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소중한 공공재인 복지관에서 2년이 넘도록 위, 수탁을 받은 재단과 사회복지 노동자들이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14년 동안 성실하게 마을 복지를 담당하던 사회복지사가 해고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것도 설날 명절을 앞두고 해고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해고의 사유는 크게 네 가지였습니다. 복지관을 위, 수탁하고 있는 (재)그린닥터스에 의하면, 배임과 후원금 관련 부적절한 행위 그리고 업무지시 불이행과 권한 남용이라고 징계 사유를 적시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재)그린닥터스 사무실이 있는 온종합병원 앞에서 전포복지관 노동자들과 사회복지계 노동자들 그리고 부산 시민사회단체에서 사회복지 공공성을 훼손하고 있는 (재)그린닥터스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장영식
매일 아침 (재)그린닥터스 사무실이 있는 온종합병원 앞에서 전포복지관 노동자들과 사회복지계 노동자들 그리고 부산 시민사회단체에서 사회복지 공공성을 훼손하고 있는 (재)그린닥터스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장영식

(재)그린닥터스가 정상적인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장권한 대행을 맡고 있던 노동조합지회장은 사회적 기업을 폐업하면서 발생했던 채무 문제를 기업의 지정 후원금으로 변제하고, 정상적으로 폐업 과정을 정리했음에도 배임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업무지시 불이행과 권한 남용 문제는 원인과 과정에서 징계를 위한 징계에 불과한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 해고는 그 어떤 이유를 말하더라도 노동조합을 만들었고, 노동조합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귀결되고 있습니다.

전포복지관 사회복지 노동자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마을 집회를 마치고, 복지관 앞에서 선전전을 하고 있는 모습. ©️장영식
전포복지관 사회복지 노동자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마을 집회를 마치고, 복지관 앞에서 선전전을 하고 있는 모습. ©️장영식

(재)그린닥터스는 2년이 넘도록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복지관의 정상화를 위해서 노동자들과 운영위원회와 그 어떤 대화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복지관의 운영위원회 위원들은 수차례에 걸쳐 부당해고 문제와 복지관의 정상화를 위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공정한 인사와 대화를 요구했지만, 재단에서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복지관의 정상화를 위한 재단의 전환적 사고를 요구했지만, 오히려 일방적인 인사와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행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복지관에서 10년이 넘게 근무하고 있는 1급 사회복지사들이 있음에도, 2급 사회복지사들을 과장과 부장으로 채용하는 등의 공감할 수 없는 파행적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9시부터 전포복지관 앞에서 부당해고 투쟁을 하고 있는 장명희 전포복지관 노동조합 지회장의 모습. ©️장영식
매일 아침 9시부터 전포복지관 앞에서 부당해고 투쟁을 하고 있는 장명희 전포복지관 노동조합 지회장의 모습. ©️장영식

특히 사회적 약자 편에 서서 공정해야 할 부산진구의회 오우택 구의원은 의회의 ‘5분 발언’에서 허위 내용으로 가득한 모 언론기사를 인용하며 사회복지 노동자들의 인권을 유린했고, 가짜 기사를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공공의 의미를 담아내야 할 ‘5분 발언’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이 발언을 통해 오우택 구의원은 사회복지 노동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면서도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복지관의 정상화를 말하면서도 피해 당사자인 노동자들을 만나지도 않았고,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운영위원들조차 만나지도 않고 정상화를 말하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정상화인지 이해할 수가 없는 일입니다. 최근 부산진구의회에서는 전포복지관 정상화를 위한 특위를 구성하면서 특위 위원으로 오우택 구의원을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부산진구의회 오우택 구의원의 '5분 발언'을 규탄하는 부산 시민사회단체의 기자회견이 부산진구청 앞에서 열렸다. ©️장영식
부산진구의회 오우택 구의원의 '5분 발언'을 규탄하는 부산 시민사회단체의 기자회견이 부산진구청 앞에서 열렸다. ©️장영식

마을의 소중한 공공재인 마을의 복지관이 위태롭습니다. 그곳에서 삶의 터를 누리고 있는 노동자들이 위태롭습니다. 사회복지사들이 근무하고 싶었던 곳으로 알려졌던 복지관이 불과 2년 사이에 사회복지사들이 회피하는 복지관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재단은 성찰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복지관의 공공성 회복을 위한 합법적인 집회에 참석하고 있는 사회복지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습니다. 부산진구의회는 온갖 탄압에도 복지관의 공공성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피해 당사자들의 입장에 서서 복지관의 정상화를 말해야 할 것입니다. 복지관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단의 성찰과 공공성에 맞는 공정한 운영을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허위 사실에 기초해서 특정 재단을 위해 특위를 운영한다면, 풀뿌리 민주 시민들의 뿔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 이글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에도 실린 글입니다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장영식 사진작가  hani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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