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란 말이 주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나이 들어서도 호기심을 가지고 있기에 젊은이며, 가르치고 배우는 걸 두려워하지 않기에 용기 있는 사람. 그 아름다운 사제 두 분을 만났습니다.

양성숙 최성수 통신원과 찻집에서
양성숙 최성수 통신원과 찻집에서

한때 명절이면 최상의 선물로 이름 올린 설탕. 66년도에 그 설탕을 생산하던 선망의 대기업 삼양사에 취직하였다는 최성수 통신원.

저는 최성수 통신원을 2016년 한주회 송년회 때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지금 보아도 명품 인물 사진들이 '최성수의 이야기 사진'으로 당시 올라왔습니다.

http://cms.hani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68

'최성수의 이야기 사진' 속 멋진 모습의 최호진 한주회 위원장과  권용동 통신원
'최성수의 이야기 사진' 속 멋진 모습의 최호진 한주회 위원장과  권용동 통신원

저의 프로필 흑백사진도 이곳에서 내려받아 애용하고 있습니다.

삼양사 사주는 유학에 조예가 깊은 인물이었답니다. 회사 경영을 이윤추구 이상의 윤리경영 혹은 수신제가의 모델로 사회화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사훈이 안분(安分)이었다고 합니다. 안분지족(安分知足)에서 나온 말로 분수를 따르고 족함을 알면 항상 편안하다는 의미로 사용한 듯 보입니다. 사주 스스로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고 회사 구성원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회사였다고 합니다. 최성수 통신원은 처음 입사한 회사에서 정년을 맞이하였고요.

퇴임 때까지 회계업무를 맡으셨다기에 얼마나 정직하였으면 대를 이어 신임을 얻으셨냐고 물었더니, 사주가 회계부정 없이 깨끗하였기에 누가 담당해도 문제가 없는 회사였다며 사주를 칭찬합니다.

과장 시절 처음 나온 현대차 포니를 받았고, 자녀 대학 학비도 회사에서 제공하였답니다. ‘자식들 학자금 걱정 없이 살 수 있었던 것만도 큰 행운’이었다고 하십니다.

안분지족을 일찍부터 체득하고 살아오셔서 그런지 편안함과 순수함 그리고 맑은 심성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고우신 부인과 대만여행을 다녀오신 사진이 아직도 핸드폰에 담겨있는 자상함도 보았습니다.

함께 자리한 제자 양성숙 통신원은 최성수 통신원을 “따뜻한 마음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신 분”으로 정의합니다.

스승인 최성수 통신원은 양성숙 제자를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고 추켜세우십니다. 구도도 훌륭할 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할 줄 안다고 칭찬하십니다.

'최성수의 이야기 사진' 속 양성숙 통신원과 김미경 통신원
'최성수의 이야기 사진' 속 양성숙 통신원과 김미경 통신원

제자 양성숙 통신원이 먼저 <한겨레:온> 작품전시회를 마쳤고, 스승은 아마도 마지막 전시회를 맡아주실 것입니다.

많은 분들은 잘 모르시지만 양성숙 통신원은 우리 편집위원들이 가장 고마워하는 편집위원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궂은일을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하고 계시지요. 또한 <한겨레:온>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도 대단합니다. 많은 분들의 우려를 딛고 <한겨레:온>이 여기까지 오게 한 일등공신입니다.

80대 스승과 60대 제자가 우리 <한겨레:온>을 매개로 인연을 맺어 미지의 세상으로 함께 걸아가고 있습니다. 두 분이 카메라 앵글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 우리도 함께 즐기고 사진 속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양성숙 편집위원

김동호 편집위원  donghokim7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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