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새난슬씨와 관련하여

이리저리 요모조모 곰곰히 생각해 보아도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한겨레신문의 여성주의적 시각을 늘 지지해 온 독자로서 가늠해 보려고 애를 써보기도 했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아 결국 이 글을 쓰기로 했다.

금요일판 <책과 생각>란에 정새난슬씨의 <평판 나쁜 엄마>라는 코너를 읽을때마다 참으로 안타깝고 씁쓸하다.특히 이번주 12월 1일자, <양육비 들어온 날>이라는 글은 과연 이 필자가 <자기성찰>이라는 것을 해본 적은 있는지 되묻고 싶다. 물론 정새난슬씨가 왜 이혼을 하게 되었는지 그 구구절절한 사연은 모른다. 그렇지만 아이 아버지를 대하는 태도는 폭력적이기까지 하다. 양육비에 얽힌 지극히 사사롭고 개인적인 감정을 공공의 신문에 쏟아놓고 있는 글을 보면서, 왜 한겨레는 이런 필진의 감정찌꺼기 같은 글을  싣고 있는지 질문하고 싶다.

전체적으로 전혀 동의 되지 않지만, 특히, 다음 두 대목을 예로 들고 싶다.

<험하게 넘겨짚자면 외가에 얹혀살 딸이 배를 곯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있어서, 나의 대한 미움 때문에 돈이 아까웠을 수도 있다.>

<딸에 대한 애정, 추상적인 감정을 믈질과 시간으로 환전하는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고 믿는다.>

신문칼럼이 자기 개인적 주장을 피력하는 장이라 할지라도, 넘겨짚는 필자 개인의 생각을 여과없이 드러낸 것은 엄연히 아이 아버지에 대한 인권침해이다. 또한 이혼해서 아이와 살고 있지 않은 아이 아버지에게 필자가 원하는 수준의 애정과 헌신은 이미 기대하기 힘들다. 아버지의 부재를 만들어 준 당사자가 공공의 신문에 대고 불편한 자기감정을 써댈일은 분명 아니다.

한겨레신문측에도 묻고 싶다. 한겨레의 정체성에 이 글이 부합하는지, 아무리 페미니즘을 옹호한다 하더라도 그 정도가 지나친 것은 아닌지, 꼭 묻고 싶다.

세상을 여성주의적 시각과 관점으로 실천하고 산다면, 세상이 좀 더 평화스러울 거라고 믿고 있다. 그렇지만, 페미니즘이라는 또 하나의 이즘에 갇히지 않기를 바란다. 페미니즘은 결국 휴머니즘에 속해 있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김종근 주주통신원  green274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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