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하다, 대체 중립이 뭐야

싸우자고 말 그만. 평화하자 말하기 (Hana Marie Kim, 6세. 2015 LA AOK 모임에서. 필자 촬영)
싸우자고 말 그만. 평화하자 말하기 (Hana Marie Kim, 6세. 2015 LA AOK 모임에서. 필자 촬영)

 

1. 중립이 뭘까?

어느 쪽에도 서지 않고 누구 편도 들지 않는 게 중립이야. 중립은 본디 싸움에서 비롯했어. 기원전 656년쯤 아시리아가 이집트를 쳐들어갔지. 이때 이스라엘 선지자 이사야가 유대 사람들에게 어느 쪽에도 들지 말자고 해서 역사에서 처음으로 중립을 지켰다고 해. 중립이란 두 나라가 싸울 때 어느 쪽에도 아주 작은 힘도 보태지도 않는 외교정책이야. 이때 중립은 싸움이 끝나면 저절로 힘을 잃어. 중립해야 하는 까닭이 사라졌으니까.

중립은 통상중립(customary neutrality), 영세중립(permanent neutrality), 그리고 비동맹 중립 (nonalignment neutrality)으로 나뉘어. 통상중립은 앞서 얘기한 중립 정책을 말해. 뒤에 낱낱이 밝히겠지만 영세중립은 싸움이 있고 없고를 가리지 않고 중립을 이어가는 것이야. 비동맹 중립은 어느 나라와도 동맹 맺지 않는 중립이고.

2. 중립국이 몇 개나 있나?

세계에는 중립을 지키는 나라가 여럿이 있어. 북유럽은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와 아이슬란드가 있을 만큼 가장 중립국이 많은 곳이야. 영국, 독일, 러시아처럼 힘이 센 나라들이 둘레에 있어서 힘이 센 나라 편에 서지 않고, 군사 동맹도 맺지 않으면서 중립을 이어가고 있어. 그러나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앞두고 있어서 중립을 지키기 어렵게 되었어. 이 밖에 중립으로 기울어 있거나 중립을 내걸고 있는 나라로는 인도, 인도네시아, 이집트, 태국, 미얀마, 싱가포르, 파키스탄, 튀르키예(터키), 크로아티아,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몰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선)이 있어. 조선은 연방제 통일을 굳게 지키면서 연방 외교정책은 반드시 “비동맹 중립”을 해야 한다는 뜻을 품고 있지.

3. 영세중립과 중립화, 얼마나 다를까?

영세중립과 중립화는 종종 같은 뜻으로 쓰여. 그러나 영세중립은 나라에만 쓰고, 중립화는 나라를 아울러 여러 나라가 같이 쓰는 땅이나 물길, 어느 나라 땅도 아닌 남극과 북극에도 쓰이지. 영세중립이란 한 나라가 둘레에 있는 강대국 사이에서 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힘을 보태지 않고 제힘으로 굳건히 설 수 있도록 강대국들이나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가 언제까지나 뒷받침하는 제도를 일컬어. 영세중립국은 스위스를 비롯해 네 개가 있어. 오래도록 중립국을 꿈꾸던 스위스는 1815년 11월 둘레에 있는 여덟 나라가 이 뜻을 받아들여 영세중립국이 되었어. 오스트리아는 1955년 4월 소련과 먼저 모스크바에서 각서를 주고받아 영세중립국 협정을 맺고 이어서 미국, 영국, 프랑스가 이 뜻을 받아들여 영세중립국이 되었지. 스스로 영세중립을 하겠다며 외치고 나서서 영세중립국이 된 나라도 있어. 나라 이름이 ‘아름다운 바닷가’란 뜻을 가진 코스타리카는 1983년 11월에 영세중립국이 되었지. 투르크메니스탄은 1995년 12월 12일 유엔총회에서 유엔에 들어 있는 모든 나라가 좋다고 결의해서 영세중립국이 되었어.

