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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순살에 일을 찾으러 나갔다. 건강하고, 시간 여유가 있고, 경험과 경륜도 있었다. 돈 버는 일, 재미있는 일, 보람있는 일 중에서 보람있는 일을 찾기로 했다. 서울시 강남구 여성능력개발센터에서 내 성향을 점검해 보았더니, 가르치는 일, 봉사하는 일,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지게 높게 나왔다.내가 살고 있는 서초구에는 자원봉사대학이 활성화되지 않아 동작구에서 22시간 자원봉사 교육을 받고 상도동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민원안내 업무였는데 별 하는 일 없이 시간만 때우는 것 같아서 보람을 느낄 수 없었다. 그 뒤에 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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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주주통신원
2015.06.2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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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탄신일 연휴를 맞아 조카 부부가 나를 만나러 왔다. 내가 워낙 늦둥이로 태어나 조카라고 해도 나이가 비슷하다. 질부는 내가 상당히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살림이 워낙 빈틈이 없는데다 집안 가꾸는 것이 가히 예술적이라 나는 늘 그 집에 가면 주눅이 들 지경이다.특별히 잘하는 음식도 없고 겨우겨우 눈가림으로 할 만큼만 하고 사는 내 살림 실력을 아는 사람들은 우리 집을 방문할 때 늘 먹거리를 장만해 온다. 내가 손님을 잘 대접하지 못하기 때문에 친구 집에서 대접을 잘 받게 되면 굉장히 부담스럽다. 친구가 음식을 장만하려고 부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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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갑숙 주주통신원
2015.06.1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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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청학동 계곡에서 태어나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그런 연유에선지 도회에 살면서도 흙을 밟고 만지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했으나 일상에 밀려 잊고 있었다. 수도권에서 산 지도 반세기에 가깝다. 고향을 방문하거나 휴일에 도심을 벗어나 야유회와 산행을 하는 경우 외에는 흙을 직접 밟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 아파트 단지와 직장을 오가는 길도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고 일터의 건물도 매한가지였다.휴일이면 사람들은 들로 산으로 쏘다니고 싶어 한다. 도회 주변의 산들이 주말이면 혼잡하다. 흙과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누가 가르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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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용도 주주통신원
2015.06.1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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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멕시코의 은퇴자 마을인 산펠리페에 10개월 동안 머물렀다. 그곳에서는 한달에 한번씩 홀로 사는 사람들의 모임이 열렸다. 회비는 1인당 3달러였고, 마실 음료는 각자 준비해 갔다. 집주인이 미리 정한 이야기 주제에 대해 참석자들이 돌아가며 이야기를 했다. 조니 할머니 집에서 열렸던 모임의 이야기 주제는 나에게 조금 충격적이었다. ‘자신의 마지막을 위한 준비’라니, 마지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커녕 아직도 나에겐 멀고 먼 이야기로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가족이 각자의 본국에 있었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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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순원 주주통신원
2015.06.0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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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모임에 갔더니 한 친구가 은퇴한 사람에게는 몇가지 특징이 있다고 얘기했다. 첫째, ‘옛날에 금잔디’ 노래하듯 자신이 살아왔던 고리타분한 소리를 유성기 틀어놓듯이 반복한다. 둘째, 모자를 눌러쓰고 완전한 늙은이 행세를 한다. 셋째, 평생 매너 없이 살아왔으면 지금이라도 매너를 좀 배워야 하는데 더 심해져서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사람들이 관심을 표하자 그는 몇마디를 추가했다. 은퇴 뒤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다면 돈 버는 일은 하지 않더라도 할 일은 많다는 것이다. 젊은 세대를 위한 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일, 먹고산다고 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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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기 주주통신원
2015.05.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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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은 경기도 구리시 덕현 유치원입니다. 한겨레 곽병찬대기자의 향원익청에도 소개된 부산대 임재택 교수의 교육방침을 따릅니다. 정은경 원장은 임재택 교수법을 따른지 오래되었고, 지난 4월에는 임교수를 유치원에 초빙해 부모교육을 하기도 했습니다.덕현유치원은 1주일에 3일은 야외활동을 하는 자연 유치원입니다. 하루는 텃밭에 가서 농사를 짓고, 어떤 날은 왕의 숲 (동구릉)이나 장자못에 가서 뛰놀기도 하며, 또 다른 날은 아차산에 올라가 놉니다. 덕현의 아이들은 아침에는 선조들의 몸짓놀이로 하루를 시작하고, 점심에는 소금으
생각과 마음 나누기
안지애 주주통신원
2015.05.2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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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에스엔에스(SNS)에 루머 하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서울 대학생을 상대로 ‘부모가 언제 죽으면 적절하냐’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63살이라고 답한 학생이 가장 많았다는 내용이다. 그 이유가 부모가 은퇴한 뒤 퇴직금을 남겨놓고 사망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기 때문이란다. 이 글을 접한 부모들은 분개해서 이곳저곳 퍼나르고 있지만 실제로 이런 설문조사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100살 장수시대는 생의 주기를 후퇴시킨다. 결혼식장에 가보면 이제 서른살 이전의 신부를 보기 어렵다. 35살이 넘는 고령 산모의 비율도 21%를 넘어 곧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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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왕래 주주통신원
2015.05.2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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