실 게이트로 삼성이 면모를 쇄신하고자 모든 신문에 고액의 광고를 발주했지만 한겨레신문은 그 광고를 거부했다며 "한겨레는 돈 안 되는 짓만 골라서 해 눈물이 난다." 밝혔다. 그는 또 9일 한겨레신문의 주식을 샀다며 한겨레가 돈에 좌우되는 ‘시장’에서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우리에게 가치 있는 ‘선물’을 주는 신문으로 남기를 바란다면, 그것을 후원하고 보답하는 게 상식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한성안 교수의 블로그 글 전문 보기
http://m.blog.naver.com/saintcomf/220906550641

 

이동구 에디터  do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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