4. 스위스는 어떻게 영세중립국이 됐을까?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처럼 강대국에 둘러싸인 스위스는 끊임없이 시달렸어. 이 나라들이 거듭하여 쳐들어왔거든. 나라 안의 사정도 무척 시끄러웠어. 주와 주 사이가 좋지 않았거든. 끊임없이 다투며 시달려 오던 스위스 사람들은 1436년부터 집안싸움을 하지 않기로 굳게 다짐했어. 그 뒤로 1515년 마그리나노에서 프랑스와 싸웠는데 크게 졌어. 나라가 서 있기도 힘들 만큼.  그때 스위스 사람들은 스스로 나라를 지키려면 영세중립국이 되어야 하겠다는 뜻을 세우고 의회가 받아들였어. 1815년 3월 나폴레옹 전쟁을 마치는 비엔나 회의에서 몇몇 연합국이 스위스가 영세중립국이 되겠다는 뜻을 받아들이고, 같은 해 11월 둘레에 있는 여덟 나라가 모두 받아들여서 첫 영세중립국이 되었지.

벨기에는 1839년, 룩셈부르크는 1867년에 영세중립국이 되었으나 1919년과 1940년에 스스로 영세중립국을 내려놨어. 조선은 1904년 1월 20일 스스로 영세중립국이라고 외쳤으나 일본이 갈라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지.

바티칸 시(교황청)는 1929년 이탈리아와 영세중립 협정을 맺어 영세중립 도시가 됐어. 남극에 있는 도시 안타르크티카도 1961년 남극에 발을 디딘 나라들이 뜻을 모아 중립화 도시가 됐지.

5. 한반도가 중립화를 해야 하는 까닭이 뭘까?

한반도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일본처럼 손꼽는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지. 더구나 제2차 세계대전을 마치면서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센 나라가 된 미국은 한반도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 그러나 그 품이 휴전선 북쪽에는 미치지 못하지. 한반도 전체가 어느 강대국 한 나라에 확 쏠린다면 다른 강대국들이 가만히 있겠어? 그러니 아시아가 안정되고 세계가 평화로워지려면 한반도가 누구 품에도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해. 한반도가 반드시 영세중립국이 되어야 하는 까닭이야.

6. 통일되기 전에 남과 북이 따로따로 중립국이 될 수 있을까?

북한은 1980년부터 줄곧 남북이 연방제 통일을 하되 연방제 나라 외교정책은 반드시 “비동맹 중립”을 해야 한다고 외쳐왔어. 그러니까 한국이 북한이 내놓은 중립 외교정책을 받아들이면 통일하기 전이라도 연방제나 연합제를 하면서 중립 외교를 할 수 있어. 센 나라에 둘러싸인 한반도엔 남북이 중립을 이루는 것은 매우 마땅해.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한반도가 중립국이 되어도 좋다는 뜻을 내놓기를 기다릴 것 없이 남북이 뜻을 모아 중립을 외치고 나서면 되어.

7. 미국과 중국 틈새에서 한반도가 중립할 수 있을까?

우리 겨레는 1945년 미국과 소련이 한반도를 갈라놓고 나서 일흔여섯 해 동안 남북으로 나뉘어 살아왔어. 한반도가 중립을 하려면 남북이 중립하기로 뜻을 모으고,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에 알려 네 나라가 뜻을 같이하면 통일하기 전이라도 영세중립국이 될 수 있지. 또 남북이 스스로 영세중립을 하겠다고 외치고 나서서 둘레에 있는 나라가 그 뜻을 받아들이도록 할 수도 있어.

가까이에 강대국이 없는 코스타리카 공화국은 스스로 중립을 하겠다고 외치고 나서 영세중립국이 됐지. 여러 이해가 걸린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반도라 하더라도 눈치 보기를 멈추고 남북이 먼저 중립을 하기로 뜻을 모은다면 이루지 못할 까닭이 없을 거야. 남과 북이 영세중립을 하기로 뜻을 모은 다음에 둘레에 있는 나라들을 설득하거나 투르크메니스탄처럼 유엔에 중립국이 되겠다고 뜻을 밝혀도 좋지 않을까. 한류 바람이 세계를 휩쓰는 요즈음에 밀어붙인다면 어렵지 않게 뜻을 이룰 수도 있을 거야.

8.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 중립을 어떻게 생각할까?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가 영세중립국이 된다면 반길 거야. 남북이 영세중립국이 되면 눈엣가시 같은 주한미군이 떠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 한국을 연구하는 중국학자들은 62.1%나 한반도가 중립화 통일을 하면 좋겠다고 하고, 러시아 학자도 38.5%가 한반도가 중립을 이루면 좋겠다고 했대. 중국과 러시아에는 한반도가 영세중립국이 아니라면 어떠한 통일도 바라지 않는다는 여론이 있다고 해.

