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남서지역에 많이 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좀 멀리 맛집을 찾다 보면 강화도 쪽이나 행주산성 부근, 또는 통일로를 따라 파주 쪽도 자주 들렸습니다.

그러다 헤이리에 예술인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프로방스라는 곳에 맛집들이 모여들며 더 자주 찾았던 마을이 파주 헤이리입니다.

한겨레:온을 통해 반가운 분이 그곳에 살고 계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독도를 사랑하고 독도를 지키고 계신 안재영 통신원.

‘독도(獨島)가 위기다’, ‘독도(獨島)에 사람이 살아야 한다’, ‘[안재영 시] 작지만 큰 섬 독도’ 등 독도와 관련된 글을 연이어 올려주셨지요.

독도 지킴이 안재영 통신원
독도 지킴이 안재영 통신원

독도를 모티브로 제작한 넥타이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택이 되면서 널리 알려졌고, 그 넥타이를 우리 한겨레:온 연말 행사에 선물로 내놓으셨지요.

부모님으로부터 ‘땀’, ‘정직’ 그리고 ‘긍휼’을 물려받아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아온 안재영 통신원. 그 열정은 조금도 식지 않아 고향 파주로 내려와서 영토문화관 ‘독도’를 운영하며 북한에 관한 공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가 심각한 상황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이동하기가 많이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자가격리를 마치고 지인 부부와 오랜만에 파주 헤이리로 누룽지 백숙을 먹으러 갔습니다.

안재영 통신원에게 미리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요사이 박사과정 때문에 많이 바쁘신 걸 알기에, 돌아가는 길에 안부나 묻고 가려고 했습니다. 부근까지 갔다가 연락도 안 하고 지나기엔 좀 걸렸지요.

영토문화관 독도
영토문화관 독도

점심이 훌쩍 지난 시간, 인터넷 강의를 마침 마친 시간에 영토문화관 독도를 찾았습니다. 건물 밖에서 기다리던 안재영 통신원을 만났습니다.

안재영 통신원이 누구인지는 저의 백 마디 소개보다 ‘우리 집 가훈(家訓)과 마라톤’http://cms.hani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202 을 보십시오.

“내가 마라톤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마라토너로 살아가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마라톤은 절대 요행이나 운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 농사꾼의 땀과 동일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내 부모님에 대한 나의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서다.”

요행을 바라지 않기에 정직하고, 땀을 믿기에 성실하며, 폭발물 파편에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피에도 불구하고 첫 마디가 아들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하시던 그 어머니의 아들이기에 남을 긍휼히 여기는 자비심! 이것이 안재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태생이 허투루 살 팔자는 아닌가 봅니다. 그렇다고 돈과 명예를 좇지도 못할 사람이고요. 고향과 독도를 지키며 남은 생은 통일을 위해 매진할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북한에 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고요.

성실과 열정은 넘치지만 별로 멋없어 보이는 안재영 통신원과는 달리 흥과 멋을 알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부인과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방송통신대 기타 동호회 '여섯소리' 중 네 분이 따로 결성한 '네 개의 축'왼쪽부터 오경선, 박은경, 손미향(안재영씨 부인), 이은연
방송통신대 기타 동호회 '여섯소리' 중 네 분이 따로 결성한 '네 개의 축'왼쪽부터 오경선, 박은경, 손미향(안재영씨 아내), 이은연

대학 기타동아리에서 활동하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이 만든 노래패. 연습실에 불쑥 들어가 떼를 써서 들은 노래가 ‘유리창엔 비’, 그리고 안재영 통신원이 저녁 식사까지 약속하며 뮤지컬 한 곡을 더 들었습니다.

아련한 그 장면과 노래의 여운이 지금도 귓가에 맴돕니다.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정말 아름다운 순간이었습니다.

 

편집자 주 : 안재영 통신원의 역작. ‘우표로 보는 북한 현대사’, 사료로서도 매우 가치가 있는 이 책을 제가 편집해서 연작으로 한겨레:온에 올리려고 합니다. 관심과 응원 부탁합니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양성숙 편집위원

김동호 편집위원  donghokim78@gmail.com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관련기사 전체보기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