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태(鬼胎) 의 부활, 아베의 망동에 대처하여 한겨레가 살아가는 법

심창식 편집위원l승인2019.01.29l수정2019.02.1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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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가 시바 료타로는 러일전쟁부터 태평양전쟁까지의 다이쇼·쇼와(大正·昭和) 시대를 ‘귀태(鬼胎)’라고 불렀다. 일본의 군국주의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귀태, 사악한 죽음의 혼이었다. 아베가 집권한 이후 그 귀태가 끊임없이 꿈틀대고 있다.

 “침략은 정의된 것이 없다.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아베의 망언은 끝이 없고, 그 미망(迷妄)은 광기를 향해 가고 있다.

트럼프가 미중 무역 분쟁을 촉발시키며 세계 경제에 긴장과 불안감을 심어주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정세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한-일은 역사 논쟁을 넘어 양국 군 당국이 동해와 남해 해상에서 직접 대치를 하는 심각한 갈등 상황에 이르렀다. 트럼프는 셧다운 완패와 지지층 이반으로 고립무원의 상태다. 러시아 게이트 포위망도 좁혀들고 있다. 한일간의 분쟁에 끼어들 여력도 의지도 없다.

*관련기사 보기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880061.html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880242.html 

지난해 12월 20일 광개토대왕함에 일본해상 초계기가 다가와 위협비행을 한데 이어 지난 1월 18.20.23일에는 일본 초계기가 우리 함정을 향해 근접 위협비행을 했다. 도대체 무엇을 획책하려는 음모일까? 일본이 갑작스레 초계기의 도발을 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궁금해하던 차였다. 아베의 속셈은 무엇이며 한국은 어떻게 이 상황을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가?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도쿄 국회 정기국회 개회 때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880195.html?_fr=sr1#csidxf8fd78a5c69a7f1950edf58ad8cb83d

박민희 통일외교팀장이 [한겨레프리즘](2019.1.28일자)에 올린 '아베의 약점'은 이에 대한 역사적 맥락과 통찰을 제공해준다.

1931년 관동군장교가 만주철도를 폭파하는 자작극을 벌인 뒤 일본은 이 사건을 중국동북군의 소행으로 뒤집어씌우며 군사작전을 개시해 만주를 점령했다. 대공황의 여파로 위기에 빠진 일본이 외국침략으로 위기를 돌파하려 한 일은 오늘의 아베정권이 한국을 대상으로 하는 최근의 행위들과 맞닿아 있다.

*[한겨레 프리즘] 아베의 약점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80060.html

한국이 북미2차정상회담에 신경을 쓰고 있는 사이에 아베는 개헌지지 여론 결집과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과의 군사적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런 아베의 전략적 계산을 역이용해보자는 박민희기자의 발상은 창의적이고 해결 지향적이다. '아베가 한-일 간 민족주의적 증오를 부추기려는 것에 맞서, 일본 내에도 아베의 정책과 개헌에 반대하는 다수의 시민이 있다는 걸 기억하고 반일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비핵화와 북미 화해를 진전시켜 남북한이 공존.번영하고 동아시아 평화체제가 공고해지면 한-일의 냉전보수세력이 설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을 기억하자'는 것이다. <한겨레신문>이기에 가능한 발상일 것이다.

마침 [세계의 창]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야마구치 지로(호세이대학 법학과 교수)의 글이 실려 있다. 아베와 가까운 인물에게 정부가 국유지를 부당하게 싼 값에 매각한 사건과 관련하여 재무성이 공문서를 조작하였으며, 일본의 행정이 허위와 날조를 용인했다는 점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해있다는 것이다.

* 원문보기: [세계의 창]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80056.html

아먀구치 지로 교수도 현재의 아베 정권을 보며 1930년대의 일본을 떠올린다. 근거없는 우월감과 다른 나라를 비하하는 자세가 만연하는 현상은 나라 전체가 전쟁의 길로 굴러 떨어진 1930년대와 닮아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임금에 관한 ‘매월 근로통계조사’ 부정이 큰 정치문제가 됐다. 나라가 망하기 전에는 반드시 징조가 있기 마련이다. 일본은 다시금 '나라가 망가질 때'를 그리워하는 걸까?

▲ 거추장스럽게 긴 날개를 끌고 날아가는 공작 수컷. 부담을 감수하는 만큼 능력이 있다는 핸디캡 이론이 있다. 세르보프바브,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animalpeople/ecology_evolution/880183.html#csidxc2fad172705d83381a3254c77030330

긴박한 동북아 정세에 대비하여 대한민국과 한겨레가 살아가는 법을 <한겨레신문>이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통찰력있는 콘텐츠 제공을 통해 <한겨레신문>은 치열한 디지털미디어 시대에도 굳건히 생존할 기반과 실력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외신이 제공하는 뉴스를 신속하게 소화하고 요약하는 데만 주력하는 신문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디지털미디어 시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도 지적한 바와 같이, 새로운 저널리즘 수립을 위해서는 '고유한 시각으로 뉴스를 분석하고 편집하여 국내외 독자들에게 기사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며, '어떤 사건에 대해 보도할 때 외국 콘텐츠의 단순한 복제기가 아니라 먼저 역사적 맥락을 짚어 사건의 복잡한 해결 방법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떤 사안에 대해 역사적 맥락을 짚어주고 장기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사는 대중을 소비자가 아니라 참여적 시민으로 변화시켜 그들을 책임성 있는 정치로 인도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일본 초계기 사건과 관련한 <한겨레신문>의 기사는 역사적 맥락과 더불어 창의적이고 장기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갈수록 치열해지는 디지털미디어 시대에 <한겨레신문>이 나아갈 방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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