9. 한반도가 중립국으로 통일하려면 어찌해야 할까?

무엇보다 남과 북에 사는 사람들이 국제사회에 영세중립을 하겠다며 외쳐야 해. 그러려면 먼저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이 영세중립이 무엇이고 영세중립을 하면 우리에게 무엇이 좋은지 알 수 있도록 해야 해. 그러니까 한반도 중립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한시바삐 나라 사람들에게 중립하면 무엇이 어떻게 좋아지는지 널리 알리고, 중립 정책을 만들고 제도를 만들라고 흔들고 있지. 뜻은 세운 사람들이 나서서 한반도가 중립을 하면 세계가 얼마나 평화로워질 수 있는지 온 나라 사람이 알 수 있도록 꾸준히 흔들어야 해.

10. 일본은 한반도 중립화를 받아들일까?

아니. 일본은 한반도 중립화나 남북이 하나 되는 통일을 막아서고 있어. 일본이 한반도가 평화롭기를 바라지 않는 까닭을 세 가지로 말할 수 있어. 첫째 첨단기술을 갖춘 남한과 인건비가 낮은 북한이 어깨동무하여 제품값 낮추면 일본이 경쟁력을 잃을까 봐 두려워해. 둘째 남북이 통일되면 한반도 국방력이 세질까 봐 겁먹고 있어. 셋째 통일된 한반도가 중국과 더 가까워질까 걱정스러워서 그래. 옹졸하지? 일본 사람들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일본 정치판을 쥐락펴락하는 세력들이 그렇다는 말이야.

11. 남북이 한꺼번에 중립화할 수 있을까?

남북이 한목소리로 중립을 외치고 나서려면 남북정부가 중립하겠다고 뜻을 모으면 되는거야. 그러나 차례를 잘 밟아야 해. 중립하겠다고 남북이 한목소리를 내려면 먼저 남북정부가 서로를 나라로 받아들여야 해. 차근차근 남북이 중립화하겠다고 뜻을 모은 다음엔 둘레에 있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일본에 따로따로 또 함께 한반도 중립화를 받아들여야 해. 그래야 한반도와 아시아가 평화를 이어갈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지.

12. 중립화와 통일 어떤 걸 먼저 해야 좋을까?

중립화는 언제까지나, 그러니까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나라를 평화롭게 할 수 있는 제도야. 평화가 뒷받침되지 않는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 있을까? 없을 거야. 통일을 서두르다 보면 한반도를 평화롭게 하려는 본디 뜻에서 벗어날 수도 있어. 자손 대대로 한결같이 이어지는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애타게 바라는 일이잖아. 그러니 한시바삐 통일하려고 서두르기보다 중립을 먼저 해야 할 거야. 통일이랍시고 했는데 평화가 따르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모르긴 해도 통일을 이어가기 어렵지 않겠어? 통일을 앞당기려고 애쓰기보다 평화가 지키는 데 더욱 힘을 써야 하는 까닭이야.

13. 한반도 중립화는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한반도가 중립을 이루는 길을 다섯 단계로 나눠볼 수 있어.

① 먼저 남북이 서로를 나라로 받아들여 힘을 모아야 해. 우리를 식민지로 삼아 오래도록 맺힌 게 많은 일본이나 이념이 다른 나라인 중국과 러시아하고도 물건을 사고팔며 오가잖아. 그런데 한겨레인 남북 사람들은 오가지 못할 까닭이 어디에 있겠어. 남과 북이 모두 유엔 가입국이잖아. 그러니까 서로를 나라로 받아들이고 교역을 터야 해.

② 불가침, 서로 쳐들어가지 않겠다는 조약을 맺고 서울과 평양에 대표부를 두고, 영세중립을 하기로 뜻을 모아야지.

③ 남북이 겨레통일회의를 구성, 중립통일헌법과 통일선거법을 만들어야 해.

④ 남북이 따로따로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일본과 영세중립협정을 맺어야 해.

⑤ 따로따로 영세중립국이 된 남북이 본디 하나였던 대로 영세중립국으로 통일하면 되어.

14. 우리나라 보수들은 왜 중립화를 가로막고 나설까?

