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합니다] 서린이 두번째 생일에 주는 엄마 권수경씨의 글

3월 17일 2살 생일을 맞는 서린이. 권수경씨 제공
3월 17일 2살 생일을 맞는 서린이. 권수경씨 제공

서린아 엄마야~. 오는 17일이면 우리 서린이가 엄마품에 온 지 벌써 2년이 되는구나. 그동안 엄마 기분 맞추느라, 어설픈 손길 참느라 힘들었지? 엄마도 엄마 노릇 처음하는 거라 늘 덤벙거렸단다.

초보 엄마인지라 네가 때론 자지러지게 울고 떼를 부리면 당황해서 식은 땀만 흘리면서 어떻게 할지몰라 안절부절했지. 결국엔 너한테 짜증내고, 그런 뒤엔 곧 후회하고, 마음으론 화내지 말아야지 다짐을 해봐도 또다시 그런 상황은 반복되곤 했어. 어린 네가 믿는 사람은 이 세상에 나뿐인데, 엄마는 그걸 알면서도 때론 감정을 자제하기 힘들었구나.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널 데리고 놀러 다니지 못해서 답답할텐데, 그저 엄마랑 있으면 좋아라하는 널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오는구나. 하루하루 자라는 널 보면서 엄마 자신을 많이 살펴보고 있단다. 덕분에 엄마도 성장하는 기분이야.

훗날 네가 커서 학교에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고,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하고, 그리고 자식도 낳아 키우겠지? 그럴 때 엄마가 이렇게 했지 하면서 좋았던 기억만 할 수 있도록 그만큼 엄마가 노력할게.

* 이글은 2022년 3월11일 한겨레 지면에 게재된 글입니다. 

* 원본 보기 : https://www.hani.co.kr/arti/society/media/1034394.html

편집 : 김미경 편집장 

김경애 편집위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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