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해고노동자인 김용희씨는 원직복직과 이재용구속을 요구하며 철탑위에서 단식농성

▲ 사회 원로와 중진 379명과 74개의 단체는 성명서를 내고 '악덕 부패 재벌의 원흉 이재용을 구속하고, 노동자 김용희를 살려내자!'고 하였다. 이들은 청와대 앞에서 22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운이 더 떨어지기 전에 자작시 한 수 올려서라도 그 동안 수고해주신 여러분에게 보답드리고 싶습니다. 작품성은 가대하지 마십시오. 두뇌 활동이 원만치 못합니다.

<인간새>

하늘을 날으는 새조차
쉬어가고 싶지 않은 철탑
소음과 초미세먼지로 가득한
강남역사거리 철탑 위에서
삼성의 알을 깨고 나온 인간새
폭염과 장마 속에서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50일을 기다렸지만
어미새는 끝내 날 버리고 말았네
새벽에 눈 뜨면 가장 먼저 길 건너 편에
삼성 어미새가 보인다
참으로 나쁜 어미새다
비행할 수 있는 날개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강남역 골목길을 훨훨 날아가
먹다버린 뼈댜귀에 붙어있는 살점이라도 먹을 수 있다면
허기진 배고픔이라도 달랠 수 있을 텐테
아~ 나는 고약한 어미새를 잘못 만난 운명이었나 보다
차라리 태어나지 말었어야지
후회조차도 버거은 인간새
누구도 원망하지 말자
날개 없는 새가 어디 나 뿐이랴
날개를 달고도 날지 못하는 인간새가 넘쳐나는 세상인데
날개 없는 인간새가 자유를 찾아 하늘을 날을 수 있음을
날 버린 어미새 앞에서 보여주고 싶다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시를 쓰는 중에 아내한테서 전화가 왔다
38세 조카가 암으로 오늘 새벽에 날아갔다고......
3년 전에 남동생은 스스로 수면제를 먹고 하늘로 먼저 날아갔다
두 자식을 날려보내고 슬픔에 잠겨있을 어미새를 찾아가 위로해 주고 싶은데
날개 없는 인간새가 할 수 있는 것은 
비통함에 퉁지에 누워서 울 수 있는 있는 게 전부다
그래도 높은 둥지라서
다행이다
소리내어 맘껏 울 수 있어서
슬프다, 고통스럽다
이 지긋지긋한 야만스런 세상의 둥지를 벗어나고 싶다
눈물 없이 고통 없는 편안한 세상을 향해
끝없이 날아가고 싶다



 그 동안 인간적 참사랑으로 염려해주시고 연대의 힘으로 응원해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고마웠습니다. 투쟁해온 24년의 세월 속에서 인간새로 태어난 50일이 가장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강남사거리 철탑 위 둥지에서 인간새 김용희 씀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위 글과 시는 7월 22일로 강남역 사거리 교통폐쇄회로(CCTV) 철탑위에서 '삼성 이재용구속, 김용희 원직복직'을 요구하면서 50일째 단식 농성을 벌이는 삼성 해고 노동자 김용희씨가 단식 농성장에서 써서 지인들에게 보낸 것이다.
 
▲ 백기완 선생이 '이용희를 구속하고 김용희를 살려내라'고 기자회견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7월 22일 단식 50일째가 되는 날 오전에 청와대 앞에서는 백기완선생, 백낙청교수, 이수호 전태일재단이사장, 문정현신부, 문규헌신부, 명진스님 권영길 전 의원, 황석영소설가 등 사회원로와 중진 379명 및 삼성소속의 여러 노조들, 천주교 등 종교단체, 참여연대 등 74개 단체 명의로 '<악덕 부패 재벌의 원흉 이재용을 구속하고, 노동자 김용희를 살려내자>라는 성명서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백기완선생과 한국진보연대의 박석운상임공동대표, 함세웅신부, 권영길 전 의원, 전태일재단의 이수호이사장 등 40여 명이 모였다. 백기완선생은
"삼성의 이재용이한테 경고하렵니다. 만약 우리 노동자 김용희가 싸우다 죽으면 그 때 삼성은 해체되어야 돼. 이재용이는 당장 감옥에 넣어야 돼. 이 지구상에서 삼성이라는 재벌은 없애버려야 돼. 
해결 방법은 뭐냐 하면 삼성이 앞장 서서 김동지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면 돼. 삼성의 이재용 젊은이가 지금 당장 김용희 동지가 올라가 있는 높은 데로 가서 당장 넙적 엎드리고 뉘우침을 보여야 돼. '지금까지 탄압했던 것은 내 잘못이다. 사과드린다. 네 요구를 다 들어주겠다.' 면서 손을 맞잡고 내려와야 돼.
여기가 청와대 앞인데, 청와대의 문재인대통령도 나서야 돼. 나서서 뭘 해야하냐? 우리 김용희동지가 처참하게 생을 마감하기에 앞서서 문재인대통령이 나서야 돼. 이재용이라는 삼성 재벌 총수를 당장 감옥에 넣어야 돼."
 
