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김선태 주주통신원

사마귀라는 곤충은 곤충 중에서도 육식 곤충이다. 비록 그리 크지는 않지만 이 사마귀는 날카로운 앞방에는 작은 가시 같은 톱니를 가지고 있어서 한 번 움켜쥐면 사람도 아픔을 호소할 정도로 강력한 힘을 내다. 이런 사마귀는 다른 곤충들을 잡아jr고 산다. 그 사마귀가 우리 집에는 매년 자라서 알을 낳고 늦봄부터 첫 여름 무렵에는 아주 작은 새끼들이 나와서 그 파랗고 앙증맞은 모습으로 무엇을 잡아먹겠다고 기어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사마귀를 보기 시작한 것은 벌써 6년째나 되는 것 같다.

아마 우리 주변에서 그것도 논밭이나 집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곤충 중에서는 가장 무서운 곤충(어린이들은 잡을 수가 없을 만큼 험하게 생기기도 하고 실제로 앞발로 움켜쥐면 아이들의 손가락에는 상처가 날 정도로 힘도 센)이기 때문에 쉽게 접근을 하기도 어려운 곤충이다.

이 녀석 얼마나 웃기는가 하면 자기보다 몇 백배 또는 1000배 정도나 되는 소가 오면 자기가 덤비겠다고 앞발을 들고 나서는 녀석이 바로 이 사마귀이다. 그래서 중국고사에서는 이 사마귀가 마차를 막겠다고 앞발을 들고 덤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생긴 4자성어가 있다. 당랑거차(螳螂拒車)라는 말인데 <당랑>은 사마귀이고 <거차>란 차를 거부한다는 말이니 덤빈다는 말이다. 즉 사마귀가 마차를 보고 덤빈다는 말이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이란다. 정말 사람에게도 마구 덤벼드는 성질이 사나운 곤충이니 그럴 만도 하다. 그래서 이 당랑거차라는 말은 너무 어처구니없는 일을 하는 겁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 된다. 우리말에 ‘계란으로 바위치기’나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뜻으로 쓰일 수 있다.

그런데 불가사의 한 것은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동의 우리 집의 주변에서 이 녀석이 자라고, 곤충을 잡아먹으며 자라서 가을이면 알을 낳곤 한다는 것이다. 하긴 여름철에 우리 집주변의 풀밭에서는 풀무치와 여치 같은 곤충들이 몇 마리씩 보이곤 하였다. 너무 귀엽고 반가워서 혹시나 아스팔트로 기어 나오면 잡아다가 풀밭에 놓아주곤 하였는데, 이 사마귀 여석이 몽땅 잡아먹어 버렸는지 가을에 들어선 여치도, 풀무치도 보이지 않았으니 정말 잡아먹힌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 집에는 유기농으로 작물을 심어먹기 때문에 화분에서 지렁이가 나오기도 하고, 옥상의 작물에는 달팽이와 민달팽이까지 나와서 작물을 뜯어 먹고, 가끔은 거세미가 애써 심어놓은 모종의 목을 자르기도 한다. 이 고약한 곤충의 애벌레는 흙 속에서 살면서 애써 심은 작물을 흙과 작물이 만나는 지점에서 싹둑 잘라먹어 버리는 고약한 녀석이다.

이런 것들이 자랄 수 있는 횐경이란 유기농으로 인정을 받을 만한 환경이 되는 것이다.

바로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는 논에서 벼메뚜기가 날아다니면,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되듯이 말이다. 일종의 지표 곤충이라거나, 지표동물이라고 하여도 좋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사마귀가 있다는 것은 이런 곤충이 제법 산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먹이사슬이라는 고리를 생각하면, 적어도 사마귀 한 마리가 자라려면 적어도 수십 마리의 다른 곤충이 있어야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서울에서 이런 곤충을 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집에서 얼마 멀지 않은 인왕산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인왕산에서 사마귀가 날아서 올 거리는 전혀 아니다. 그리고 이미 아주 어린 사마귀들이 십여 마리나 기어다는 것을 보았으니 다른 곳에서 온 것은 더더욱 아니라는 증거가 될 것이다.

어찌 되었든 홍제동에서 사마귀가 자라는 집이 우리 집이다. 그 만큼 많은 수목이나 화초가 있고, 그런 속에서 이런 곤충들이 자라고 있고, 그래도 농약을 치지 않은 까닭에 무사히 자라서 번식을 해가는 것이다.

올 가을에도 암컷 한 마리가 아주 커다란 배를 뒤룩거리며 어딘가에 알을 낳기 위해 찾아다니는 것을 보고, 일부러 풀이 더 많은 곳, 알을 낳아서 붙여 둘만 장소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 주기까지 하였다.

내년에도 이 반가운 곤충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말이다.

김선태 주주통신원  webmaster@hanion.co.kr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