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제. ©️장영식



처음 두 사람의 사제가 함께 있는 모습을 촬영한 것은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 앞이었습니다.
미군 기지로 토지가 강제 수용되면,
수령 600년의 팽나무가 잘려 나갈 것을 우려한 시민들과 함께
팽나무를 살리기 위한 순례를 했던 날이었습니다.

다시 두 사람의 사제를 촬영한 것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이었습니다.
한진중공업 마지막 해고자인 김진숙 지도위원의 35년 꿈을 이루기 위한
희망버스가 전국에서 달려온 날이었습니다.
김진숙 지도위원을 복직시키고, 그이를 살리기 위한 순례의 날이었습니다.

두 사제는 한반도의 가난한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인혁당 사건의 억울한 희생자들의 눈물과 한숨 속에
분단으로 갈라진 희생자들의 한 맺힌 눈물과 한숨 속에
미군 군사기지로 희생한 강정과 소성리의 통곡 속에
밀양 송전탑 반대를 절규하던 할머니들의 절규 속에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울부짖는 노동자들 속에서
함께 계신 슬픈 하느님과 함께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금 여기 삶의 자리에서
가난한 하느님께 의탁한 두 사람의 사제에게 평화를 빕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이글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에도 실린 글입니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장영식 사진작가  hani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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