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의 사전적 의미는 '예술 작품을 창작하거나 표현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예술가'이다. Artist라는 말은 멋진 말이다. 듣기만 해도 멋져 보인다. 인생을 Artist처럼 살고 , 주위사람들이나 사회로부터  Artist로 인정받는다면 그 인생은 참으로 멋진 인생일 것이다. 

인생은 '한 편의 연극'이라고들 한다.  어떤 사람은 삶이라는 연극무대에서 주연급 역할을 맡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조연을 맡을 것이며 다른 누군가는 엑스트라나 스턴트맨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인생이라는 연극무대에서 역할이 다양하게 차별화되는 것은 신의 뜻인가 아니면 인간 자신의 의지로 인한 것인가. 

철학이나 신학적 이론에는 이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어 있다. 그 다양한 철학과 신학적 이론 중에서 어떤 이론이 자신에게 맞는지를 선택하는 것은  각자의 체험과 지식에 따라 극명하게 갈릴 수 있을 것이다. 이 극명하게 갈리는 부분에서 인생의 질이 결정될 수 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천상병 시인의 말처럼 이 세상을  ' 아름다운 소풍'처럼 살다가 떠나는 일생일까? 아마도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창조적으로 사는 삶이 아닐까. 바로 아티스트 같은 삶이다. 인간의 내면에는 Artist적인 기질이 있는데 우리 대부분은 그것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화가나 음악가에게 자신의 창조성을 의존하고 있다.

시인이자 작곡가이며 영화감독이기도 한 줄리아 카메론은 그의 저서 < Artist Way> 에서 이렇게 말했다.

"위대한 창조주는 우리에게 창조성을 선물했다. 그것을 활용하는 것만이 보답하는 길이다. 회복이 진행되면 당신의 창조주와 당신 안에 있는 창조주를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믿게 될 것이다. 자신이 창조의 통로가 되는 과정을 마음껏 즐길 수 있고 결과를 좌우하려는 욕구는 두 손을 들고 물러날 것이다. 창조성을 갈고 닦는 즐거움도 발견하고, 결과가 아닌 과정에 관심을 쏟게 될 것이다."

지극히 단순하고 소박했던 월든 호숫가 오두막의 내부. 이승원 제공 (출처 : 한겨레신문 - '너무 많은 것을 가져도 여전히 불행한 사람들')
지극히 단순하고 소박했던 월든 호숫가 오두막의 내부. 이승원 제공 (출처 : 한겨레신문 - '너무 많은 것을 가져도 여전히 불행한 사람들')

우리는 어렸을 때 아티스트의 기질을 지니고 있었다. 누구나 화가가 되고 미술가나 음악가가 되며 시인이나 작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그런데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 자질을 상실하고 창조적인  자질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살고 있는 것이다.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딱 한 잔'의 유혹을 뿌리쳐야 하듯이  우리의 삶에는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만 있는 게 아니라 수많은 유혹이 산재해 있다.  우리의 창조성은 그 속에서 이미 질식해 죽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우리의 창조성은 아직 죽지 않았다.  다만 발휘되지 못한 채 내면 깊숙이 숨어 있을 뿐이다.  우리가 어린 아이들처럼 내면의 아티스트를 회복하고 발휘할 때 우리는 비로소  내면의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인생이 한 편의 무대이고 우리는 그 연극에서 주어진 역할을 할뿐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인생은 '한판의 승부'라고들 한다. 그 승부는 세상에 널려 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승부에는 다들 무관심하다.

우리의 마음은 방과도 같다. 그 마음의 방에는 문이 하나 있다. 그 문은 살짝 열려 있고 문틈으로 보이는 바깥은 온통 눈부신 빛뿐이다. 마음의 방 밖의 눈부신 빛 속에는 새로운 생각과 우리의 간택을 기다리는 창조적인 발상들이 우리에게 선택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새로운 생각들과 창조적인 발상들을 바깥에  놓아둔 채 방치한다.  그 대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낡은 생각과  길들여진 욕망만이 방 안에 가득하다. 

우리의 창조성은 그 방에 아직 입성하지 못했다.  마음의 방 바깥에서 춥고 외롭게 떨며 방 안에 들어갈 날만 학수고대 하고 있다. 우리는 세상일에 몰두하느라 자신의 창조성이 이렇게 괄시받고  천대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조차 못한 채 살고 있다. 우리의 인생에서 창조성을 회복하고 아티스트로서의 삶을 살기를 원한다면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마음의 문을 여는 연습이 필요하다. 

복잡다단한 세상의 고통스러운 삶을 통해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삶의 진실은 세상적인 성공 여부와는 상관이 없다는 것을 이미 우리는 체험을 통해 알고 있다. 삶의 질은 기쁨을 맛보는 능력과 비례하고,  그 기쁨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우리의 잃어버린 Artist를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인간의 창조성에 대해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위대한 창조주여, 우리의 창조성을 얼마나 많이 발휘하는지는 제가 맡겠으니 얼마나 잘 하는지는 당신이 맡으소서."

 

심창식 편집위원  cshim7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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