모든 보수가 중립화를 가로막고 나선다고 할 수는 없어. 보수 인사들은 진보 인사들보다 한반도가 중립화해야 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손사래부터 친다고 할 수는 있지. 그러나 보수주의자인 이승만 대통령도 중립을 꿈꿨을 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중립을 멀리하지 않았어. 1960년 1월에 펼친 여론조사에서 한국 사람 32.1%가 영세중립 통일을 바란다고 했으니까. 그런데 이듬해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군부가 중립 통일을 내세우는 사람들을 가두거나 죽였어. 제3공화국 정부는 중립통일을 꿈꾸는 사람들을 북한 통일정책을 따르는 친북인사, 곧 빨갱이라고 몰아붙이며 영세중립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도록 막았지. 진보 정치인들조차 중립이라는 말을 뻥긋하지도 못했어.

또 살림이 넉넉한 보수 인사들이 애써 안정된 삶을 버리고 변화를 가져와야 할 까닭을 찾지 못한 탓도 커. 그러나 조금만 더 깊이 짚어 보면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립화는 보수 인사들도 후대를 생각하면 반대할 까닭이 없어. 왠지 알아? 중립이란 본디 나라 한 나라가 다른 나라들 사이에 일어난 싸움에 끼어들지 않고 스스로 지키려는 것을 일컬어. 쉽게 말해 중립은 나라 사이에 물건을 사고팔거나 돈이 오가는 것은 자유롭게 하되 어느 나라하고라도 군사 동맹을 맺지 않는 것을 뜻하거든. 중립에 담긴 뜻을 모든 사람이 알도록 애써야 하는 까닭이야.

15. 조선(북한)은 중립화를 어떻게 생각하나?

남한과는 달리 북조선은 중립화에 팔을 걷고 나서고 있어. 북조선은 남북이 연방제로 통일을 하되 연방제 외교정책은 반드시 “비동맹 중립”을 해야 한다고 외쳐 왔지. 그 까닭은 주한 미군 때문이 아닐까 싶어. 영세중립 국가에는 외국 군대가 있을 수 없거든.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쳐들어가는 훈련으로 받아들이는 북한은 주한 미군이 떠나기를 빌고 또 빌어왔어. 김일성은 1960년대부터 줄곧 남북이 중립화를 이뤄야 한다고 외쳤으며, 김일성전집에서 중립을 스물일곱 번, 중립화를 세 차례나 얘기했어. 김정일도 북한이 스위스식 무장중립(Swiss like armed neutrality)을 하기를 바랐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퍽 오랫동안(91-98) 스위스에서 공부했으니 영세중립 효과를 잘 알지 않겠어?

16. 한반도가 중립화하려면 뭣부터 풀어야 할까?

중립화를 이룰 바탕을 닦아야 해. 가장 먼저 나라 사람들이 한반도를 중립화하겠다는 뜻을 굳게 세워야 해. 둘째, 남북한 지도자가 중립화하기로 뜻을 모아야 하지. 셋째, 둘레를 에워싸고 있는 강대국들이 한반도가 중립화해야 한다고 뜻을 모아 협정을 맺어야 하지.

17. 둘레 강대국들이 받아들여야 중립화할 수 있나?

중립화를 하는 까닭은 약소국을 에워싸고 있는 강대국들이 쳐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면서 평화를 한결같이 이어가는 데 있어. 한반도는 이제 약소국이라고 보기 어려워. 그러나 땅이 넓고 좁고 인구가 많고 적음은 그 나라 운명을 좌우할 수 있어. 둘레에 있는 나라들이 한반도를 쳐들어오지 않겠다는 협정이나 조약을 맺어야 하는 까닭이야. 곧 약소국을 에워싸고 있는 강대국들이 어느 나라라도 약소국을 쳐들어가지 못하도록 서로 협정이나 조약을 맺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약소국은 평화롭기 어려워. 반드시 에워싸고 있는 강대국들이 뜻을 함께해야 중립화를 이룰 수 있지.

18. 한국 또는 한반도가 중립화하면 무엇이 좋을까? 

