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을 국제 의료관광지로...

                                                           새로 태어난 영암한국병원
                                                           새로 태어난 영암한국병원

5월23일 저녁 6시경, 자전거를 타고  구림천을 따라 죽정마을에서 구림마을 쪽으로 내려가는데 골목에서 승용차 한 대가 튀어나왔다. 차와 나는 동시에 급정거를 해서 접촉 사고는 없었다. 그러나 나는 넘어졌고 아파서 신음을 했다. 상대 운전자는 차에서 나와서 염려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운전자: “내가 잘 못했는가요?” / 나: “우리 둘 다 급정거 했어요.” “그런데 아파서 못 일어나겠어요. 손 좀 잡아 주세요.” / 운전자: “집에 데려다 줄까요?” / 나: “자전거가 있으니 그냥 밀고 갈께요.”)

 

미국서 가져 온 내 자전거
                                                               미국서 가져 온 내 자전거

 

집에 가서 쉬는데 많이 아팠다. 다음날 한 시간 걸려 버스를 타고 목포한국병원을 찾아 갔다.  X-ray를 찍어보니 늑골이 네 개 골절되었다. 가까이에 있는 영암병원에 갈 생각을 않은 이유는 5년 전에 입원했을 때의 안 좋은 기억 때문이었다. 고열로 입원했는데 일주일 간 매일 항생제 주사로 놓아서 후에 내 몸에 부담이 컸다. 또 간호사가 주사를 잘 못 놓아서 손이 퉁퉁 부어올라 그 후유증이 아직도 손등에 남아있다. 그 때부터 영암병원은 못 갈 곳이라 생각하게 되었고, 대신에 목포한국병원에 가라는 말을 들었다. 갈비뼈 한 개가 폐를 찔러서 피가 고였기 때문에 폐에 튜브를 삽입해서 고인 피를 빼내는 수술을 했고 일주일 이상 걸려 빼냈다. 튜브 제거 후 영암 병원으로 옮겼다. 연기해 놓은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맞아야 함으로 접종 장소인 영암실내체육관 가까운 영암 병원에 입원하기로 했다. 그런데 도착해서 보니까 이전의 영암병원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밝은 모습의 영암한국병원이 있었다. 젊고 기백있는 원장님의 진단을 받으면서 좋은 느낌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입원 중에 몇 건의 상황이 발생했다. 주말에 화장실 쓰레기통에 묵은 휴지들이 높이 쌓여서 악취를 내고 있는 것이 비위를 상하게 하여 심한 구토를 유발했다. 또, 매끼 먹는 약이 일요일에는 왼 일인지 내가 받지를 못했는데, 그 날 저녁에 또 크게 구토를 했다. 월요일에 원장님에게 일어난 일들을 보고했다. 그리고는 목포병원으로 돌아갈 까 하고 있는데 상황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이번 주말에는 말끔한 옷을 입은 젊은 남자가 파랑색 비닐봉지를 들고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서 휴지통을 깨끗하게 해놓았다.

새벽에 병원 건물 밖에 나가 걷기를 하는데, 흐르는 면사포 같은 구름에 살포시 가린 월출산 봉우리들이 뭉클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큰 비전이 내려왔다. 미래의 영암에 대한 것이었다. 공업단지가 없는 영암에 ‘국제 의료관광지’와 ‘호남의 의료센터’로 구성된 독특한 ‘의료단지’가 생긴다는 가슴 벅차는 상상과 영암한국병원이 구심점 역할을 한다는 큰 그림이었다. 필자가 환자의 입장으로 영암한국병원을 체험 하게 된 사건과 영암이 ‘영성 관광지’로 빛나기를  바라온 영암홍보대사로써의 마음이 아우러지며 일어난 일이다.

                                            영암한국병원 뒤 주차장에서 보는 월출산
                                            영암한국병원 뒤 주차장에서 보는 월출산

 

영암한국병원은 이 세상의 어느 병원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자산과 크나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첫째로, 월출산이 병풍같이 두르고 정기를 뿜고 있다. (아침에 새벽 공기와 더불어 병원을 둘러싸고 다가오는 월출산의 영기를 받는 것은 치유와 각성을 촉발한다. 병원비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선물이다.) 둘째로, 이 병원에는 오남호 원장님을 비롯한 스탭 모든 분들의 성실하고 합리적인 팀웤이 있다. (미국의 비합리적인 의료 시스템과 천문학적 의료비, 삭막한 병원 분위기에 익숙한 필자에게는 아주 신선하게 느껴지고, 아직 부족한 여러 부분들이 빨리 채워져 갈 것이라는 신뢰를 갖게 해준다.) 셋째로 이 병원은 영암의 건실한 군민들과 영암을 사랑하는 군수와 유지들의 감성적 품 안에 세워져 있다.(모든 분야에서 느낄 수 있는 영암군과 군민의 체감은 56년간의 해외 생활을 하고 6년 전부터 영암 군민이 되어 살아 온 필자가 유심히 보고 느끼는 부분이다.) 영암은 외국 사람들이 전통적인 한국 정서와 2,200년의 마한 역사의 자취를 더듬어 보고, 또 왕인 박사의 존재와 관련해서 유일하게 한국과 일본 쌍방에 감동을 주는 화해의 지역이다.)

 

~ 영암을 국제 의료관광지로...

우리나라의 의료관광은 2016년 의료해외진출 및 외국인 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해 급격한 성장을 지속해 왔음을 자랑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 수로 양적인 성장을 따져보더라도 2009년 60,201명에서 2018년 378,967명으로 연평균 22.7%의 증가율을 보였고 유치국가도 139개국에서 190개국으로 확장하였으며, 향후에도 외국인 환자의 국내 유입은 지속될 것” 이라 한다. (참조: Korean Journal of Medicine, “한국의 의료관광 발전과정, 현황과 정책, 저자 임영이)

한국 의료관광은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많이 오고, 러시아에서도 오고, 환자의 80%가 암 때문에 한국을 찾는 경우라 한다. 이들이 한국을 선호하는 이유는 한국은 높은 의료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비스가 뛰어나고, 유럽에 비해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이다. (한국 의사와의 상담비용은 약 60달러 정도인데 비해서 유럽의 경우, 의사와의 상담비용은 350 달러부터 시작된다 한다.)

저렴한 가격과 함께 카자흐스탄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한국 정서와 카자흐스탄 정서가 비슷하다는 점이다, 가족들이 병실에 와서 밤을 새기도 하며, 환자들은 치료 중에도 혼자가 아니라 느끼며, 주변인에게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다는 부분이다. 상량하고 배려 깊은 한국 병원의 병실 문화가 유럽 의료관광과 대조된다는 사실 이 외에도, 의료관광을 유치하고 있는 한국 병원들은 무료 통번역이 있어 신속한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며, 최근에는 한-카 무비자 협정 체결이 되어 있어 한국방문이 쉬워진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한다.

의료관광으로 오는 외국인 환자들이 한국에 와서 일인당 쓰는 비용은 숙박, 치료비를 포함해서 3천만 원 이상 1억 원 가까이 되는 경우도 있다 하니 대단한 액수다. 영암군이 특별 부서를 만들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볼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영암의 꿈을 대폭 확장하여 국제 의료관광을 유치하게 되면 국내 관광 명소로 성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외국인 환자와 보호자들이 월출산의 기운을 받으며 영성 체험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니, 전력을 다하여 노력해 볼 만한 일이다.

- 김반아 (영암군 국제홍보대사)

 

~ 편집 : 허익배  편집위원

김반아 주주통신원  vanakim777@gmail.com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