▲ 7월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전태일 기념 재단의 이수호 이사장 등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권영길 전 의원은 "수출 중심의 조립경제 속에서 재벌들이 강화되었습니다. 그 선두에 삼성이란 재벌이 있습니다. 노동자 이재용동지, 김용희동지, 거제에 있는 삼성 동지들이 노동조합을 건설하기 위해서 목숨을 빼앗기고 테러를 당하는 것을 겪어왔습니다. 요즘 일본 아베의 경제보복을 보고습니다. 우리는 똑똑히 보아왔습니다. 노동자들의 노동력에만 의존하는 삼성 같은 재벌들이 해체 되고, 노동자들이 진정으로 존중 받는 사회가 되어야 만이 일본 아베와 같은 자들한테 수모를 당하지 않습니다.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건설한 이 경제, 재벌 경제 해체시키고 새로운 경제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그 가장 중심에 김용희의 복직이 있습니다. 삼성재벌을 해체하고 김용희의 목숨을 구합시다."
 
▲ 인도주의 실천 의사협의회의 최규진 의사가 김용희씨를 최근 검진 차 만났는데, 진료를 거부했고, 육안으로 보는 몸 상태가 매우 위중하다는 보고를 하고 있다.
최근에 김용희 노동자를 진료하기 위하여 철탑 위에 올라갔던 인도주의 실천의사협의회의 최규진의사는 "김용희씨는 일체의 진료를 거부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상태만 살피고 내려왔는데, 체중은 30kg 이상 빠져있고, 엉덩이 뼈가 삐죽 나와서 앉아있는 자라기 움푹 들어가 있을 정도이다. 생명이 굉장히 위급한 상황이다. 참으로 안타깝다."는 말을 하기도 하였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를 비서실을 찾아가 이들의 요구서를 전달하였다.
 
황상기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대표는 "삼성은 베트남에서 어린 여자 노동자의 죽음에 대하여 그 부모들한테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하서 설명도 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노동탄압을 한 방식을 외국에 나가서도 그렇게 하고 있다. 삼성은 경제가 좋으면 좋은대로 경제나 바쁘면 나쁜대로 국민을 먹여 살린다는 명분으로 노동탄압을 하고 뇌물공여 등으로 부정을 저질러도 삼성 총수들은 구속되지 않는다."며 삼성의 노조 탄압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김용희씨 단식 50일을 맞는 22일 저녁 시간에는 원불교인권위원회와 한국자각회의 작가들이 중심이 되어 30여 명이 사람들이 모여 김용희 지지 문화제를 열기도 하였다.
 
▲ 강남역 사거리 교통폐쇄회로 철탑 위에서 52일째 단식 농성을 하는 삼성 해고 노동자 김용희 씨, 50일이 지나면서 물자저 끊어 버렸다.
강남역 사거리 공터에서 천막을 치고 김용희씨를 지원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해고 노동자에 의하면, "김용희씨는 단식 50일째가 되는 7월 22일부터는 위의 시를 써서 지인들에게 보낸 다음, 그 때까지 마시던 물조차 다 끊어버렸다"고 한다. 그 동안 김용희씨를 지지하고 응원해 왔던 대책위 사람들은 24일 집회를 열고 김용희씨를 철탑에서 내려오게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에 대하여 논의할 예정이다.
 
편집 : 김태평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김광철 주주통신원  kkc08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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