중립화하면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평화를 이어갈 수 있고, 다른 나라가 쳐들어오는 것을 막으려고 무기를 사는 데 돈을 쓰지 않아도 되지. 한반도가 중립국가가 된다는 것은 아낀 군비를 복지로 돌릴 수 있다는 말이야. 코스타리카도 군대를 없애고 영세중립국이 된 나라인데 그 돈으로 교육과 의료복지를 이룰 수 있었어. 다른 나라와 전쟁을 하지 않아도 되니 외국 은행이나 국제기구와 외국 자본을 받아들이기 쉬워. 영세중립국을 대표하는 스위스는 200년이 넘도록 전쟁이 없어서 군비를 복지로 돌리고, 평화라는 멍석을 깔고 금융업이 발달해 잘 사는 나라가 되었어. 코스타리카를 보기로 들어 볼까? 1980년 가까이 있는 분쟁국에서 비행기가 날아와 무차별 사격해 코스타리카 사람이 여럿이 다쳤어. 당시 로드리고 카라조 대통령은 “폭력에 평화로 맞서겠다”라며 나라 안에 유엔평화대학(UPEACE)을 세우겠다고 나서서 유엔 승인을 얻었지. 2001년 9·11 테러가 일어나 어수선할 때 코스타리카가 오래도록 이어온 평화 연구가 더욱 빛났어.

19. 중립화 교육과 통일교육과 묶을 수 있을까?

중립화 교육이나 통일교육을 해야 하는 까닭은 나라를 안정되게 하고 평화롭게 하는 데 있어. 한반도가 중립화를 이루고 통일한다는 것은 한반도에 평화를 대대로 이어갈 수 있다는 뜻이야. 남북이 중립화가 된다면 남북이 갈등하거나 맞서는 것을 줄일 수 있고 그러다 보면 통일을 앞당길 수 있을 테지? 중립화된 남북은 통일을 보다 빨리 이룰 수 있어서 분단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그러니까 중립화 교육과 통일교육을 묶으면 서로 북돋우는 효과를 가져올 거야.

20. 한국은 선진국이고, 북한은 핵을 가진 나라가 되었는데 한반도가 영세중립을 해야 하나?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었다고 해서 평화가 보장된 것은 아니야. 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핵무기를 가졌다고 해서 안전이 보장된 것도 아니지. 경제 선진화나 핵무기를 가진 것이 한 나라가 평화롭고 안정되는 데 좋은 조건일까? 아니라고 봐. 남다른 상상력으로 남북이 어울려서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없애고 서로가 지닌 좋은 점을 모아 경제를 발전시키고 국제사회를 아울러 갈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해. 그러려면 강대국 싸움에 말려들지 않을 수 있는 중립화보다 더 좋은 정책은 없을 거야.

21. 한국에 중립화운동을 하는 모임은 얼마나 있어? 외국 단체도 있나?

한국에서 한반도 중립화 운동을 하는 모임은 다섯 개가 있어. 해외에서 한반도가 중립화를 이루도록 애쓰는 모임은 네 개가 있고. 국내에 있는 모임(설립일 순)은 한반도중립화연구소(설립 1999. 8. 21)를 비롯해 한반도중립화통일협의회(2001. 10. 30.), 으라차차영세중립코리아(2014. 4. 13.), 한반도중립화통일론연구소(2015. 4. 5.), 한반도중립화를추진하는사람들(중추사 2020. 6. 25.)이 있어. 해외에서 중립화 운동을 펼치는 단체들은 한반도중립화통일협의회 프랑크푸르트 지회(2001. 12. 3.), 한반도중립화통일운동본부 (뉴욕 2011. 1. 21.), 한반도평화통일포럼 (LA 2003. 1. 10.), 한반도중립화통일협의회 LA지회(2016.1.15.)가 있어.

22. 남북 중립화 어떻게 해야 좋을까?    

남과 북이 한꺼번에 중립화할 수 있다면 가장 좋지.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어서 미국과 유엔이 엄청난 경제제재를 하고 있어. 아울러 정서나 경제 규모가 크게 벌어진 남북이 한꺼번에 중립화하기는 어려울 거야. 이렇게 볼 때 남한이 먼저 중립화를 이룬 뒤에 북한도 중립화하는 것이 어떠냐고 물어도 좋지 않을까? 다행히 한반도 중립화를 연구하는 학자들 가운데 “한국이 먼저 중립화를 하자”는 뜻을 밝히는 이들이 적지 않으니 희망이 있어.

 

- 물음이나 제안을 반깁니다. 아래 이메일로 말씀 주시면 좋겠습니다.

(김반아 vanakim777@gmail.com)

이 글은 이전에 출판한 소책자 "문답으로 보는 중립화 이야기"를  대중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변택주 선생님이 그 분 특유의 말랑말랑한 언어로,  다듬어 주신 글입니다.  (변택주 선생님은 한반도중립화통일협의회 이사입니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장 

김반아 주주  vanakim7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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